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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코모 Dec 30. 2021

소비자들도 등돌렸다, 르쌍쉐는 이제 걱정만 되는 이유

다사다난했던 2021년이었다. 특히 국내 자동차 시장은 더욱 그랬다.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로 인해 현재까지도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국가 간 무역 규정이 까다로워져 차량 원자잿값은 상승했고 차량용 반도체 수급에도 차질이 생겨 신차 출고가 계속해서 미뤄지는 등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 투성이다. 이렇게 힘들었던 2021년 국내 자동차 시장, 이를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어떤 말이 어울릴까? 단연 “현대차와 기아의 독무대”다.


그 이유는 국내 완성차 업체들 중 국내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보인 곳이 현대차와 기아 단 두 곳뿐이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쉐보레를 합쳐 부르는 일명 “르쌍쉐”는 현대차와 기아에 비한다면 아주 처참한 수준의 성과를 보였다. 그래도 이들은 한때 현대차와 기아를 견제했던 업체들인데 왜 이렇게 됐을까? 이번 시간엔 소비자들이 더 이상 르쌍쉐를 선택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다.

2021년 현대차와 기아

압도적인 판매량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현대차와 기아는 승용차 기준 각각 총 54만 2,351대, 42만 9,535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는 현대차와 기아 모두 작년 동일 기간 대비 약 6% 정도 하락한 수치인데 앞서 언급했던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판매량이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두 업체가 올해 기록한 판매량은 국내 자동차 시장 전체 판매량의 약 88%에 해당하는 수치다. 10명 중 8.8명은 신차를 구매할 때 현대차와 기아에서 구매한 셈이다. 시장 상황이 어려웠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차와 기아가 독무대를 선보였다”라는 말 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반면 르쌍쉐 판매량은

처참한 수준이다

반면 르쌍쉐, 세 업체의 판매량은 정말 처참한 수준이다. 현대차와 기아가 전체 판매량에서 약 88%를 차지했으니 세 업체의 판매량을 다 합쳐도 약 12%에 불과한 상황이다. 르노삼성은 총 5만 2,803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판매량에서 약 5%에 해당하는 수치이며 그중 QM6 판매량이 총 3만 3,760대로 63.9%의 점유율을 보였다.


쉐보레는 4만 8,342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전체 판매량에서 약 4%에 해당하는 수치이며 주력 모델인 트레일블레이저가 총 1만 7,620대 팔려 36.4%의 점유율을, 경형 차량인 스파크가 1만 7,227대 팔려 35.6%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쌍용차는 더욱 처참하다. 총 2만 7,669대의 판매해 전체 판매량에서도 약 3%에 불과한 수치를 기록했다. 판매점유율이 가장 높은 티볼리의 판매량조차 1만 대를 못 넘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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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할인을 해도

현대차와 기아를 선택한다

연말이 되면 완성차 업체들은 연식 변경 모델의 원활한 판매를 위해 기존 연식 모델들을 할인해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올해는 좀 다르다. 현대차와 기아는 매년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해왔던 과거와 달리 올해는 이렇다 할 내용이 없다. 차량 원자잿값 상승과 출고 지연 문제로 인해 이와 같이 결정한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르쌍쉐에서는 여러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 중에 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SM6 2021년형 모델을 현금 구매 시 200만 원 할인 지원, QM6는 최대 150만 원의 혜택을 지원한다. 한국GM 쉐보레에선 트래버스, 말리부, 트레일블레이저, 스파크에 한하여 모델 별로 상이한 금액을 현금 지원한다. 쌍용자동차에서도 코란도와 티볼리를 구매하는 고객에게 최대 80만 원 현금 지원 중이다. 하지만 이런 할인 판매에도 소비자들은 현대차와 기아의 차량을 구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이 결국

현대차와 기아를 선택하는 이유

왜 국내 소비자들은 르쌍쉐가 아닌 현대기아차를 선택하는 것일까? 이에 대해선 여러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대체적으로 거론되는 이유로는 다양한 선택지와 빠른 상품성 개선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경형 차량부터 시작해 대형 플래그십 세단, SUV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구축해 차량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에게 더욱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업체들이 하나의 차량을 출시하면 해당 차량을 마치 사골처럼 끝까지 우려먹는 모습과 다르게 현대차와 기아는 차량마다 평균 3~4년의 주기로 부분변경, 완전변경을 진행하며 빠르게 상품성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렇다 보니 국내 소비자들이 보다 합리적인 차량 구매를 위해 현대차와 기아를 주로 선택한다는 것이다. 

