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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석대건 Dec 16. 2019

감탄하는 곰

영화 ‘패딩턴1'은 착실하게 관객의 마음을 녹여준다.


너무 편안하다. ‘손잡아줬으면’ 할 때 잡아주고, ‘말을 들어줬으면’ 할 때 들어주고, ‘안아줬으면’ 할 때 안아준다. 잡아주고, 들어주고, 안아주는 행위는 감탄으로부터 비롯된다. ‘너가 정말 그렇구나’라는 감탄. 영화 내내 패딩턴이 내뱉는 감탄하는 말이 인상 깊었다.


언제부터였을까? 알고도 모른 척 한 적이 많았다. “오늘 패션이 좋네요.”, “멋진 글이네요.”, “점심이 참 맛있네요.” 섣불리 넘겨짚지 않고 새로움으로 조우할 때, 우리는 감탄한다. 아쉽더라도 떠날 줄 알고, 기꺼이 헤어졌더라도 우연처럼 다시 만났을 때, 우리는 감탄한다. 충실하게 나의 일상과 삶을 이어가며 불현듯 기적을 마주칠 때, 우리는 감탄한다. 그렇다. 감탄하는 행위는 타인의 행복과 더불어 나의 기쁨을 구하는 것(함정임)이다.


패딩턴 같은 곰을 만난다고 상상해봤다. 아마 ktx가 서는 곳일 테니, 그 곰 이름은 ‘용산’ 정도 되려나.(18.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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