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8. 셀프인테리어 디테일 과정

by 유자와 모과
베란다.jpg


실내 인테리어는 바탕이 중요하다. 바탕이 깨끗하면 그 위에 무얼 더해도 분위기가 산다.

집을 수리하며 나는 흰색과 원목으로 색을 맞추었다.

이전 집에서 가져온 가구가 원목이었기 때문이다.


벽과 천장은 따뜻한 흰색으로 바닥은 밝은 나무색으로 했다. 몰딩에 붙일 필름지도 따뜻한 흰색이었다.

부엌 상판도 원목으로 골랐다. 문 손잡이는 원목과 색감이 비슷한 황동으로 골랐다. 보조 조명도 마찬가지였다.

침구와 커튼은 흰색과 베이지색. 톤 앤 톤에 맞춰 집에 옷을 입혔다.

색감을 통일하면 집안이 단정해진다.


장식품은 초록 식물. 초록은 생동감을 준다.

자연에서 온 것은 그 자체로 에너지가 있다.

포인트로 쓸 물건은 홀수로 배치하는 게 좋다.

액자라면 3개 혹은 5개를 함께 모아 놓는다.

소파 쿠션도 마찬가지다. 짝수로 놓을 때보다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작은 공간에는 작은 가구가 어울린다.

작은 집에 사람보다 큰 가구를 놓으면 시선을 가로막아 답답하다.

대형 화분도 마찬가지다.

천고가 높지 않다면 덩치 큰 물건은 신중하게 들이자.


부엌 벽에 타일을 붙일 때 폴리싱과 포세린 사이에서 고민하게 된다.

폴리싱은 윤이 나는 발랄한 녀석이다. 포세린은 광이 나지 않는 침착한 타일이다.

요리할 때 기름이 튀고 먼지가 묻기도 하기에 청소를 고려하면 폴리싱이 낫다.

하지만 포세린이 더 아름답다.


이전 집은 폴리싱 타일로 마감되어 있었다.

이번 집은 포세린을 선택했다. 상부장을 달지 않았기에 아름다움이 중요했다.

반무광도 있었지만 완전 무광을 선택했다.

하나만 실천하면 된다.

요리 후에 가스레인지 주변 벽 닦아주기.

바쁘다면 일주일에 한 번도 괜찮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잘 닦인다.

타일 크기는 600*600이 좋다.

40평대라면 그보다 큰 사이즈를 택하겠다.


원목 상판을 올리고 싶다면 역시 하나만 실천하면 된다.

상판 위에 수시로 튀는 물 닦아주기.

바쁘다면 원목으로 고르지 말자.

원목 관리가 쉽다고 말하지는 못하겠다.


살림이 취미라면 감당할 수 있다.

집에서 요리를 거의 하지 않는 사람도 감당할 수 있다.

이도 저도 아니라면 인조 대리석이 낫다.

정리가 취미인 내게 원목 상판은 최고의 선택이다.

여기는 집인가 카페인가.


부엌 상하부장은 이케아가 품질과 가격 면에서 월등하다.

이곳저곳 상담을 다녀보면 알게 된다.

다만 이케아는 설치만 해주기에 시공시 발생할 수 있는 요소는 본인이 미리 점검해야 한다.


욕실에 줄눈을 해야 한다면 케라폭시를 고려해보라.

대개 욕실이나 베란다는 반짝이는 폴리우레아로 시공되어 있다.

케라폭시는 무광 시멘트를 바른 느낌이다.

폴리우레아 줄눈은 손톱으로 눌러지지만 케라폭시는 단단하게 굳어 있다.

단단하니 물때가 끼지 않는다.


단점은 가격이다. 일반 줄눈보다 두 배 비싸다.

시공 후 마르는데도 4일이 걸린다.

그동안 화장실을 사용할 수 없으니 공사 일정을 잘 짜야 한다.


가격 부담 때문에 다른 곳은 폴리우레아로 하고 공용욕실만 케라폭시를 시공했다.

한 달 동안 바닥 청소를 하지 않아도 멀쩡하다.

물이 닿아도 줄눈 부분이 매끈거리지 않으니 보기에도 좋다.

화장실이 호텔 같다.


인테리어 시공 과정에서 마지막은 도배다.

조명과 순서가 헷갈릴 수 있다.

예전 집을 고칠 땐 조명을 마지막에 넣었다.

도배사가 일이 끝난 후 원래 조명을 다시 달아 놓았다.

그때는 조명을 바꿀 거라고 말할 생각도 못했다.


다음날 조명 기사님이 오셨다.

보조 조명 중 하나가 원래 달려 있던 조명보다 크기가 작아 새로 바른 도배지 사이에 틈이 생겼다.

그때 알았다. 도배가 마지막 공정이어야 한다는 걸.

도배 후에는 말리는 시간이 필요하다.

적어도 하루 뒤에 이사짐을 넣자.


지저분한 문짝을 필름지로 바르는 것과 문짝 바꾸는 비용이 별 차이가 나지 않을 수도 있다.

ABS 도어로 문짝 다섯 개를 새로 다는데 100만원이 들었다.

예림도어에서 했다. 문틀 몰딩을 문짝 필름 색과 맞추면 된다.

필름 작업할 분께 필름 번호를 알려주면 된다.


바닥은 크게 나무 재질과 타일 재질로 나눌 수 있다.

깨끗함만 따지면 폴리싱 타일이 낫다.

지인은 폴리싱 타일을 깔았는데 집이 반짝반짝 빛나더라.

추위에 약한 나는 보는 것만으로도 춥다.

가족들이 몸에 열이 많다면 괜찮을 것 같다.


나는 밝은 색 강마루를 선택했다.

원목마루에 시선이 가지만 견적 비용을 받으면 마음이 겸손해진다.

바닥이 밝으니 집도 환해진다.

공간도 넓어 보인다. 엄마는 눈이 부시다고 한다.

단점도 있다. 머리카락 한 올도 그대로 보인다.

청소와 친한 사이가 아니라면 밝은 바닥은 피하길 바란다.


집사고 고친 이야기 끝.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7. 셀프 인테리어 심화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