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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okdaegeon Oct 23. 2022

사랑하지 않을 수 없어서

우리 에디는 정말 예쁘고 귀여워서 말도 못 한다. 예뻐서 이미 다했는데 귀여우니 답도 없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렇게까지 사랑할 수 있는 이유가 그저 그뿐이었다면 애정은 눈앞에서 뿐이었을 게다.


여전히 뽀뽀하고 싶고 만지고 싶은 이유는 따로 있다. 그건 에디가 내게 사랑을 갈구해서다.


에디는 자신을 사랑해주길 원한다. 적극적으로 갈구한다. 저렇게 자다가도 어느 순간엔 날 보고 있고 누워 있으면 어김없이 내게로 와 머리를 들이밀고 벌러덩 누워 배를 내민다.


하기사 그것도 한두 번이지 가끔은 귀찮기도 하다. 노트북 화면 가리는 건 일상이고 때때로 책상에 올라와 일을 방해하기도 한다. 어떤 때는 밀어내야 할 만큼 달라붙어서 미안할 정도다. 그런데 그래도 다시 올라와 붙어댄다. 어떻게 이렇게까지 사랑을 원할까.


그런데 그건 이유가 없다. 그래 사랑이 이유가 없지. 그게 결론이다. 굳이 글로 적자면 자신이 사랑을 받자면 자신부터 사랑을 해야 된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사랑받기 위한 행동을 한다. 그저 집에 오면 반갑다고 표현하고, 나가려고 하면 아쉽다고 따라오고, 움직이면 같이 가자 따라오고.


무엇보다 가장 사랑스러운 건 사랑받을 줄 안다는 것이다. 따뜻한 걸 좋아해 따뜻한 공간을 주면 곧장 달려와 쏙 들어간다. 받는 사랑보다 주는 사랑이 크고 그 응답은 더 큰 사랑을 부른다. 정말 우리 에디는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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