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5. 210505. 꽃 - 정여민

by Anthony

꽃 / 정여민

꽃이 얼굴을 내밀었다.

내가 먼저 본 줄 알았지만
봄을 쫓아가던 길목에서
내가 보아 주기를 날마다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먼저 말 건 줄 알았지만
바람과 인사하고 햇살과 인사하며
날마다 내게 말을 걸고 있었다.

내가 먼저 웃어 준 줄 알았지만
떨어질 꽃잎도 지켜 내며
나를 향해 더 많이 활짝 웃고 있었다.

내가 더 나중에 보아서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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