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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코모 Feb 27. 2023

점점 커지는 요즘 신차, 이젠 '이 옵션'도 필수입니다

2019년 중형 세단 쏘나타를 신차로 출고해 쭉 운행 중인 A씨는 요즘 주차장에서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아파트 주차장이나 회사 주차장이나 어딜 가든 큰 차가 빼곡해 타고 내리는 것부터가 일이다. 한 번은 대형 마트 주차장에 들렀다가 곤욕을 치렀다.


마지막 남은 자리를 운 좋게 잡았지만 양쪽에는 팰리세이드와 카니발이 주차돼 있어 차에서 빠져나올 공간이 없었다. 결국 A씨는 차를 앞으로 빼 중립 기어에 놓고 내린 다음 차를 밀어서 주차 칸에 힘겹게 넣었다. 차를 구매할 당시 영업사원이 추천한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옵션을 넣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가 밀려오는 순간이었다.


주차 구획 확대했지만

신설 주차장에만 적용

한강공원 주차장 / 사진 출처 = "뉴스1"
사진 출처 = "보배드림"

주차장 규격은 사실상 변화가 없으나 출시되는 신차마다 차체가 커지는 추세로 인해 A씨와 같은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19년 국토부는 평균적으로 커진 자동차들을 수용하고 문콕 사고를 줄이기 위해 주차장법 시행 규칙을 개정한 바 있다.


해당 개정안에 따르면 일반형 주차 구획 길이는 5m를 유지하지만 차량 도어를 30도 각도로 개폐할 수 있도록 최소 폭 기준을 2.3m에서 2.5m로 확대했다. 확장형 주차 구획은 너비 2.5m, 길이 5.1m에서 각각 2.6m, 5.2m로 늘렸다. 하지만 체감되는 주차 환경은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은 실정이다. 새 규격을 기존 주차장에 소급 적용하지 않고 신설되는 주차장에만 적용했기 때문이다.


전장 5m 넘긴 그랜저

불가피해진 민폐 주차

현대 그랜저 / 사진 출처 = 유튜브 채널 "D&B car"
사진 출처 = "블라인드"

더구나 그간 출시된 신차들의 차체는 확대된 주차 구획 폭을 가볍게 무시하는 수준으로 커졌다. 일례로 작년 국내에서 승용차 판매량 1위를 기록한 그랜저의 경우 풀체인지를 거치며 전장이 5m를 넘겼다. 어떻게 주차해도 일반형 주차 구획 안으로 완벽하게 넣을 수 없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전폭이다. 폭 1,880mm의 신형 그랜저를 일반형 주차 구획에 주차할 경우 양쪽에 310mm씩 총 620mm가 남는다. 정부가 제시한 최대 문 열림 폭이 600mm라는 점을 감안하면 운전자가 문을 제대로 열려면 주차 구획 정중앙이 아니라 조수석 부근에 바짝 붙여야 한다. 그저 타고 내리기 위해 민폐 주차를 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확장형 주차 구획은 그나마 여유가 있는 편이지만 신축 건물의 일부 구역에만 설치돼 일상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이제 주차 보조 시스템은 필수

"한계 봉착해 사회적 논의 필요"

현대 코나 서라운드 뷰 모니터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 사진 출처 = 유튜브 채널 "ZIZU"

그랜저를 비롯한 세단뿐만 아니라 꾸준히 높은 인기를 유지하는 SUV, RV의 전폭도 비대해지고 있다. 준중형 SUV인 스포티지가 1,865mm, 중형 SUV 쏘렌토는 1,900mm이며 준대형 SUV 팰리세이드는 1,975mm, 준대형 RV 카니발은 1,995mm로 2m에 육박한다. 이에 소비자들은 신차 구매 시 주차 보조 시스템을 필수 옵션으로 추가하는 분위기다. 차량을 위에서 내려다본 듯한 360도 영상을 제공하는 '어라운드 뷰(SVM)'는 가능하면 반드시 추가하라는 조언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원격으로 차량을 전후진할 수 있는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RSPA)' 기능 또한 일정 차급 이상 차주들 사이에서 필수 옵션으로 꼽힌다. 주차 구획 앞에 차량을 대고 스마트키 버튼을 눌러 주차를 마칠 수 있으며 출차 시에도 스마트키로 시동을 걸어 원격으로 차량을 빼낼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국토는 좁고 인구는 많은데 소비자들은 유독 큰 차를 선호한다"라며 "주차 구획을 마냥 늘리기엔 한계가 있고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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