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5. 190104. 세상의 모든 조약돌들은 - 이

by Anthony

[0104] 세상의 모든 조약돌들은 by 이가림


지금

세상의 모든 조약돌들은

저마다 하나만의 희망을 꿈꾸고 있다

사랑하는 이의 주머니 속에 들어가

정다운 손으로 만져질 수 있기를

아니

더 이상 숨쉴 수조차 없이

온통 감싸여 달아오르는

한 개 기쁨이 되기를


하지만 세상의 모든 조약돌들은

저마다 저마다의 슬픔에 파닥거리며

조금씩 닮아져간다

나의 얼굴이 아닌 얼굴

너의 얼굴이 아닌 얼굴로

서로 기대어

잠시 낯선 체온을 나누어 갖는

서글픈 봉별(逢別)의 순간들

그 틈새에 모래가 되어

흩어진다


지금 세상의 모든 조약돌들은

목마르게 기다리고 있다

무서운 망각의 저쪽

어둠으로 사라지기 전

저마다 제 이름이 조약돌이라고

누군가

단 한번 그렇게 나직이

불러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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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단 한 번 그렇게 나중에

불러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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