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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코모 Aug 09. 2021

국산차 가격 10년간 계속 올랐다고 하는데 비교해보면?

"엄마 백 원만"을 입에 달고 살던 시절이 기억난다. 단 돈 1,000원으로 짜장면 두 그릇을 사 먹고, 소주 5병도 사 먹을 수 있던 시절도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렇게 한 해 한 해 조금씩 물가가 상승하였고 영화 한 편 보는데 14,000원 하는 지금의 시대에 살고 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제는 '5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라고 말을 바꿔야 할 정도로 세상은 너무나 빠르게 변하고 있다.  


자동차 시장 가격도 어마어마한 변화가 있었다. 매년 국산차 가격 상승세가 무섭게 치솟고 있다. 15년 전엔 2,000만 원이면 스포티지를 구매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옵션 추가가 전혀 없는 기본 모델도 못 살 수준이다.  최근 10년 동안 신차가 나올 때마다 "신기술 적용", "상품성 보강" 등의 이유로 야금야금 올라가던 국산차 판매 가격은 수백만 원을 넘어 어느새 1,000만 원에 육박하는 가격이 인상되었다. 이제 국산 소형 SUV가 3천만 원대, 준중형 SUV가 4천만 원대를 기록한다고 한다. 그동안 도대체 얼마나 국산차 가격이 오른 건지 전격 비교해보자. 

실용적인 소형 SUV 

시장이 커지더니 가격도 같이? 


소형 SUV 시장은 40%가 웃도는 성장률을 보이며 2010년도에 비해 가히 폭발적인 수준으로 성장했다. 점점 선택지가 많아지더니 베뉴, 코나, 셀토스, 니로, 티볼리 등 지금은 다양한 모델들을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소형 SUV는 역사가 짧기 때문에 멀리 돌아보지 않아도 가격 차이를 빠르게 느낄 수 있다.


불과 2017년만 해도 현대자동차의 코나는 1,860만 원부터 구매가 가능하였고 기아자동차의 스토닉은 1,625만 원부터 구매가 가능했다. 쌍용자동차의 티볼리는 2WD A/T 기준 1,783만 원부터 시작했다. 하지만, 지금 소형 SUV는 디젤 모델 기본 가격이 2,100만 원부터 시작하는 사태가 일어나고 있다. 

셀토스 풀옵션 

적용하면 3천만 원


셀토스는 준중형 SUV에 가까울 정도로 크기도 크고 가격 또한 높게 책정된 모델이다. 1.6 터보 모델과 1.6 디젤 모델로 구성되어 있고, 동급 최고의 2열 및 러기지 공간을 확보해 패밀리 용도로도 손색없는 실내 공간을 갖췄다. 셀토스의 기본 판매 가격은 1.6 가솔린 터보 모델 트렌디 1,929만 원, 프레스티지 2,238만 원, 노블레스 2,444만 원, 1.6 디젤 모델 트렌디 2,120만 원, 프레스티지 2,430만 원, 노블레스 2,636만 원이다.


셀토스는 2022년형 디젤 1.6 그래비티 트림에 풀옵션을 장착할 경우에는 3,714만 원이 책정된다. 이제 소형 SUV가 3천만 원인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 정도면 중형 SUV 가격이라고 해야 할 것 같은데 이젠 중형 SUV도 올라서  대형 SUV 가격대를 갖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신형 스포티지의 등장

사전계약 폭발적 인기


지난 7월 스포티지는 1.6 터보 하이브리드와 함께 1.6 터보 가솔린, 2.0 디젤 등 3개 파워 트레인을 갖추어 새롭게 등장했다. 한눈에 봐도 대거 변화를 준 외관 디자인과 개선된 성능을 가지고 나왔는데 2015년 4세대 모델 출시 이후 6년 만에 풀체인지 된 모델이라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신형 스포티지는 사전계약 시작 첫날에만 1만 6,078대의 계약을 기록하며 SUV 중에서는 쏘렌토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성적을 거두며 인기를 끌었다. 


