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굳이 돌아가는가
실시간 네비를
켜고 출발한다
이미
수십 번 가 본 길
파란 선이 말한다
지금은 이쪽이 빠르다고
나는 웃는다
“여긴 내가 더 잘 알아”
네비를 무시하고
익숙한 골목으로 들어선다
처음엔
괜찮다
그다음 신호,
그다음 신호,
그리고 멈춘다
차는 움직이지 않고
후회만 앞으로 간다
그제야
파란 선을 다시 본다
네비가 틀린 게 아니라
내 자존심이
길을 막고 있었다
살다 보니 안다
우리는
길을 몰라서 늦는 게 아니라
이미 아는 걸
굳이 증명하느라
돌아간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