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적막이 싫어
무력한 약물로 멈춰버린 짐승처럼
박제가 되는 게 싫어
이 시공간에 묶여 꽂히는 게 싫어
위로 뜨면 날았고
눌리면 짓눌렸지만
공중인지 바닥인지
전후좌우도 구분 안 가고
모든 감각이 없어진다.
없는지 있는지도 모르겠다.
무서움이 없는 무서움
통증 없는 통증
이대로 물병에 담기어
올라가지도 내려가지도 못할 것 같아
너무 무섭다.
머릿속과 생각이 물감처럼
천천히 풀어져 흩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