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공전과 침범의 꿈을 꾸는가

하늘과 물리법칙에서 보는 인간의 거리

by 메아리


왜 사람은 가까워지려고 하다가 상처를 받고, 너무 빠르게 떨어지는데, 자연 속에서는 행성이 궤도를 지켜 운행하고, 분자들 사이의 최소한의 거리에서 움직이는 것을 보면서 의아했다.

가까이 다가가지 않고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자연의 법칙인 걸까?


나는 항상 사람들 사이의 관계가 ‘지금은 너무 빨라. 조금 더 천천히 와줘’가 아니라 ‘좋아, 싫어’로만 끝나는 것이 항상 의아하고 불만이었다.

인간은 모두 화합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던 걸까? 정말 바벨탑 이후로 사람은 반목하고만 살아야 하는 것일까? 답답한 마음에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


하늘의 별들은 답을 알고 있을 것이다.라고 생각했었으나, 일단 하나의 예시로 놔두자. 하늘의 천체들은 -행성과 항성에서부터 더 거대하게는 은하, 은하단에 이르기까지- 서로를 당기는 중력과 벗어나려는 원심력으로 아슬아슬하게 이어져 있기 때문이었다. 서로가 우리에 비하면 너무나 거대해서, 그만큼의 공간을 확보하지 않고서는 공간마저 비틀려 사라질 수도 있을 것이었다. 그래서 별들은 서로 잡아당기는 중력과 원심력으로 서로의 거리를 유지했다. 이제 고개를 내려 현미경 안을 보았다.


모든 것을 구성하고 있는 원자와 분자는 어떨까? 이 안에서는 별처럼 끌어당기는 인력도 있지만, 서로의 공간을 침범하지 못하게 밀어내는 척력이 작용했다. 이 보이지 않는 벽이 분자 간의 최소한의 거리를 유지했다. 아아, 그러고 보니 화학 시간에 반데르발스의 힘이라고 들어본 적이 있다. 분자들은 마치 스윙을 추듯 서로 멀어지고 가까워지며 춤을 추었다. 고개를 들어 굉음과 빛이 터지는 곳을 보았다.


그곳에는 작은 중성자 하나가 그에 비하면 거대한 우라늄에 부딪혀 그 구조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순식간에 계속 분열해서 터지는 광경이 있었다. 나는 그것을 눈이 멀듯한 빛, 모든 것을 날리는 열풍, 모든 것을 스러지게 만드는 방사능으로 볼 수 있었다. 핵심으로 파고드는 것이 좋은 줄 알았던 나는, 도시 하나가 사라지는 것을 보면서 입을 다물었다.


눈을 감았다 뜨자, 카페 의자에 햇빛을 받으며 앉아 있다. 최적의 힘과 거리를 지킬 때, 아름다운 천체의 궤도, 분자들의 춤과 그에 따른 성질이 생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런 진실들을 몸에 익히는 것은 인간관계에서 느끼던 인력과 척력의 흐름을 잘 타며 동참할 수 있게 됨을 의미했다.


하지만 때때로, 필요할 때 내가 중성자가 되어 깊은 핵으로 깊숙이 들어갈 필요성도 있다는 것 또한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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