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작품 기록
無自覺 스스로 깨닫지 못했다. ‘나’도 소중한 ‘너’도.
소중한 순간도, 소중한 사람도 그저 아끼고 싶고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은 마음이 일종의 집착을 만들어낸다. 소중한 대상이 사람이라면 압박감을 느끼고 물건이라면 그 사용의 목적을 잃는다. 소중한 기억은 현실과의 괴리를 만들고 소중한 것을 소중하게 대한다는 합리화에 생각을 가둔다.
진공포장된 곰 인형은 소중한 대상의 표상이다. 변하지 않고 오래도록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오히려 대상의 형태를 변형시켰다. 진공포장지 속은 숨 쉴 공기가 부족하다. 세상은 변하는데 이곳은 마치 시간이 멈춘 것 같다.
소중함의 대상은 보호받는 환경 속에서 제시된 선택지를 선택하며 살아간다. 이것은 모두 ‘너’를 위한 일이다. 소중한 대상을 위한 일은 악의가 없기 때문에 잘못된 것이 아니다. 소중하게 대하는데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소중함의 대상이 답답하기도 마음이 아프기도 하다.
답답하고 마음이 아픈 것은 소중함을 받는 대상도 마찬가지다. ‘나’를 위한 것들이 ‘나’를 억압하고 존중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소중함을 주는 대상의 마음을 알기에 모든 것을 뿌리칠 수 없다. 소중함이라는 말 하나로 서로가 만들어내는 감정의 골을 깨닫지 못한다.
소중함의 대상이었던 ‘나’는 부담이 되고 답답했다. 무언가를 해내야 되고 보답해야 될 것 같았다. 무엇보다도 ‘나’를 위한 선택지가 없어 보였다. 나의 소중한 대상들에게는 미안하고 답답했다. 더 나은 환경과 선택지를 줄 수 없어서 그리고 답을 말해줘도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아서.
‘나’는 가끔 소중한 이에게 너를 위한 말이라며 ‘나’를 위한 말을 한다. 나의 마음이 편해지기 위해 나의 책임을 덜기 위해. 소중한 사람이 행복하길 바란다면 ‘나’를 위한 말들을 멈추고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믿어주는 힘이 필요하다. 소중한 이가 행복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하는 말들로 소중한 이를 행복하게 만들 수 없다. 스스로가 깨달을 때, 비로소 행복으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