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우 Oct 23. 2022

엄마의 틈새 공부법

멀티 플레이가 가능한 엄마의 능력 발휘

엄마이며 동시에 수험생인 사람에게 제일 부족한 것은 시간이다. 물리적으로만 계산해도 다른 합격생들이 타이머에 찍는다는 열 시간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틈새 시간을 제대로 활용하는 수밖에 없다.


우리가 낼 수 있는 틈새 시간은 집안일을 하는 시간이다. 나는 설거지를 할 때는 영단어 어원 강의를 주로 들었다. 긴 호흡의 수업이 아니어서 설거지를 하면서도 들을 만했다. 어원 강의를 들으며 함께 단어를 외우면 그냥 외우는 것보다 머리에 훨씬 잘 남아서 추천할 만한 방식이다. 영단어 어원 강의가 질리면 국어의 고유어나 한자 강의를 듣는 것도 좋다.


빨래 널 때 듣기 좋은 수업은 문학 강의였다. 문학 강의는 따로 시간을 내서 듣기에는 부담이 되기 때문에 틈새 시간에 라디오 듣듯이 들었다. 작가나 작품에 대한 설명이어서 재미있기도 했고 가볍게 들을 수 있어서 화면을 간간히 보면서 빨래를 널었다.


수험생이 아니라면 아이와 있을 때 다른 일을 하며 놀아주면 안 되지만, 수험기간에만 예외를 두자. 아이와 함께 있을 때도 종이에 국어 어휘나 영어 단어를 써서 들고 외울 수 있다. 엄마는 멀티가 가능하니 최대한 활용해보자.


그리고 블루투스 이어폰이 아주 유용하다. 몸이 너무 힘들 때는 누운 상태에서 강의를 들은 적도 있었다. 물론 금세 잠이 들 가능성이 아주 높기 때문에 추천하지는 않는다. 잠자기 전에도 항상 귀에 강의를 틀고 잠이 들었다. 거의 눕고 5분 뒤엔 잠이 들기 때문에 강의를 듣는 것이 효용이 있는가 싶긴 했지만, 무의식의 내가 들어주겠지 생각하며 항상 귀에 꽂고 잠이 들었다.  


공부를 시작하고 거의 일 년은 주말에 공부를 하지 않았다. 아이를 키우며 내내 회사를 다녔어서 아이와 처음으로 온전히 함께 있는 시간도 소중했다. 주말에는 온전히 아이와 보내고 싶어서, 아이의 친구와도 자주 만나고 놀러도 많이 다녔다. 대신 공부의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주말에도 간단히 할 수 있는 단어 외우기를 했다. 혼자서는 할 수 있는 의지가 없어서 스터디에 들어가서 팀원들과 같이 외웠다. 종이에 그날 외울 국어와 영어 단어를 써서 화장실에서나 시간이 날 때 틈틈이 외우는 방식으로 공부의 흐름을 유지했다. 단어 외우기는 강사님들이 어플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으니 어플을 활용하면 더 좋다. 어플을 활용해서 외우고 문제풀이까지 할 수 있다.


여기서도 엄마로 살아온 경험이 빛을 발한다. 회사를 다니 가정일을 돌보고 아이를 양육하며 단련된 멀티플레이의 실력으로 공부도 해낼 수 있다. 꼭 한자리에 꼬박 앉아서 열 시간 공부하지 않아도 합격할 수 있다. 틈틈이 쪼개어진 십 분, 이십 분이 모여서 합격으로 가는 실력이 만들어진다. 엄마는 할 수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