국내 자동차 마니아들 사이에서 오프로드를 좋아한다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차량은 바로 갤로퍼일 것이다. 대부분 많은 사람들은 갤로퍼를 현대차로 알고 있을 것인데,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다. 이게 무슨 말이냐고? 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현대차그룹의 초대 회장, 정몽구 회장이 겪은 한 사건을 먼저 알아야 한다. 정몽구 회장을 현대차그룹 회장으로 만들었다는 하나의 사건, 과연 무엇일까?
과거 매체에서는 ‘현대 집안 왕자들의 싸움’이라고 부를 정도로 현대차를 차지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했다는데, 그렇다면 정몽구 회장은 어떻게 현대차를 차지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현대차가 놓쳤던
네 바퀴 굴림 자동차
1980년대 후반 정부의 자동차공업 통합 조치가 해제됨에 따라 정주영 회장은 현대차에 군림하고 있던 정세영 회장을 견제하기 위해 계획을 세우게 된다. 정주영 회장은 당시 현대차가 아닌 정몽구 회장이 있던 현대정공에 완성차 사업을 투자하게 되었고, 이때 당시 현대 정공은 첫 SUV 모델 개발에 착수하게 되었다.
투자를 받은 정몽구 회장은 미쓰비시 파제로의 기술 협약을 통해 1991년 전설의 SUV 갤로퍼를 생산하게 되었다. 이때 갤로퍼는 출시 3개월 만에 3,000대가 팔리는 판매량을 기록했고, 이는 국내 판매 사륜 SUV 시장 절반을 갤로퍼로 채웠기도 했다. 즉 현대차가 아닌 현대정공이 국내 자동차 시장에 큰 획을 그어버린 셈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의 자리는 현대정공의 정몽구 회장에게 넘어가게 되었고, 1999년부터 2020년까지 현대차의 회장직을 맡아 왔다.
자동차 산업에선
잊을 수 없는 정몽구
과거 현대 그룹은 계열사 10개 자산 가치 34조에 그치는 국내 대기업이었지만, 정몽구 회장이 현대차를 떠날 즘 현대그룹은 계열사 54개 자산 가치 248조에 달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서게 되었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정몽구 회장을 ‘세계 100대 CEO’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최근 현대차에서 ‘헤리티지 시리즈’라는 콘셉트를 강조하며, 과거 명성의 차량들을 오마주해 신형 차량에 접목하는 부분들이 많아지고 있다. 사실상 아들인 정의선 회장이 변방의 자동차 기업이 세계적인 자동차 기업으로 만든 아버지의 행보를 이어가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