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 일상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점점 상식이 통하지 않는 세상이 되어가는 듯한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죄를 지은 가해자가 당당하고 무고한 피해자가 오히려 손해를 보는 사례가 많아지는 건 더 이상 기분 탓이 아닌 듯하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는 범법자에 대해 한없이 관대한 현행법 때문이라는 지적이 이어진다. 심지어 일부는 처벌할 방법조차 없어 피해자가 불편과 손해를 고스란히 감수해야 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최근에는 경차 전용 구역에 정상적으로 주차한 경차 운전자가 욕설이 적힌 쪽지를 받게 된 사연이 전해져 관심이 집중된다.
매너 주차가 일상인 모닝 차주
구획 정중앙에 정상 주차했다
지난 3월 30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경차자리 주차했다가 욕설이 담긴 쪽지를 받았습니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기아 모닝을 타는 작성자 A씨는 "혹시나 제가 정말 잘못한 것인지 다른 사람들 의견을 들어보고 싶어서 글 올립니다"라며 사연을 적어 내려갔다.
"몸집이 큰 차들에게 주차 공간이 좁다는 걸 이해한다"라는 A씨는 "평소 최대한 기둥 쪽으로 붙여 대거나 내리는 공간을 배려해서 주차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어느 날 가뜩이나 좁은 경차 자리에 테슬라 모델 3 차량이 구획선까지 밟고 주차된 것을 본 A씨는 그냥 옆자리 정중앙에 주차했다.
이후 남겨진 쪽지
"제 잘못인가요?"
이후 퇴근하기 위해 주차장으로 온 A씨는 자신의 차 앞 유리에 종이백이 올려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종이백에는 "인생 요따구로 살지 마라", "그러니 이런 차 타고 다니지" 등의 내용과 함께 A씨 차량 옆 테슬라 모델 3 차주가 적은 것으로 추정되는 욕설이 한가득 적혀 있었다.
A씨는 "불편함을 주려 옆으로 붙여 대지도 않았고 정중앙에 주차했다", "좁은 경차 자리를 선택한 테슬라 차주가 불편을 자초한 것 아니냐"라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어 "혹시나 제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건지, 다른 사람들 의견을 들어보고 싶다", "진짜 쪽지 내용대로 제 인생을 돌아봐야 하는 건가"라며 네티즌들의 의견을 구했다.
"천박하고 불쌍한 사람이다"
무단 주차 처벌할 방법 없어
네티즌들은 "경차 자리에 주차한 테슬라 잘못", "왜 이렇게 보내야 할 사람이 많지", "자존감이 결여돼서 온갖 것에 우월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은 듯", "진짜 천박하고 한편으로는 불쌍한 사람이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격분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공연성 성립되니 모욕죄에 해당한다"라며 "관리실 CCTV로 증거 영상 확보하고 소송 진행해도 될 듯하다"라고 조언했다.
한편 현행법상 경차가 아닌 차량이 경차 전용 구획에 주차했을 경우 처벌할 방법은 없는 실정이다. 작년 11월 경차 전용 구획에 무단 주차할 경우 1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자는 법안이 제기된 바 있으나 아직 아무런 진전도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