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전쟁이 일어났다. 이로 인해 현재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해 많은 나라들이 러시아에 대해 제재를 가하고 있으며, 한국 역시 늦긴 했지만 러시아 제재에 참가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는 회사가 한 가지 있다. 바로 현대차그룹이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러시아에서 점유율이 상당히 높은 편인데, 작년 8월에는 러시아 자국 브랜드인 라다를 꺾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현대차그룹에서도 러시아 시장을 꽤 신경 쓰는 편인데, 전쟁으로 인해 러시아 시장에서 꽤 손해를 볼 것으로 보인다.
2011년 본격 진출
현재 러시아 점유율 2위
현대차그룹은 2011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공장을 지으면서 본격적으로 러시아에 진출했다. 그 후 10년이 지난 현재 러시아에서 현대차그룹의 점유율은 2위를 차지하고 있다. 1위는 러시아 국영회사 라다다.
작년 8월에는 라다를 제치고 점유율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작년 8월 판매량을 살펴보면 현대차그룹이 3만 1,383대를 판매해 27.5% 점유율을 기록했다. 기아가 1만 7,277대, 현대차가 1만 4,106대를 판매했다. 반면 라다는 2만 9,127대를 판매해 25.5% 점유율을 나타냈다. 승용차뿐만 아니라 상용차도 꽤 판매되고 있는데, 특히 버스를 많이 사 간다. 심지어 국내에서 운행하던 중고 버스도 러시아로 많이 수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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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원가절감해서 쉽게 돈 벌어보려 했다가 결국 폭망한 비운의 차
러시아에서 한국 기업에 대한
이미지가 매우 좋은 편이다
현대차그룹이 러시아에서 꽤 인기 있는 이유 중 하나로 러시아 사람들 사이에서 한국 기업에 대한 이미지가 매우 좋은 편이다. 1998년 러시아는 초유의 경제 위기가 찾아왔다. 당시 외국 기업들의 러시아 내 생산량과 판매량 모두 하락세를 맞이했고, 소니를 비롯한 많은 기업들이 러시아에서 철수하면서 러시아 경제는 더욱 나빠지게 되었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삼성전자, LG전자 등 한국 기업들은 러시아 시장을 떠나지 않았다. 그 결과 러시아 내에서 한국 기업에 대한 이미지는 매우 좋아졌으며, 삼성전자는 러시아에서 8년 연속 가장 사랑받는 기업으로 선정되었다.
자동차 역시 마찬가지다. 2014년 미국의 러시아 경제 제재와 저유가로 인해 자동차 판매량이 급감해 위기를 맞이했다. 당시 GM 등 많은 자동차 업체들이 러시아에서 철수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오히려 러시아 시장을 공격적으로 공략했다. 쏠라리스 등 신차를 적극적으로 출시하고 공장을 계속 가동했다. 2016년 당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방문해 "기회가 다시 올 것이다. 어려움이 있더라도 러시아 시장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라며 투자를 계속 이어나갔다. 그 덕분에 러시아 자동차 시장은 되살아났고, 현대차그룹의 점유율은 높아졌다.
시아에서 사업을
더 확대하고 있는 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러시아에서 사업을 계속 확대를 하고 있다. 2019년 현대차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은 가동률이 119%로 해외 공장 중 유일하게 초과 가동률을 달성한 상태다. 즉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20년 현대차그룹은 폐쇄된 GM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인수해 생산량을 연간 20만 대에서 30만 대로 늘렸다. 러시아 수요에 대응하고 남는 물량은 유럽에 수출한다.
또한 작년에는 현대위아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엔진 공장을 준공해 현대차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에 엔진을 공급하고 있다. 그 외 다른 협력사들도 러시아 진출을 확대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러시아 정부가 요구하는 현지화 비율도 맞췄다. 또한 유럽으로 향하는 차량의 물류비도 절감할 수 있었다.
최근 러시아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최근 현대차그룹은 러시아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지난 1일 현대차 관계자는 "러시아 공장은 애초 3교대 근무를 1교대로 전환하려 했으나 이번 사태로 인해 공장 가동을 5일까지 중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공장 중단 이유에 대해서 부품 공급 차질이라고 말하지만 자동차 업계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경제 제재가 본격화되면 판매 수익마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르노 역시 같은 이유를 내세워 러시아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러시아 수출 차량에 대한
대금을 받기 어려워질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러시아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는 것 외에도 다른 공장에서 생산해 러시아로 수출하는 물량도 적지 않다. 한국의 러시아 주요 수출 품목을 살펴보면 승용차가 25억 4,900만 달러로 가장 비중이 높다. 그다음이 자동차 부품으로 15억 900만 달러다.
러시아로 수출된 물품에 대한 대금을 받기 위해서는 스위프트를 거쳐야 한다. 스위프트는 200여 나라의 1만 1천여 개 금융기관이 이용하는 국제 송금, 결제 시스템으로 외화 거래의 신뢰성을 높이는 역할을 하며, 하루 평균 4천만 개의 메시지가 오가면서 수조 달러의 거래를 성사시켜 금융 동맥에 비유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미국과 EU는 러시아에 대해 스위프트 제재를 결정했다. 이렇게 되면 달러와 유로화 결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수출을 해도 대금을 받기 어려워진다. 실제로 수출 대금을 못 받은 한국 기업이 나오기도 했다.
루블화를 직접 대금을 받으면 되긴 하지만 루블화 급락으로 인해 환차손을 보게 된다. 전쟁 이전에는 1달러당 70~80루블 사이를 유지했는데, 전쟁 발발 이후 1달러당 103루블까지 가치가 폭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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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목표 달성 어려워
손실 규모 4~5천억 원 전망
현대차그룹은 올해 러시아 완성차 판매량 목표를 지난해 대비 5% 증가한 45만 5천대로 잡았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올해 목표 달성은 벌써부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현재 5일간 러시아 공장 가동 중단으로 인해 4~5천 대 생산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향후 상황에 따라 생산 찬 질량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업계에서는 전쟁으로 인해 현대차그룹의 손실이 4~5천억 원 정도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올해 현대차그룹의 러시아 사업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할 수도 있다. 아이오닉 5 러시아 진출을 고려하고 있었는데, 이 또한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심각할 경우 러시아 내수 판매가 대략 30%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