셀토스, 코나 등이 등장하기 전까지만 해도 '소형 SUV'로 불렸던 스포티지는 이제 '준중형 SUV'로 여겨진다. 준중형 SUV로 불리며 소형 SUV와 차별점을 두기 위해 커진 차체 크기와 충돌 안정성 및 주행감 등을 개선하고, 다양한 고급 옵션 및 첨단 기술을 탑재했다. 그 덕분이었는지 기아는 가격도 맘껏 올렸다. 

스포티지 풀옵션 기준

998만 원 인상


신형 스포티지의 시작 가격은 2,637만 원이다. 이는 2010년에 나왔던 2,160만 원부터 시작했던 스포티지R 보다 477만 원이나 인상된 가격이다. 풀옵션을 기준으로 비교하면 그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스포티지R 최상위 트림인 리미티드에 추가 옵션을 더하면 2,945만 원이었다. 이 풀옵션 가격은 현재 신형 스포티지의 시작 가격과 300만 원 정도의 차이가 나는 수준이다. 


그렇다면, 신형 스포티지 최고급 트림인 그래비티에 풀옵션을 넣으면 얼마 정도일까. 무려 3,943만 원이다. 스포티지R과 998만 원이나 차이가 나며, 인상폭이 33.9%에 달한다. 거의 1,000만 원 가까이 오른 것인데 10년 사이 기본 제원에 1,000만 원이 오를 정도의 변화가 있었는지 절로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변화 폭이다. 

신형 투싼 

831만 원 인상

스포티지와 형제 모델인 현대차 투싼도 스포티지 못지않은 가격 인상을 한 상황이다. 2004년 출시 이후 글로벌 누적 판매량 700만 대를 넘어선 베스트셀링 SUV인 투싼은 2015년 3세대 출시 이후 5년 만인 2020년에 실험적인 모습으로 진화해 등장했다.


파라메트릭 쥬얼 히든 램프를 적용해 히든 라이팅 기법으로 차별화된 모습을 갖추었고, 풀 터치 방식의 센터패시아, 전자식 변속 버튼, 개방형 클러스터 등이 적용되었다. 실내 인테리어며, 외관 디자인이며 성능이며 새로워진 신형 투싼 NX4의 시작 가격은 2,626만 원으로 10년 전 2,135만 원이었던 투싼 LX보다 491만 원 올랐다. 풀옵션은 2,913만 원이었던 투싼 LX와 달리 3,744만 원으로 인상돼 831만 원이라는 엄청난 가격 차이를 보였다. 

싼타페 풀옵션은

949만 원 인상


투싼과 스포티지보다 한 등급 위인 싼타페와 쏘렌토 역시 가격이 오른 건 마찬가지다. 먼저 싼타페를 살펴보면, 2011년 페이스리프트를 단행하여 판매되었던 2세대 싼타페의 시작 가격은 2,839만 원이었다. 하지만, 현재 판매되고 있는 4세대 부분변경 모델은 283만 원 더 비싼 3,122만 원부터 시작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안전 하차 보조 기능과 후석 승객 알림에, 능동 안전기술인 ADAS가 기본으로 들어가고 다양한 신기술이 탑재되어 기본 가격이 올라간 것은 이해가 간다.


경쟁 차량 대비 상품성, 가성비가 좋아 긍정적 평도 많이 받았다. 그러나, 심한 옵션 정책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그래서 풀옵션을 적용했을 경우의 가격차이가 심하다. 2세대 싼타페 CM의 풀옵션 가격은 3,596만 원이었지만 현재의 싼타페 갤리그래피 풀옵션은 4,545만 원이다. 무려 30%가 상승한 949만 원의 차이가 난다. 

쏘렌토 풀옵션

909만 원 인상


쏘렌토는 지난해 총 8만 2,275대가 판매되면서 국내 SUV 판매 1위를 기록한 베스트셀링 모델이다. 2020부터 생산된 4세대 쏘렌토는 동급 최초로 3세대 플랫폼을 사용하며, 다중 충돌 방지 자동 제동 시스템, 2열 독립 시트,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가 옵션으로 탑재되었다. 기아 자동차 최초로 센터 사이드 에어백과 카 페이 시스템도 장착되었다. 


