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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코모 Oct 30. 2020

디자인 때문에 정말 큰일 났다는 쏘나타 근황

30년 넘게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국민차라고 불렸던 차가 있다. 바로 현대차의 쏘나타다. 그런데 택시차, 아빠차라는 친숙한 별명을 갖고서 국민들의 발을 대신했던 쏘나타의 입지가 위험하다고 해서 화제다. 쏘나타의 판매량이 눈에 띄게 급감한 것이다. 


실제로 올해 9월까지의 내수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이상 감소했고, 수출 물량도 대폭 감소했다고 한다. 오늘은 1985년 출시 이후 우리나라의 대표 중형차 자리를 유지해온 쏘나타가 졸지에 애물단지 신세가 된 이유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최후를 맞이했는지 살펴봤다.

“보닛에 수염 두 개만

붙이면 완전히 메기다”

쏘나타의 판매량이 급감한 이유가 무엇일까? 물론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사실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디자인 탓일 가능성이 있다. 쏘나타는 국민차 수식어를 탈피하고 스포티한 이미지를 갖기 위해 고군분투하다가 이내 실패한 케이스다. 대다수의 네티즌들은 쏘나타의 디자인에 대해 “보닛에 수염 두 개만 붙이면 완전히 메기다”, ”대학생 습작 수준의 디자인이다”, ”타고 다니기에 부끄러울 정도로 조잡하다”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경쟁 모델인 기아차 K5는 젊고 트렌디한 디자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때문에 쏘나타 대신 K5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들이 많다. 혹은 젊은 디자인, 스포티함에 가성비까지 고려하는 소비자들의 경우에는 아반떼를 고르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차라리 차의 명성을 생각해 그랜저를 선택하는 상황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기아차 K5

쏘나타 자리를 꿰차다

올해 9월까지의 쏘나타 내수 판매량은 5만 2,37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자그마치 27.2%나 급감했다. 수출 물량도 전년 동기 대비 24.1% 줄어든 1만 6,937대에 불과하다. 한때 현대차의 대표적인 모델이었던 만큼, 판매량의 차이가 극심한 모습이다. 


반면 경쟁 모델인 K5는 같은 기간에 내수시장에서 6만 6,716대나 팔리며, 쏘나타 대비 1만 대 이상 앞서는 판매량을 자랑했다. K5는 쏘나타와 현대차그룹 3세대 중형 플랫폼, 파워트레인 등을 공유하는 형제 모델이다. 그러나 쏘나타와 달리 역동적인 외관을 갖춰 젊은 층 선호도가 높고 그 결과 국내 중형 세단 1위 자리를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요즘 대세 ‘큰 차’에

완전히 밀렸다

최근 몇 년간 SUV와 픽업트럭 등, 한국인의 '큰 차' 사랑이 예사롭지 않다. 실제로 현대차 팰리세이드는 2018년에 출시됐는데도 아직까지 계약 후 대기 기간만 수개월이 걸리는 인기 차종이다. 게다가 한국인들의 '큰 차' 사랑은 세단으로까지 이어져서, 세단마저 준대형 혹은 대형을 선호하는 경향이 생겼다. 때문에 세단 내에서도 쏘나타보다 한 등급 위인 그랜저의 인기가 더 좋아졌고 결국 중형 세단의 대표 주자였던 쏘나타의 판매량이 감소할 수밖에 없었다. 


오늘날 그랜저는 쏘나타를 대신해 새로운 국민차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 고객층인 50대에 30~40대 고객들을 흡수하며 올 9월까지 총 11만 3,810대를 팔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자그마치 62.8% 성장한 판매량으로, 현재 추세라면 연말까지 15만 대 판매도 가능할 전망이다.

재고 관리에

골머리를 썩는 현대차

그랜저, 아반떼, K5 등에 밀린 쏘나타는 결국 당장 다음 달에 생산 중단을 검토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판매량이 급감했다. 쏘나타는 현재 5월 이전 생산분을 대상으로 최대 5% 할인 판매에 들어갈 정도로 재고가 쌓인 상태다.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최근 현대차 노사에 따르면 쏘나타를 생산하는 아산공장에서 다음 달 생산 계획 및 재고 관리에 관한 회의를 가졌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공장 가동 중단 결정은 유보하기로 했지만 이는 쏘나타 때문이 아니었다. 그보다는 같은 라인에서 혼류 생산 중인 그랜저까지 생산을 멈춰야 하는 사태가 벌어질까 봐 우려한 결과였다. 그랜저는 매달 1만 대가 넘는 판매량을 자랑하는 인기 차종이기 때문에 생산하지 못하면 현대차에 타격이 심할 것이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내린 결론

성능 향상과 하이브리드 판매

현대차 관계자는 “쏘나타 판매가 부진한 것은 알지만, 지난해 3월 신차를 내놓았기 때문에 당장 페이스리프트는 불가능하다”면서 “친환경차 수요 증대에 맞춰 쏘나타 하이브리드 판매를 확대하고, 고성능 라인업인 쏘나타 N을 조만간 출시해 판매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형급 세단에 N라인 트림이 적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쏘나타 N라인은 주행성능 강화로 일반 모델과 차별점을 둔다. 현대차 관계자에 따르면, “쏘나타 라인업에 고출력 2.5리터 터보 엔진을 탑재한 쏘나타 N라인을 추가해 고출력과 역동적인 주행성능을 원하는 고객을 만족시킬 것”이라고 한다.

일부 네티즌들은 “아반떼와 그랜저가 잘 팔리니 현대차의 영업 이익에는 별로 타격이 없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놀랍게도 앞서 말했듯 현대차는, 쏘나타의 사면초가 상황을 가만두고 보지는 않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30년이 넘는 오랜 기간 국민의 발이 되어주었던 만큼 쏘나타의 입지가 애매해진 것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치는 네티즌의 반응도 간간이 살펴볼 수 있었다. 앞으로 현대차 쏘나타가 입지를 다시 굳건히 다질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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