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할 땐 앞을 잘 봐야 해” 초보 운전자 시절에 한 번쯤은 들어봤을만한 말이다. 전방 주시는 운전자에게 있어 가장 기본적인 자세다. 언제든 예상치 못한 위험에 처할 수 있는 것이 운전이기 때문이다. 어떤 자동차를 운전한다 해도 변하지 않는다.
최근 테슬라에서 진행한 자사 차량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업데이트에 대해 소비자들은 안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한다. 이번 시간엔 테슬라가 진행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다.
최근 업데이트에서
이상한 점이 발견됐다
미국 현지시간으로 지난 8일, 뉴욕타임즈는 테슬라가 진행한 차량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 주행 중 게임을 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테슬라 차량에 설치된 게임들 중 카드게임 “솔테리어”와 제트기 게임 “스카이포스 리로디드”, 전략 게임 “배틀 오브 폴리토피아: 문라이즈”가 주행 중 이용이 가능해진 것이다.
게임을 실행할 경우 해당 게임은 모두가 할 수 있는 게임이지만 차량이 주행 중일 때는 승객들만 할 수 있다는 경고 문구가 뜬다고 한다. 설치된 게임이 운전자를 제외한 승객용이라는 의미지만 실제론 운전자도 화면을 터치하면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 사실상 운전자, 승객의 구분이 전혀 없는 셈이다.
주행 중 게임을?
엇나간 오토파일럿 맹신
기존에는 테슬라 차량에 설치된 게임들을 주행 중 이용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해당 업데이트를 통해 주행 중 게임 이용이 가능해지자 테슬라의 자율주행 보조 기능인 “오토파일럿을 작동시킨 채 게임을 할 수 있다”라는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은 일정 시간 운전대에 손을 떼고 있으면 경고와 함께 비활성화된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해당 기능이 오히려 운전자의 주의력을 떨어트린다는 지적을 해왔다. 주행 중 시선을 분산시켜 부주의한 운전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주행 중 게임 기능이 추가되었으니 일각에선 “테슬라는 자사의 오토파일럿 기능을 맹신하는 것 같다”라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다른 건 몰라도
안전에는 보수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주행 중 인포테인먼트 조작, DMB나 영상물을 시청하는 행위는 엄연한 불법이다. 도로교통법 제49조 1항 11호에 따르면 “자동차 등 운전 중에는 방송 등 영상물을 수신하거나 재생하는 장치를 통해 운전자가 볼 수 있는 위치에 영상이 표시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 명시되어 있다.
대다수의 완성차 업체들은 해당 법규에 따라 자동차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영상 등의 제공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강제로 비활성화하는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이렇듯 타 업체들은 다양한 첨단 기술 탑재 유무를 떠나 안전에 대한 부분에는 항상 보수적인 자세를 보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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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반응도
대부분 부정적이다
하지만 테슬라는 다른 자동차 업체들과 정반대의 모습을 보인 셈이다. 이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역시 좋지 않은 편이다. 미국의 한 고객은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에 해당 기능을 신고하며 안전 조치를 요구했다. 그는 “차를 몰면서 5초 정도 게임을 하다 껐다. 본질적으로 위험해 보이며 옳지 않다”라는 말을 덧붙였다.
또 다른 소비자는 “테슬라 차량 운전자가 게임을 하면서 내 차 옆을 지나간다 생각하니 충격적이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미국 도로안전협회 측은 “테슬라 차량의 게임 기능은 운전자 관점에서 볼 때 확실히 큰 걱정거리”라는 말과 함께 미국 도로교통안전국 차원의 규제와 안전 지침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테슬라의 행보는
확실히 남달랐다
그간 테슬라는 다른 자동차 업체와는 다른 행보를 보여왔다. 테슬라는 일찍이 자율주행 개발을 위해 소프트웨어 개발에도 많은 투자를 해왔다. 덕분에 자율주행 기술에서는 현존하는 완성차 업체들 중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또한 파워월 및 파워팩, 솔라루프 등의 에너지 사업과 함께 AI 개발도 함께 진행 중이다. 덕분에 테슬라는 전 세계 완성차 업체들 중 최초로 시총 1조 달러 고지를 밟게 되었다. 소비자들 중 “테슬라는 완성차 업체가 아닌 IT기업이다”라고 바라보는 시각이 있을 정도니 확실히 다른 완성차 업체와는 다른 행보를 보여온 셈이다.
테슬라가 휩싸인
크고 작은 논란들
테슬라는 그간 크고 작은 논란에 휩싸인 업체이기도 하다. 하나 예시를 들자면 테슬라 모델 Y의 누수 문제가 있겠다. 국내 여러 테슬라 커뮤니티에선 모델 Y를 소유한 차주 대다수가 누수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내연기관차도 아닌 전기차에서 누수 문제가 발생해 많은 소비자들이 충격에 빠졌지만 더 놀라운 건 테슬라 측의 대응이었다.
테슬라 측은 누수의 원인을 짧은 에어컨 호스와 앞 유리 몰딩에서 찾았다. 하지만 원인을 찾았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조치가 아닌 임시방편에 불과한 조치만을 취했다. 또한 테슬라 차량 장기 렌트 시 단차 및 도색 불량 등의 마감 품질 문제는 인수거부가 불가하단 조항도 논란이 되었다. 단차가 안 맞거나 도색이 엉망이기로 유명한 테슬라이기에 해당 조항은 많은 소비자들의 공분을 사기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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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소비자들
테슬라에 뿔났다
테슬라는 그간 한국 소비자들이 이해하기 힘든, 마치 한국을 차별하는 듯한 모습을 여러 번 보여줬다. 테슬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에서는 차량 가격을 다소 이해하기 어렵게 책정하거나 리콜 등의 서비스 문제를 대체로 후 순위로 미뤄 처리해왔다.
이로 인해 테슬라는 소비자들로부터 “비싼 돈 주고 테슬라 차량을 구매한 소비자들민 분통터지는 꼴이다”라는 평가를 얻기도 했다. 더하여 대다수 소비자들은 “테슬라는 한국 시장 아예 신경 안 쓰는 것 같다”, “왜 한국만 차별하냐”, “테슬라는 한국을 호구로 보나보다”라는 비판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테슬라가 대 전기차 시대를 열었다는 말이 있다. 확실히 내연기관을 중심으로 돌아가던 자동차 시장에서 테슬라는 모델 S의 성공을 통해 기존 자동차 업체들의 전기차 개발 붐을 이끌어냈다. 내연기관차가 100년에 걸쳐 쌓아온 성능을 고작 10년 남짓 한 시간으로 따라잡은 것이 이에 대한 증거일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테슬라가 한계에 도달했다고 바라보는 시선이 존재한다. 단차, 도장 등 기본적인 품질 문제부터 이번 논란까지 여러 문제들을 끊임없이 야기한 테슬라 브랜드에 대한 피로도가 상당해진 것으로 보인다. 그간 파격적인 행보를 보여왔던 테슬라가 이런 문제점들은 깔끔하게 해결할 수 있을지, 앞으로 보일 행보는 어떨지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