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6. 210215. 호수 - 이형기

by Anthony

이형기, 호수

어길수 없는 약속처럼
나는 너를 기다리고 있다
나무와 같이 무성하던 청춘이
어느덧 잎 지는 이 호숫가에서
호수처럼 눈을 뜨고 밤을 새운다

이제 사랑은 나를 울리지 않는다
조용히 우러르는
눈이 있을 뿐이다

불고 가는 바람에도
불고 가는 바람처럼 떨던 것이
이렇게 잠잠해 질 수 있는 신비는
어디서 오는가

참으로 기다림이란
이 차고 슬픈 호수 같은것을
또 하나 마음 속에 지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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