르노삼성자동차

XM3 하이브리드 출시

그렇다면 다가오는 2022년, 르쌍쉐는 부진을 벗어나기 위해 어떤 계획을 세워뒀을까? 안타깝게도 세 업체 모두 신차 출시 계획이 부족한 상황이다. 우선 르노삼성자동차에선 XM3 하이브리드 모델을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이미 유럽시장에 출시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모델인데 최근 하이브리드 차량에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도가 높아진 만큼 해당 모델을 출시해 시선을 끌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하지만 국내 출시를 하반기로 계획한 상황이다. 이미 출시한지 2년이나 된 XM3다 보니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해도 신차 효과를 받기엔 한참 늦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반기도 아닌 하반기에 출시되는 것이다. 심지어 2022년에는 기아에서 올 뉴 니로 하이브리드 모델이 1분기 중 국내 출시 예정이기에 XM3 하이브리드 모델은 더 큰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GM 쉐보레

풀사이즈 SUV 타호 출시

한국GM 쉐보레에선 풀사이즈 SUV 타호와 대형 SUV 트래버스의 부분 변경 모델 출시를 예정한 상황이다. 특히 타호의 경우, 풀사이즈 SUV를 희망해 온 일부 소비자들에게 환호를 받았던 차량이다. 다만 해당 차량들은 모두 국내에서 생산하는 모델이 아니라 전량 미국에서 수입해오는 차량들이다. 때문에 판매량에 커다란 변화가 생길 것이라 예상되지는 않는다.


여기에 올해 여름 출시하기로 했던 볼트 EV와 볼트 EUV가 배터리 이슈로 인해 무기한 중단되면서 내년 출시까지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현대차와 기아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판매량이 급증하는 시기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안타까운 상황에 처해있는 셈이다. 

쌍용자동차

코란도 e모션과 J100 출시

쌍용자동차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이는 전기차, 코란도 e모션을 내년 중 출시할 예정이다. 코란도 e모션은 61.5kWh의 배터리로 최대 307km 주행이 가능하며 이미 유럽시장에 수출을 시작한 상황이다. 보조금을 받으면 3천만 원 초반대로 구매가 가능하지만 현대 아이오닉 5, 기아 EV6에 비해 상품성이 크게 떨어지는 차량이다 보니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긴 어려울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내년 하반기에는 중형 SUV인 J100을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 테스트카가 간간이 목격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관건은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자동차 인수 가능성이다. 현재 쌍용자동차들의 신차들은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자동차 인수가 원활히 진행된다는 가정하에 출시가 가능하다. 이렇다 보니 국내 소비자들은 신차 계획보다 당장 회사의 앞날을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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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 현대자동차그룹 사옥

르쌍쉐의 현 상황과 2022년 계획을 살펴보면 2022년에도 현대차와 기아가 국내 자동차 시장을 독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때는 현대차와 기아를 제대로 견제하던 업체들이었지만 이젠 기대감조차 갖기 어려운 상황이 된 셈이다. 


르쌍쉐의 상황이 현재보다 조금이라도 나아지려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결국엔 당장의 큰 성과보단 국내 소비자들이 현대차, 기아를 선택하는 이유, 소비자들의 니즈 중 자신들에게 부족한 요소들이 무엇인지 분석하고 천천히 보완해가는 시간이 필요하다 생각한다. 국내 소비자들에겐 르쌍쉐가 내년에 보일 행보와 그에 따른 결과가 어떨지 관심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말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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