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마약 및 음주를 한 뒤 운전대를 잡다 보행자를 크게 다치게 한 사례가 잇따라 보도되고 있다. 게다가 대낮 길거리에서는 이른바 ‘묻지 마 강력범죄’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 이와 같은 사건을 접한 많은 시민들이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일 한 영상이 공개돼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해당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너무 멋있다”, “아직 시민의식은 살아있다”, “이렇게 멋지고 착한 분들만 가득한 세상이면 좋겠다”, “진정한 영웅. 한국판 어벤져스다” 등의 아낌없이 칭찬을 보냈는데, 과연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그 내막을 자세히 알아보자.
언덕길 고장 나 멈춰 선 버스
경찰관 3명의 힘으론 역부족
8일 경찰청 공식 유튜브에는 ‘마치 자석에 끌린 듯 버스에 붙는 사람들?’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해당 영상은 지난달 22일 오전 9시께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한 왕복 8차선 도로 한가운데에 시민 여러 명이 노란색 마을버스 뒤에 모여 있는 모습을 담고 있다.
알고 보니 이 버스는 도로 언덕길에서 고장 나 움직이지 못하고 있던 것.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따르면 고장 난 버스가 좌회전과 유턴 차로를 막고 있어 교통 체증을 비롯한 사고 위험이 높은 상황이었다. “버스가 고장 나 멈춰 있다”라는 신고에 출동한 경찰관 4명이 버스를 밀어보려 시도했으나, 경사진 도로 탓에 옮기지 못하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자석에 이끌리듯 합세해
버스 옮긴 뒤 유유히 떠나
그때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시민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도움의 손길을 보낸 시민은 신호 대기 중 이 모습을 보던 승용차 운전자였다. 이어 또 다른 차량 운전자와 횡단보도를 건너려던 보행자, 배달 오토바이 운전자 등이 경찰들과 합세해 버스를 밀었다. 많은 이들이 달라붙자 버스는 조금씩 움직였고, 다행히 별다른 사고 없이 무사히 반대편 갓길로 옮기는 데 성공했다.
이후 도움을 줬던 시민들은 버스 옮기는 데 성공한 것을 보고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다시 유유히 제자리로 갔다. 이에 경찰 관계자는 “조치 후 감사 인사를 전하려고 보니 모두 현장을 떠난 상황이었다”며 “시민들의 도움 덕분에 안전하게 버스를 옮길 수 있었다. 도움을 주신 시민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하다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울산 시민 14명이 보여준
맨손의 기적
한편 지난 3월 울산 동구의 한 사거리에서 SUV 차량이 다른 차량과 충돌해 뒤집히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당시 해당 차량의 운전석이 도로 바닥을 향해 넘어져 운전자가 빠져나오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이를 목격한 시민 14명이 SUV 차량을 향해 우르르 달려와 1t이 넘는 차를 바로 세우고 운전자를 구한 것이다.
이 모든 게 사고가 발생한 지 80여 초 만에 벌어졌으며, 특히 차량을 세운 시간은 불과 10여 초에 지나지 않았다. 이런 모습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매체를 통해 빠르게 퍼졌고, 네티즌들은 망설임 없이 ‘맨손의 기적’을 보여준 시민들에게 박수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