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다. 모방의 경험이 어느 정도 쌓여야 새로운 창조가 가능하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 말이 모방의 단계에만 머물러 있는 이에게 면죄부로 적용될 수는 없는 법. 계속된 모방은 다른 이의 피 땀 눈물이 들어간 작품에 숟가락을 얹는 ‘범죄 행위’일뿐이다.
한편, 수십 년째 모방의 단계에만 머물러 있는 나라가 있다. 모두가 알다시피 바로 중국이다. 특히 중국의 자동차 업체는 전 세계 자동차 업계에서 ‘짝퉁차 제조 기업’이라는 오명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그동안 중국의 자동차 업체들은 어떤 ‘짝퉁차’를 만들어 판매했을까? 함께 알아보자.
원조 마티즈보다 잘나가는
체리자동차의 QQ
마티즈는 대우자동차에서 티코의 후속으로 출시한 경차이며, 2011년에 대우자동차가 사명을 쉐보레로 변경하면서 ‘쉐보레 스파크’라는 이름으로 함께 변경되어 현재까지 판매되고 있는 모델이다. 여담으로 스파크는 2022년 하반기에 단종을 앞두고 있다.
2003년, 중국의 체리자동차는 이런 마티즈를 똑닮은 신차 ‘QQ’를 출시해 비난을 받았다. 깜찍하고 납작한 코와 동그란 헤드라이트까지 마티즈와 ‘똑같은’ 외관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QQ는 값싼 가격으로 2004년 체리자동차가 판매한 8만 7,000대의 차량 중 57%를 차지하며 원조 모델인 마티즈보다 더 높은 판매고를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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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지R과 구별 불가
예마자동차의 F12
스포티지는 1993년 출시 이후 2002년에 잠시 단종되었다가, 2년 후인 2004년에 기아 투싼과 함께 형제차가 되어 도심형 SUV로 재출시되었다. 현재까지 생산이 되고 있는 장수 모델이기도 하다. ‘스포티지R’은 3세대 스포티지이며, 혁신을 뜻하는 Revolution의 ‘R’이 더해져 해당 차명을 가지게 되었다.
2011년, 중국의 예마자동차는 F12이라는 신형 SUV 출시 후 논란의 주인공이 되었다. F12의 전면부가 스포티지R의 전면부와 거의 흡사했던 것이다. 특히 헤드 램프, 라디에이터 그릴, 전면 범퍼 등은 스포티지R와 ‘동일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기에, 이는 한때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짝퉁 렉스턴으로 유명한
수광자동차의 아오롱
2001년에 출시된 렉스턴은 쌍용자동차의 준대형 SUV이다. 국내 SUV 시장의 고급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현재 쌍용차의 플래그십 모델이기도 하다. 또한 쌍용차의 유일한 승용 프레임바디 차량이자, 바디 온 프레임 방식으로 생산되는 차량이다.
이 가운데 중국의 수광자동차는 2005년 렉스턴을 똑닮은 ‘아오롱’을 출시하였다. 아오롱은 전체적인 외관은 물론이며 헤드라이트와, 심지어는 쌍용차 고유의 3분할 그릴이 탑재되어 화제가 되었다. ‘렉스턴의 판박이’로 봐도 무방할 정도였기 때문이다.
짝퉁 롤스로이스라고?
홍치 H9
롤스로이스는 1906년에 설립된 영국의 최고급 수공 자동차 제조사 브랜드로, 현재 많은 자동차 마니아들의 ‘드림카’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브랜드이기도 하다. 최고급 자동차 브랜드답게 억대의 가격을 자랑하며 현재는 독일의 BMW 그룹 산하에 있다.
홍치는 중국 디이자동차 산하의 기업이며, 의전차를 전담하는 중국 내 최고급 자동차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이렇듯 자국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자랑하는 홍치에서, 2020년 대형차 H9을 공개하였다. H9은 홍치가 영입한 롤스로이스 수석 디자이너의 손길 아래, 이전 모델들과 달리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이 적용되어 놀라움을 자아내었으나, 롤스로이스의 잔상 또한 지우기 힘들어 ‘짝퉁 롤스로이스’라는 오명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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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머 H1이 연상되는
피어리스 M18
허머 H1은 미국 허머에서 1992년에 출시한 SUV이며, 군용 차량을 개조한 모델이기도 하다. 이에 세계 최고의 오프로드 성능을 자랑하며, ‘SUV의 끝판왕’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모델이기도 하다. 2010년 이후 단종되었던 허머 H1은, 최근 전동화 모델 ‘허머 EV’로 재출시가 예고되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가운데, 중국의 동펑자동차에서 피어리스 M50 픽업의 올 일렉트릭 모델 ‘피어리스 M18’ 출시를 예고했다. 현재 외관이 공개된 피어리스 M18은, 허머 H1의 디자인과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중국 소비자들은 허머 H1의 전동화 모델인 허머 EV 픽업이 출시되기도 전에, 비슷한 디자인의 전기 픽업트럭 모델을 만나볼 예정이다.
오래전부터 시작된 중국 자동차 업체의 ‘짝퉁차 생산’은 현재진행형이다. 복제의 범위 또한 한국의 마티즈부터 미국의 허머까지 글로벌하다. 이에 네티즌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아끼지 않는 분위기다. “부끄러움이나 수치심도 안 느끼느냐”, “뻔뻔하다” 등 부정적인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자승자박’이라는 말이 있다. ‘자신이 한 말과 행동에 의해 후에 곤경에 처하게 된다’는 말이다. 이는 중국 자동차 제조사의 미래와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짝퉁차는 아무리 잘 만들어도 ‘OOO의 짝퉁’, ‘가성비 OOO’라는 칭호만이 허락되기 때문이다. 소비자와 전 세계 업계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기업은 과연 언제까지 그 명맥을 이어갈 수 있을까? 당신의 생각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