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향

사라진 뒤에도 귀에 남는 하루

by 초연

시계는

아직 움직이는데

오늘은

이미 끝난 것 같다


마시다 남은 물은

식어 있고

의자는

내 몸을 기억한다


잘했다는 말도

아쉬웠다는 생각도

이 시간엔

같이 무게를 잃는다


남는 건

말하지 못한 문장 하나


그건

후회도 아니고

다짐도 아니다


그저

오늘이

지나갔다는 사실이

아직

귀에 남아 있을 뿐이다


나는

불을 끄지 않고

조금 더

어둠을 듣는다


아무도 부르지 않지만

확실히

무언가가

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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