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소울메이트를 사람들은 개라고 부른다.
9년 전 그 날에는, 개였다.
9년 전 그 날에는, 개였다.
9년 전 겨울 어느 날,
아직도 또렷하게 기억하는 그 날.
네가 내 곁에 오던 날.
나의 예쁜 23살이 끝나가던 그 날.
그때까지만 해도, 나의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게 될 줄 몰랐던, 그 날의 냄새와 공기마저 아직 생생하다. 공기는 차갑고 바닥은 이미 내린 지 한참이 지난 눈으로 인해 질퍽거렸다. 그 시기의 딱 내 심정 같은 날이었다.
두툼한 네이비 점퍼에 빨간색 목도리를 매고 너를 처음 보았다. 어제 내렸던 흰 눈처럼 너의 속눈썹은 새하얗고 풍성했다.
나는 발그레해지는 내 볼의 온도를 느낄 수 있었다. 나는 너를 보고 꺅하고 소리를 질렀고 너와 사랑에 빠졌다.
하지만 나는 그때까지 전혀 알지 못했다.
너로 인해 나의 삶에 어떠한 바람이 불어오게 될 줄은. 그 바람이 나의 영혼을 얼마나 깨끗하게 치유해 줄 줄은.
고등학교 졸업식을 앞두고 바로 취업과 독립을 하고, 이미 사회생활 3년 차를 끝내갈 무렵의 나는, 내가 중요했다. 어린 나이지만 나 스스로 잘 먹고 잘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에겐 한 가지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다.
외로웠고, 외로웠다.
나를 위해서 네가 필요했다.
9년 전 그날의 너는, 그저 개였다.
어렸을 적부터 항상 키우고 싶었던, 그저 귀여운 강아지였고 외로움이 나를 덮쳐올 때마다 그 무게를 감당하기가 힘들어 내가 나에게 주는 선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