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보 백보’라는 속담이 있다. 오십보 도망간 사람이 백보 도망간 사람을 비웃는다는 뜻인데, 본질적으로 둘 다 잘못된 행위를 했음에도 미세한 차이를 가지고 서로 다툴 때 사용한다. 그런 의미에서 ‘오십보 백보’는 오늘 풀어나갈 주제를 정확하게 관통한다.
이쯤에서 밝히는 오늘의 주제는 ‘고속도로 1차선 정속 VS 과속’이다. 아마 제목만 보고도 탄식을 내뱉는 운전자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이 논란은 정말 끝없이 오랫동안 이어져왔기 때문이다. 과연 1차선에서 정속하는 운전자와 과속하는 운전자의 잘못은 무엇이고, 앞으로 어떻게 운전하면 좋을지 함께 알아보자.
고속도로
지정차로제가 뭔데?
본론으로 들어가기 앞서, 우선 고속도로 지정차로제에 대해 알아보자. 고속도로 지정차로제는 교통안전과 소통을 확보하기 위해, 차량의 종류 및 운행 목적별로 운행 가능한 차로를 지정해놓은 제도다.
▶과속추월보단 안전성이 우선, 최근 뜨고있는 반자율주행차량 차 종별 월 납입료 보러가기
이 제도에 의하면, 고속도로의 1차선은 주행차선이 아닌 추월차선이다. 따라서, 승용차는 2차선에서 주행하다가 추월할 때만 1차선을 이용할 수 있다. 추월이 끝나면 다시 2차선으로 복귀해야 한다. 3차선과 4차선은 저속주행 차량과 대형 승합차, 화물차들의 주행차선이다. 이 차량들은 주행차선의 상위 차선에서 추월을 시도할 수 있다.
1차선에서 정속주행이
잘못된 이유
1차선에서 정속주행을 하는 운전자들은 말한다. “뒤에서 과속하면서 비키라고 눈치주는 운전자가 잘못된 것이 아니냐” 일단 맞다. 과속은 잘못이다. 그러나 1차선에서 정속주행을 하는 행동도 잘못이다. 1차선는 추월차선이기 때문에 5분 이상 점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추월이 끝나면 바로 2차선으로 복귀하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복귀를 시도하지 않고 계속 1차선을 주행하는 것은 분명한 잘못이다. 추월을 하려는 다른 운전자를 방해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1차선 정속주행은 명절이나 주말처럼 도로의 정체로 인해 80km/h 이상의 속도로 주행할 수 없을 때만 한시적으로 가능하다.
정속주행으로 인한
유령 정체 현상
1차선 정속주행은 ‘유령 정체 현상’을 일으킨다. 유령 정체 현상은 차가 막히지 않는 구간에서 이유 없이 교통체증이 일어나는 현상이다. 그리고 이 현상의 주된 원인 중 하나가 바로 ‘1차선 정속주행’이다.
기본적으로 1차선을 비워 두고 추월할 차량은 추월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1차선을 주행차선으로 이용하며 점거하게 되면 교통량과 흐름에 따라 정체가 가중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추월차로인 1차선이 막혀 2, 3차선으로 추월을 시도하다 사고가 나기도 한다.
추월을 위한 과속주행이
잘못된 이유
과속주행도 잘못이다. 1차선 추월도로는 과속을 위한 도로가 아니다. 2차선 앞차가 저속주행을 하는 경우, 1차선에서 정속으로 달려 추월을 하기 위한 도로가 1차선 추월도로이다. 따라서, 1차선에서 정속으로 추월을 시도하고 있는 차량에 바짝 붙어 눈치를 주는 행위는 문제가 있다.
또한, 1차선에서 정속으로 추월을 시도하는 차량은 추월 중 뒤를 따라오는 차량이 과속하며 경적을 울리거나 가까이 다가와도 양보해줄 의무는 없다. 추월은 규정속도 이내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이다.
과속 추월로 인한
사고도 일어나
과속 추월로 인한 사고는 익히 들어봤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달에도 빗길에 1차선에서 과속을 하던 승용차가 미끄러져 사고가 일어났다. 차주는 간 파열, 다리뼈 골절 진단을 받고 수술했으나 현재 의식불명 상태이다.
해당 사례뿐만 아니라, 1차선에서 과속을 하다 앞차를 들이받거나 2차로에서 건너오는 차량과 추돌하는 등 과속 주행으로 인한 사고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본인과 타인의 안전을 위해서 도를 넘는 과속 주행은 지양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운전해야 할까?
우선, 무엇보다도 고속도로 지정차로제를 제대로 이해하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1차선을 이용할 때에는 정속으로 주행하여야 하며, 추월을 완료했다면 5분 이상 1차선에서 주행하지 말고 2차선으로 복귀해야 한다.
3, 4차선을 이용하는 차량들은 반드시 본인 주행차선보다 왼쪽에 있는 차선을 추월차선으로이용해야 한다. 또한, 편도 4차로에서 화물차와 픽업트럭은 1차로를 이용할 수 없다. 덩치가 큰 화물차가 무리하게 1차선에서 달리다가 사고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뜨거운
네티즌들의 반응
1차선 정속 VS 과속 주행 논란은 언제나 뜨거운 반응을 몰고 다닌다. “과속이든 정속이든, 교통흐름에 상관없이 자기 갈 길 가는 사람이 문제”, “과속하는 차를 위해 양보하라는 것이 아니라, 지속주행을 하지 말라는 것” 등 1차선에서 교통흐름을 파악하고 운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네티즌들의 의견이 많았다.
한편, 일각에서는 “고속도로 최고 속도가 너무 제한되어 있다”, “추월차로에서는 제한속도를 조금 높일 필요가 있다” 등 고속도로 속도 규제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하는 의견도 있었으나, “지금 고속도로에서 과속으로 교통사고가 얼마나 많이 나는데”, “속도 올리려면 의식 수준부터 올려야 한다” 등의 반박 의견도 들을 수 있었다.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이 있기 때문에, 운전 스타일도 각기 다르다. 중요시하는 부분도, 신경 쓰는 부분도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법’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도로 위는 그야말로 ‘무법지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끝없이 이어지는 정속과 과속 논란을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내 의견이 다 맞아’라는 태도보다는, 서로를 배려하며 교통법규를 지키는 성숙한 운전매너가 필요하다. 또한, 고속도로 1차로 정속 주행은 속도나 양보 의무 등과 무관하게 고속도로 지정차로 위반임을 인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