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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코모 Mar 14. 2022

에디슨모터스는 정말 쌍용차를 인수할 수 있을까?

마힌드라 그룹의 쌍용차 포기 이후 인수 과정은 매우 험난했다. 처음에는 HAAH 오토모티브가 유력 인수 후보로 떠올랐으나 파산한 이후 에디슨모터스가 유력 후보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에디슨모터스의 규모로 정말 쌍용차를 인수할 수 있는지에 대해 논란이 발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영권 회장은 쌍용차 인수에 대해 자신감을 보였고, 작년 하반기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었다. 그리고 올해 1월, 법원에서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합병 본 계약을 허가했고 본 계약체결까지 완료했다. 남은 것은 채권단 동의뿐인데, 여기서 빨간불이 켜졌다.

채권 변제율을

미미하게 책정했기 때문

본 계약까지 완료하긴 했지만 마지막 단계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5일, 쌍용차가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한 회생 계획안에 따르면 2,320억 원 규모의 회생담보권과 558억 원의 조세채권은 관계 법령 및 청산가치 보장을 위해 전액 변제하고, 5,470억 원의 회생 채권의 1.75%는 현금 변제하고 98.25%는 출자 전환한다고 한다.


그리고 쌍용차가 법정관리를 신청한 후 발생한 채권단의 공익채권 규모는 2,300억 원인데, 이에 대해서는 향후 경영 환경이 개선되면 변제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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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로부터 부품 대금 등을 받지 못한 430여 개 협력업체로 구성된 상거래채권단(이하 채권단)은 채권 변제율을 미미하게 책정했다는 이유로 회생 계획안에 반대 표를 던지고 법정관리 연장을 요구할 계획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400억 원의 채권이 잡혔는데, 7억 원만 받으라고 한다"라며 협력사들이 부담을 감내할 테니 신차를 앞세워 회사 가치를 높인 후 인수자를 다시 모색하자는 의견을 동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50% 이상 변제율을 요구하는 채권단

에디슨모터스는 추가 자금 투입 안 해

이렇게 되면 에디슨모터스는 채권단을 설득할 수 있는 수준까지 변제율을 높여야 한다. 현재 채권단들은 50% 이상의 변제율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쌍용차 매각 대금으로 이를 감당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회생 채권이 5,470억 원이고 50% 이상 변제율을 맞추려면 최소 2,640억 원을 추가로 마련해야 한다.


출자전환 과정에서 주식 병합 비율 조정을 통해 변제율을 높일 수 있지만 그래도 50% 이상 맞추기는 어렵다. 채권단은 이렇게 해도 변제율이 6%에 그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더군다나 에디슨모터스도 채권 변제를 위해 추가 자금을 투입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상태다.

강 회장은 "쌍용차는 2021년 기준 청산가치가 존속 가치보다 2,300억 원가량 높다"라며 "2021년 약 3천억 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냈고 공익채권도 1천억 원이 더 발생하는 등 인수대금과 비교해 모두 따져보면 6천억 원 규모의 마이너스가 나 있는 상태”라고 바라봤다.


그는 “에디슨모터스는 이런 회생에 3,048억 원을 들여 빚을 일부 갚고 탕감도 받아서 회생시키려고 하는 것”이라며 “이미 바가지를 2배로 써서 인수하는 셈이다"라고 덧붙였다.

4월 1일 관계인 집회

이때까지 채권단 설득을 잘 해야...

4월 1일 관계인 집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회생담보권자의 4분의 3, 회생 채권자의 3분의 2, 주주의 2분의 1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회생 계획안이 통과된다. 만약 채권단이 동의하지 않는다면 회생 계획안은 부결되며, 법원은 추가 협상이 필요하다고 판단되거나 회생 계획안 변경이 가능하다면 채권단의 동의를 받아 추가적인 기한을 준다.


물론 회생 계획안이 법정 가결정족수에 미달하더라도 공익성이 크다면 회생 법원에서 강제 인가 결정을 내릴 수 있지만 이를 위해서 적어도 회생담보권자, 회생 채권자. 주주 가운데 1개 집단 이상에서 동의가 필요하다. 아울러 다수의 채권자가 회생회사의 갱생을 원해야 하는데 협력업체로 구성된 상거래 채권단이 모두 반대한다면 이런 법적 요건을 만족하기가 쉽지 않다.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를 최종적으로 인수하기 위해서는 우선 1차적으로 4월 1일까지 채권단 설득을 어떻게든 잘 해야 하는 상황이다.

자금력은 여전히

의문인 상태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에디슨모터스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당장 위에서만 봐도 채권단부터가 에디슨모터스를 여전히 믿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수 의사 밝힐 때부터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 바로 자금력이다.


