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는 날에 비가 온다는 사실을
나는 받아들일 수 있다.
비가 오는 날에 내게 우산이 없다는 사실을
나는 받아들일 수 있다.
비가 오는 날에 기다려주는 사람이 없다는 사실을 나는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비가 오는 날에 불을 켜지도 않코서
가만히 있는 나를 받아들일 수 없다.
하지만
비가 오는 날에 돌아갈 곳을 바라보지 않는 체
멍하니 걷는 나를 받아들일 수 없다
하지만
비가 오는 날에 내게서 그 사람이
나를 떠나갔다는 사실을 나는 받아들일 수 없다.
우습게도
나는 알고 있다.
우습게도
나는 알고 있다.
너무나 우습게도
나는 알고 있다.
이것도 저것도 그리고 그것도 모두가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무엇이라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