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 나 또한 무언가를 시작하기 전 다짐만 100번째 하는 "아가리 갓생러"였다. "내일부터 갓생이야", "이 정도면 열심히 살았다"의 자위로는 나의 불안함을 없애지 못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마케팅을 하며 기획 관련 책을 읽고, 자기 계발서를 들여다보는 것. 그리고 그것에 대한 영감을 영감 계정에 남기는 것, 그리고 바디 프로필을 준비(이 글을 쓰는 지금은 디데이가 62일 남았다.)하며 운동을 하는 것. 이것저것 많이 하고 있지 않냐고? 하지만 이 정도로는 나의 불안감을 상쇄시켜주지 않았다. 나의 취향과 이야기를을 쌓아갈 수 있는 글들을 남기고 싶었다.
2. 왜 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필요해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서 하고 싶진 않았다. 그 핑계로 지금까지 기록을 미루었었다. 인스타그램을 보던 중 "내가 오늘 갑자기 죽게 되었을 때 남은 게 수신자 불명인 메일밖에 없다면 너무 슬플 것 같다"라는 글을 보았다. 갑자기 울컥한 감정이 끌어올랐다. "이 사람은 어떤 사람이구나"를 파악하게 되는 것은 실제로 만나서 많은 시간들을 함께 보내거나, 그 사람의 족적(글, 이력)을 밟아가다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의 색깔과 이력들은 나를 설명하기에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어떤 것을 배우려 하고 어떤 일들을 하고 싶은 지.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에 대한 내 사고가 형 체화되어있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나의 색깔을 분명히 하기 위해 기록을 시작해야겠다고 느꼈다.
3. 뭘 쓸건대?
6개월 동안 방치하여 먼지 쌓인 내 브런치 계정을 돌아봤다. 하얀색 배경이 눈에 띄었다. 내가 지금 가장 관심을 두고 배워가는 것들, 살아가면서 놓지 않아야 하는 태도, 그리고 나에 대한 이야기. 기록하고 싶은 여러 가지가 떠올랐다. 쓰고자 하는 것을 정하니 망망대해에서 목적지로 향하는 나침반을 얻은 느낌이었다.
지금까지 내 에너지는 어떤 방향으로 향하고 있었을지 생각해보았다. 현재를 살아가는 데에 에너지를 많이 쓰고 있었고, 그것은 현재를 만족시킬 뿐 미래의 확실함을 담보해주진 않았다. 일정 수준 이상의 업무성과를 보이며, 건강하게 일상에서 행복을 놓치지 않는 것. 그리고 나의 이야기를 남기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