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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코모 Feb 23. 2022

아슬하게 줄타기하더니 진짜 결국 대폭 망해버린 국산차

현대차의 기함을 담당하는 차량은 무엇일까? 바로 그랜저다. 지금처럼 제네시스가 독립된 브랜드가 아닌 현대차에 포함되어 있던 시절에는 현대 제네시스의 차량들과 에쿠스 차량이 현대차의 기함을 담당했다.


하지만 제네시스가 독립 법인으로 분리되고, 에쿠스 역시 후속 차량이 제네시스로 분류되면서 현대차의 기함을 담당하는 차량은 그랜저가 됐다. 그런데 여러분들은 그 사실을 아는가? 그랜저가 아닌 다른 차량이 아주 잠깐이나마 현대차의 기함을 담당했다는 사실을?

현대차 아슬란

그 시작을 살펴보자

주인공은 바로 현대차의 아슬란이라는 차량이다. 아슬란을 기억하는 소비자들도, 아니면 아슬란이 어떤 차량인지 잘 모르는 소비자들도 있을 것이다. 아슬란은 그랜저의 한 단계 윗급 차량으로, 제네시스와 에쿠스가 떠난 현대차에서 기함을 잠시 담당했던 차량이다.


아슬란의 첫 출발을 살펴보자. 우선 그랜저 이야기부터 해야겠다. 원래부터 그랜저는 현대차를 대표하는 기함급 세단으로, 국내에서 고급차의 상징과도 같은 차량이었다. 이후 현대차가 에쿠스와 제네시스를 연이어 출시하면서, 두 차량 덕분에 그랜저의 위상은 점차 떨어지기 시작했다.

젊어지는 그랜저

그 위상을 대체할 차량이 필요했다

실제로 4세대 그랜저인 그랜저 TG 시절부터는 젊은 오너들의 그랜저 유입이 큰 폭으로 일어나게 됐다. 과거 고급차의 상징으로 부호들이 주로 탔던 시절보다 그 위상이 확실히 떨어진 모습이었다. 이후 현대차는 5세대 그랜저인 그랜저 HG는 완전히 젊어진 그랜저를 본격적으로 표방하기 시작했다.


아슬란이 등장하게 된 이유는 여기서 찾아볼 수 있다. 그랜저의 세대층이 계속 젊어지다 보니, 그간 그랜저를 구매했던 중장년층들의 이탈이 시작된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이탈이 같은 현대차의 차량이었던 에쿠스나 제네시스로 이어진 것이 아니라 벤츠나 BMW, 아우디 같은 프리미엄 수입차로 이어지게 된 부분이었다.


→디자인 미쳤다고 난리 난 신형 그랜저 예상도

와 진짜 이렇게 나온다고? 신형 그랜저 예상도 살펴보니 이렇습니다

잠시나마지만

현대차의 기함을 담당했던 아슬란

결국 현대차는 중장년층들이 수입 업체로 이탈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그랜저보다 한 단계 높은 차량을 출시하기로 결정했다. 그 차량이 바로 아슬란인 것이다. 이후 제네시스가 독립적인 브랜드로 분리되고, 현대 제네시스 차량은 제네시스의 G80으로, 에쿠스는 G90으로 그 명맥을 이어가게 되어 아슬란은 현대차의 기함을 담당하게 됐다.


현대 아슬란은 3.0L V6 람다 Ⅱ 자연흡기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으로 최고출력 262마력, 최대토크 31.4kgm.f의 성능을 보였다. 최고 트림은 3.0L 대신 3.3L 엔진이 탑재되어 최고출력 290마력, 최대토크 35.kgm.f의 성능까지 보였던 차량이다.

옵션을 조금만 추가하면

제네시스를 살 수 있다

하지만 아슬란의 성적은 좋지 못했다. 당시 현대차는 아슬란에 대해서 제네시스보다 저렴한 가격대로 만나볼 수 있는 고급스러움을 매력 포인트로 집었다. 실제로 아슬란은 제네시스 DH와 유사한 인테리어, 부드러운 승차감을 위해 그랜저보다 느슨하게 세팅된 하체 등 형체 차량인 그랜저와의 다른 인상을 주는 차량이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아슬란에 옵션을 몇 가지 추가하면 제네시스 BH를 살 수 있는 금액대가 나오게 된 것이다. 아무리 제네시스 BH와 비슷하게 꾸며놨다 해도 제네시스는 FR 타입이었고 아슬란은 FF 타입이었으며 이 차이점을 무시하긴 어렵다. 같은 돈으로 아슬란과 제네시스 BH, 모두 구매가 가능했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당연히 아슬란보다 제네시스 BH를 택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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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체인지를 거친

그랜저보다도 부족했다

그렇다고 아슬란을 그랜저와 비교하기도 애매했다. 대부분 부품이 그랜저와도 호환될 정도로 그랜저와의 유사성도 컸던 아슬란. 아슬란이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시기는 그랜저가 그랜저 IG로의 풀체인지를 거치기 얼마 안 남은 시점이었다.


풀체인지를 거친 그랜저 IG는 차체 크기부터 아슬란을 압도했다. 때문에 당시 일부 소비자들은 아슬란보다 그랜저가 더 고급스럽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가격은 그랜저보다 비쌌으니, 소비자들은 굳이 아슬란을 선택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현대차가 아슬란에게 원한 것은 저렴한 제네시스의 포지션이었다. 하지만 실상은 그러지 못했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아슬란은 저렴한 제네시스가 아닌 값비싼 그랜저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결국 아슬란은 2세대 모델을 출시하지 못하고 단종되는 기구한 운명을 맞이하게 됐다.


아슬란은 오로지 중고차로만 구매 가능해진 현재에 들어선 나름 재평가를 받고 있는 차량이기도 하다. 신차 가격 기준으로는 가격 책정에서 큰 실패를 경험했지만, 세월의 흐름을 거쳐 어느 정도 감가를 맞은 아슬란은 중고차 구매를 희망하는 소비자들에겐 매력적인 차량으로 자리매김했다. 차량 자체만 보면 장점도 상당했던 차이니 말이다. 여러분들은 아슬란을 어떤 차량으로 기억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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