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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코모 Nov 22. 2021

"지금 차 사면 손해"예비 전기차 차주 속 터지는 상황

“지금 차 사면 바보다” 사뭇 자극적인 문구지만, 아예 틀린 말은 아니다. 최근 반도체 수급난이 지속되는 가운데, 여러 완성차 제조사에서 이에 대한 대책으로 마이너스 옵션 차량을 내놓고 있다. 사실상 지금 상황에선 이러한 대책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수입차 업계에서 이런 거세게 바람이 불고 있는데, 문제는 한두 제조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심지어 해당 옵션들 중 이른바 ‘필수 옵션’이라고 불리는 사양이 더러 빠져있어 화제다. 사실상 국산차 업계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정은 마찬가지다. 반도체 수급난, 도대체 해결 방법은 없는 걸까?

반도체 수급난

그 시작은 언제?

올해 초부터 시작된 반도체 공급 부족. 이른바 ‘반도체 대란’으로 불린다. 지금 시점으로 보면 내년을 코앞에 두고 있기 때문에 거의 1년 가까이 이런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 이에 업계를 비롯해 소비자에게까지 그 영향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실정이다. 


반도체 대란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전문가들은 주로 코로나19 사태, 완성차 업계의 수요 예측 실패, 전자기기용 반도체 우선 선택 등을 말한다. 아주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코로나19로 자동차 수요가 낮아질 것으로 본 완성차 업계의 예측과 달리 자동차 시장은 의외의 호황을 맞았다. 이때 반도체가 다수 필요해졌으나 전자기기용 반도체가 마진이 좋아 결론적으로 차량용 반도체는 갈 길을 잃게 된 것이다.

반도체 수급난이

초래한 현 상황

그렇다면 반도체 대란이 자동차 시장에 도대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길래 이렇게 연일 뉴스 기사가 쏟아지는 것일까? 일단 반도체가 없어 생산이 어려우니 판매량 자체가 당연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는 10월 자동차 산업이 전년 동월 대비 생산은 21.6%, 내수는 21.4%, 수출은 18.1% 각각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그리고 이런 문제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생산이 늦어지니 자연스럽게 출고가 늦어지는 것이다. 예컨대,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쏘렌토 하이브리드의 경우, 무려 약 1년의 대기 기간이 발생한다. 이뿐만 아니라, 아이오닉 5, 싼타페 하이브리드, 스포티지, 카니발 등의 경우도 각 7개월에서 9개월 정도의 출고 대기 기간이 점쳐진다.


→ 반도체 수급난 때문에 일어난 대이변

“여러분 우리의 메기가 해냈습니다” 쏘나타 K5 반전 판매량에 모두가 놀랐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젠 이 옵션까지 뺀다고?”

계속되는 생산 지연에 업계서도 발을 동동 구르다가 결국 최근 큰 결심을 하게 된 듯하다. 다수의 수입차 제조사가 일부 사양을 배제하고 해외에 신차를 출고하기 시작한 것이다. 지금부터는 어떤 제조사에서 어떤 모델이 이런 상황을 맞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GM의 경우, 그룹 내 제조사 대부분이 편의 장비를 뺐다. 실버라도 1500과 시에라 1500은 오토 스톱 앤 고가 빠진 채 출고된다. 쉐보레 실버라도와 트래버스, 블레이저, 이쿼녹스, GMC 시에라 등에선 열선 및 통풍시트가 빠진다. 한 미국 자동차 전문지에 따르면, 2022년형 모델은 해당 기능 없이 계속 생산하며, 11월 말부터는 스티어링 휠 열선 기능도 쓸 수 없다.

내비게이션을 뺀 포드

USB 단자 없앤 테슬라

포드의 경우, 유럽 수출 모델에서 내비게이션을 빼며, 실제로 지난달부터 터키 공장에서 내비게이션 등 일부 기능을 덜어낸 차를 생산하고 있다. 국내선 내비게이션 없는 자동차를 상상도 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러한 포드의 결정이 놀랍기만 하다. 


테슬라 역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로 지난 5월부터 모델 3와 모델 Y 1열 시트에 요추 받침대를 넣지 않았으며, 최근에는 뒷좌석 USB 단자를 없앴다. 하지만 테슬라의 경우 유독 많은 비판을 받았는데, 이는 옵션을 삭제한 사실을 소비자에게 미리 알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 각종 논란에도 테슬라가 인기 있는 이유

“품질 별로고 문제도 많고” 그런데도 테슬라 인기가 끊이질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터치스크린 없는 BMW

무선 충전 패드 없는 벤츠

BMW의 경우엔, 지난 10월경 3시리즈와 4시리즈, i4, Z4, X5, X6, X7 일부 모델에서 터치스크린 기능을 뺐다. 그뿐만 아니라, BMW 후진 어시스트와 파킹 어시스턴트 패키지도 덜어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스마트폰 무선 충전 패드와 트렁크 핸즈프리 액세스, 부메스터 사운드 시스템 등을 넣지 않고 있다. 지난 6월부터 A-클래스와 AMG GT 4도어, GLS, CLA, GLA, GLB, GLC, GLE, EQA, C-클래스 쿠페 및 카브리올레, E-클래스, CLS 등을 해당 기능 없이 생산하고 있다.

국산차도 마찬가지

마이너스 옵션 존재

“옵션 빠진 건 억울할 만한 일이지만, 이건 수입차 이야기지”라고 생각한 독자가 있는가? 안타깝게도 마이너스 옵션의 흐름은 국산차에까지 영향을 미친 상황이다. 대표적인 예로 아이오닉 5와 K8을 말할 수 있다. 


현대차는 이미 5월부터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를 포함한 ‘파킹 어시스트’와 ‘프레스티지 초이스’ 옵션, 4륜 구동 옵션, 디지털 사이드미러를 선택하지 않으면 아이오닉 5의 출고를 앞당길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기아도 K8의 노블레스 이상 트림에 기본 적용되는 후방 주차 충돌 방지 보조와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기능을 제외할 경우 원래 가격에서 40만 원을 인하해 주는 상황이다.

기다리다 지치고

없는 옵션에 실망하고

이미 몇 개월 전에 구매했던 신차의 출고를 기다리다 지친 소비자, 신차를 구매하려다가 옵션이 빠진 것을 확인해 실망한 소비자, 그리고 “이럴 거면 지금 급하게 살 필요가 없는 것 같다”라며 구매를 포기하는 소비자까지. 


많은 소비자들이 기약 없는 기다림과 나아지기는커녕 오히려 심화되는 것 같은 반도체 이슈에 혀를 내두르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선 이런 상황이 내년은 고사하고 수년간 이어질 것이라고 보는 실정이다. 정말 반도체 이슈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해결 방법이 아예 없지는 않을 것 같다. 최근 현대차가 반도체 자체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라는 기사가 포착됐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우선 기술 난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전력 반도체와 일부 MCU를 자체 개발해 국산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자율주행차 부품인 첨단 운전자 보조 반도체, 인포테인먼트에 쓰이는 시스템온칩도 차차 국산화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러한 해결 방법 역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문제다. 그러나 현대차가 이렇듯 자체 개발에 나서주는 것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한국이 ‘반도체 강국’으로 불리는 만큼, 차량용 반도체도 더 이상 수입에 의존하지 않고, 빠른 국산화를 이끌어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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