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6) 마취

by 메아리

이 적막이 싫어


무력한 약물로 멈춰버린 짐승처럼

박제가 되는 게 싫어


이 시공간에 묶여 꽂히는 게 싫어

위로 뜨면 날았고

눌리면 짓눌렸지만

공중인지 바닥인지

전후좌우도 구분 안 가고

모든 감각이 없어진다.


없는지 있는지도 모르겠다.

무서움이 없는 무서움

통증 없는 통증

이대로 물병에 담기어

올라가지도 내려가지도 못할 것 같아

너무 무섭다.


머릿속과 생각이 물감처럼

천천히 풀어져 흩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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