그래서일까 2,724만 원의 가격표를 달았던 쏘렌토도 4세대는 2.2 디젤 모델을 기준으로 이보다 300만 원 인상된 3,024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풀옵션의 경우는, 24.6%가 오른 가격에 살 수 있다. 10년 전엔 3,682만 원으로 살 수 있었는데 요즘은 909만 원이나 더 오른 4,591만 원에 구매 가능하다. 신규 엠블럼을 적용한 신형 쏘렌토는 3,056만 원으로 이번에도 살짝 올랐는데 한 번 올라간 가격은 다시 내려올 생각이 없는 듯해 보인다.   

국산차 가격 인상률

수입차의 1.5배


2020년 국산차 평균 구입가격은 3,379만 원, 수입차는 6,828만 원이었다. 7년 전만 하여도 조사에서는 국산차 평균 구입가격은 2,624만 원, 수입차 5,701만 원으로 나타났다. 국산차 가격은 2013년 이후 해마다 꾸준히 올랐다.


국산차는 수입차에 비해 할인도 깐깐하다. 국산차는 제조사가 직접 수요 상황에 따라 공급을 조정할 여력이 있지만, 수입차는 선 구입 후 판매하는 형식이라 수요 변화에 더 민감해서 할인 공세를 하는 상황이 더 많기 때문이다. 국산차 중 현대차 할인율이 2.5%로 가장 낮았고, 기아가 2.8%로 뒤를 잇고 있다. 수입차에선 혼다와 지프가 9.4%, BMW도 7.8%로 할인 폭이 커졌다. 

골든크로스 

이미 충분히 진행된 상황


계속 상승하고 있는 국산차와는 다르게 수입차는 10년 전 가격을 거의 동결하거나 낮추고, 또는 소폭 오르는 정도여서 그때 그 가격 언저리에 머물러있다. 국산차 가격 상승률에 비하면 정말 적은 수치이다. 일각에서는 국산차 가격 상승의 요인을 '아빠 차'로 통하던 그랜저가 '오빠 차'가 되듯이 국산차의 고급-대형화 진행으로 보기도 한다. 반면에 수입차는 FTA 관세 혜택 등에 힘입어 되레 가격이 떨어지기도 한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점점 국산차는 멀어지고, 상대적으로 더 수입차가 가까워질 것이라며 골든크로스를 예견했는데 이미 충분히 진행되고 있는 상태라 분석하고 있다. 이젠 정말 "돈 없어서 수입차 사야 한다"라는 말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현대자동차 / 한 눈으로 보는 현대차 SUV 라인업

야금야금 자동차 가격이 오르더니, 결국 이 지경까지 왔다. 한 번 오른 자동차 가격은 절대 쉽게 내려가지는 않을 텐데 10년 뒤에 돌아보면 지금이 저렴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렇게 수치로 비교하니 정말 큰 변화가 있었다. 특히나 국산차 시장의 중심이자 시장을 점령하고 있는 현대기아차는 자동차 시장의 가격 상승 주동 기업이었다. 소형부터 대형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갖춘 제조사로, 한 모델의 가격을 올리면 나머지 모델은 자연스럽게 가격이 올라갔고 그러한 변화는 다른 기업에게도 영향을 줬다. 


이에 네티즌들은 “아무리 자잿값이 올라도 기술의 혁신이라면 가격이 이렇게 오를 수는 없는 거지”, “수입차로 가라고 등 떠미는 수준이네. 국내 소비자들이 바보인 줄 아는 건가”, “품질이라도 훌륭하면 이해하겠는데 그것도 아니면서 더 이상 제조사 장난에 놀아나고 싶지 않다”, “안 좋아진 브랜드가 어딨나. 독과점으로 인한 피해를 국민들이 입는 것뿐이다”라며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경기는 안 좋아지기만 하는데, 계속 오르는 자동차 판매 가격에 소비자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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