우선 매출 규모가 작다. 에디슨모터스의 2021년 매출 자료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2020년 매출액은 897억 원이며, 영업이익은 27억이다. 반면 에디슨 모터스가 세미시스코를 인수해 사명이 변경된 에디슨 EV는 2021년 매출 325억 원, 영업이익 약 6억 원 정도다.

이에 반면 쌍용차는 작년 한 해에만 2,962억 원 적자를 기록했으며, 총 부채는 1조 9천억 원이다. 자본금은 작년 말에 전액 잠식된 상태다. 쌍용차 적자 금액만 봐도 에디슨모터스 매출보다 훨씬 많은 상태다.


일단 인수까지는 컨소시엄을 통해 약 3천억 원을 마련해 진행하긴 했지만 그 이후가 문제다. 쌍용차 상황이 지금처럼 계속되면 부채를 갚기는커녕 적자 매우는 것도 어려워진다. 에디슨모터스는 산업은행에 대출을 요구했지만 산업은행 측에서 난색을 보였고, 쌍용차 평택 공장 부지를 개발해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아이디어도 내긴 했지만 평택시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답을 내놨다. 그 외 해외 투자유치 및 유상증자, 회사채 발행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역부족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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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력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사람이 많다

기술력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에디슨모터스가 기술이 아예 없는 회사는 아니다. 역사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에디슨모터스의 전신은 한국화이바 버스사업부인데, 한국화이바는 1972년 설립되어 50년 된 회사로, 신소재 분야에서 강점을 보인 회사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방산업체로 지정이 되어 있다.


이후 차량사업부를 설립해 철도차량사업을 시작했으며, 2005년 국토교통부에서 한국형 저상버스 사업을 맡겨 프리머스를 개발했다. 신소재 개발 기업이라는 점을 살려 차체 부분을 유리섬유 복합소재로 만들었다. 가볍긴 하지만 사고 발생 시 수리비가 많이 든다. 이후 전기버스도 개발했는데, 무려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 전기버스였으며, 남산순환노선에 투입되어 몇 년간 운행했다.

하지만 기존 강자였던 현대자동차와 대우버스에 밀려 적자를 면치 못했으며, 결국 차량사업부를 버스사업부와 철도차량사업부로 분리 후 버스사업부만 중국 타이치그룹에 매각했다. 이후 2년 후 타이치그룹이 다시 매물로 내놓았으며, 강영권 회장이 운영하던 에너지솔루션즈에서 인수해 현재의 에디슨모터스가 되었다.


이로써 한국화이바와는 완전히 분리되었지만 신소재 기술은 함께 보유하고 있으며, 지금도 차체 부분은 복합 소재인 탄소섬유강화 플라스틱으로 만들고 있다. 또한 한국화이바 차량사업부 시절부터 기술 개발에 관여했던 임직원들도 재직 중이다. 그리고 자체적으로 BMS를 개발하기도 했다.

에디슨모터스의 기술력 논란이 나온 이유는 첫 번째, 프리머스에서 화이버드로, 그리고 스마트 110으로 두 번 페이스리프트 한 모델과 파생 모델인 스마트 110H 외에는 모두 중국산 차량을 반조립 상태로 들여와 국내에서 재조립한 것 때문이다. 심지어 BYD와 같이 그나마 인지도 있는 회사의 모델을 들여온 것이 아닌 중국에서도 중소기업에 속하는 차량을 가져온 것이다. 이 때문에 중국산 버스를 국산으로 둔갑해 판다는 말과 차량 개발 능력이 의심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두 번째는 그나마 한국화이바 당시 개발해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스마트 110 전기버스마저도 중국산 배터리 및 모터를 사용해 논란이 되었다. 원래 배터리는 당시 LG화학, 전기모터는 ZF사에서 납품을 받았지만 중국산으로 변경했다. 품질 테스트를 여러 번 진행했다고는 하지만 중국산이라는 점 때문에 신뢰성에 의문을 표하는 사람이 많다. 현재 전기모터는 자체 개발 중이라고 홈페이지에서 밝히고 있는 상태다.

신뢰를 주기 위해서

뭔가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에디슨모터스는 채권단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에게 신뢰를 주기 위해서는 뭔가 제대로 된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쌍용차에서 과거 생산된 차량을 전동화시키겠다나 향후 전기차 몇 종, 연간 얼마 생산하겠다고 밝히는 것보다 차라리 콘셉트카를 하나 만들어 모터쇼 같은 곳에 출품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말로는 누구나 다 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실체를 직접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에디슨모터스 내에서 스마트 S와 스마트 X를 개발 중인데, 둘 다 올해 출시 예정이라고 한다. 만약 이 차들에 대한 비전을 담은 콘셉트카를 작년에 열린 서울모빌리티쇼 등 전시회에 출품해 많은 사람들에게 홍보를 했었으면 지금보다 논란이 적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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