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도착한 약속

피지 않은 꽃이 먼저 알려준 계절

by 초연

눈이 아직
계절을 정리하지 못했는데


목련 가지 끝에서
솜처럼 감싼
하얀 주먹 하나


추위를 견디는 법을
이미 배운 얼굴이다


피겠다는 말도 없이
봄이라는 단어를
입 안에 물고


가장 추운 날에
가장 먼저
꽃의 모양을 연습한다


아직 피지 않았는데도
사람들은
벌써
고개를 올려다본다


이전 22화셀프 염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