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HIFT
교사가 학생의 강점 즉 문제 아닌 점을 찾아낼 수 있는 눈을 가지게 되면 학교 생활에서 얻을 수 있는 장점이 많다. 학생에게서 문제나 단점보다 좋은 점이 눈에 띄어 무엇보다 덜 피로하다. 학생들이 어떤 문제를 일으키고, 누구와 다투는지 주도면밀하게 찾던 행동을 그만둘 수 있어 긍정적인 무드로 학생들과 지낼 수 있다. 학생들과의 암묵적인 씨름과 줄다리기에서 벗어날 수 있고, 문제를 해결하느라 쏟던 에너지를 아낄 수 있어 조금 덜 우울하고 고통스러움도 덜하며 전에 비해 평온하게 지내는 것도 가능해진다. 그러는 동안 아이들에게서 문제행동이나 공격적인 모습이 서서히 줄어드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며, 학생들은 어제보다 오늘 선생님을 더 따르고, 잘 웃고 훨씬 덜 다툴 것이다. 믿기지 않을지도 모른다, 거짓말 같아서.
그런데 이런 학급은 그저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그 방법이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다. 사실 무척 쉽다. 이런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교사가 학생들이 저지르는 실수나 문제 행동을 찾아 기록하기 전에‘아이의 문제 아닌 점’을 수집하는 일을 먼저 하면 된다. 순서를 바꾸어도 상관없다. 동시에 양면을 기록하거나 문제를 기록하고 후에 문제 아닌 점을 찾아도 된다. 다만 주의할 일은 아이들에게서 문제 아닌 점을 찾을 때는 주의 깊게 살펴야 보인다는 것을 기억하고, 만약 문제 아닌 점이 보인다면 아주 자세하게 기록하라는 것이다. 한 곳을 집중하면 여기에서 시작해 고구마 덩굴처럼 강점이 줄줄 따라올라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학생의 다양한 모습을 살피되 그 순간에는 교사의 편견이나 선입견을 배제해야 한다. 이렇게 열린 관찰을 통해 학생의‘문제 아닌 점에 관한 목록’ 다시 말해 학생의‘강점 목록’을 채워가는 일은 다양한 관계에서 교사의 든든한 지원군이 된다. 학생과의 관계에서 교사로서 자존감을 갖도록 도울뿐 아니라 학부모와의 관계를 부드럽게 만드는 도구도 된다. 그렇기 때문에 교사는 학생 한 명 한 명에 대한 강점 목록을 지속적으로 추가하는 것이 좋다. 직접적으로 만날 수 없는 환경이라 하더라도 면밀하게 관찰하면 ‘문제 아닌 점’을 찾을 수 있으니 반드시 찾아내야 한다. 가령 화상이나 혹은 온라인 상으로 과제를 수행하고 교사와 상호작용하는 모든 과정에서도 학생을 파악할 기회는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학생의 강점 목록을 만드는 일이 불가능하다고 말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리고 강점 목록을 만들 때는 그 아이의 강점, 장점, 칭찬할 만한 내용뿐 아니라 ‘문제가 아닌, 문제 되지 않는 모든 것’이 포함된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는 학교 교사뿐 아니라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에게도 해당되는 내용이지만, 여기는 선생님으로서 우리가 어떠해야 하는지 나누는 자리이므로 부모보다 교사인 우리가 먼저 기억하고 실천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문제를 먼저 발견하는 환경에서 자랐고 문제를 먼저 보는 눈을 키웠기 때문에 현상과 사람들에게서 문제를 먼저 보는 방식에 익숙하다. 그리고 문제 아닌 점을 먼저 보아야 한다고 다짐한다고 하더라도 하루아침에 그렇게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교사로서, 지금 이후의 선택은 자신에게 달린 일임을 알아야 한다. 적어도 내 눈 앞에서 벌어지는 상황, 내 앞에 앉은 학생에게서 무엇을 먼저 볼 것인지 선택할 책임은 교사인 자신에게 달려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곤란하다. ‘너는 내 반 학생이므로, 네가 잘하면 선생인 내가 칭찬하겠다’는 생각은 교사와 아동의 관계를 선생님인 내가 아니라 아동이 주도하는 것이라고 보는 태도와 같다. 학생이 하는 대로, 그에 대해 반응하는 방식으로 끌려다니겠다는 소극적인 태도와 다르지 않다. 교사는 적극적으로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러니 그대가 선생님이라면, 기다리기 전에 좋은 것은 먼저 시도하는, 앞 서 걷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교사는 아이가 칭찬받을 일을 하지 못하더라도 칭찬받고 성공할 수 있는 경험과 기회를 만들 수 있는, 대단하고 멋진 권한을 가지고 있다. 그런 기회를 창조할 수 있는 것은 교사가 가진 굉장한 역할 중 하나이다. 그러므로‘학급 아이가 먼저 선생인 나에게 예의 바르게 인사하면 그때 내가 인사를 받겠다’는 생각보다는, 아이를 마주치면 선생인 내가 먼저 큰소리로 “얘들아 안녕~”하면서 먼저 웃는다고 생각하라. 그러면 아이들도 인사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자극과 반응의 순서를 바꿀 수 있는 사람이 선생님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라.
교사로서 아이를 만나는 일은, 직장인으로서 주어진 일을 처리하는 것 그 이상의 의미가 있는 일이다. 사람들의 마음에서는 그 의미가 퇴색되었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적어도 선생님인 우리는 그 가치를 가벼이 여기지 않아야 한다. 반갑지는 않더라도 학교에서 겪는 수많은 좋고 나쁜 일과, 보람차고 억울한 일은 내 삶에 찾아온 손님 같을 수도 있다. 준비되지 않은 시간에 불현듯 방문하는 손님이 있겠지만, 멋지고 우아하게 손님을 초대할 수도 있는 것이 우리의 삶이다. 교사가 되었다는 것은, 아프고 힘들지만 한 걸음 성장하고 성숙하는 어른으로서의 삶의 영역으로 들어섰다는 것을 말하는 것인지 모른다. 교사가 된다는 것은, 그런 책무로 가득 찬 숲을 헤치며 성큼성큼 나아가는 삶을 선택했다는 것일지도 모른다.
햇살이 좋은 3월 오후, 음악을 틀고 데크에 앉아 있자니 봄바람은 살랑거리고 이름 모를 새들이 막 피어나기 시작한 매화와 소나무 사이를 어지럽게 날아다닌다. 어느덧 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