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로 사람을 판단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

동생분이 말이 없으셔서 말 한마디 못 하는 순진한 사람인 줄 알았어요

동안 의사의 놀라운 실력

얼마 전 형에게 응급실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형은 운동 부상으로 통증클리닉을 다녀왔는데도 통증이 심해져 저녁 늦게 정형외과 전문병원 응급실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막 의대를 졸업한 것처럼 보이는 20대 후반의 동안 의사를 보고 당황했다고 합니다. 너무 어려 보여서 본능적으로 실력을 의심했던 거죠.

그런데 그 의사는 형의 신상을 확인하고는 "여기가 아프십니까, 형님?" 하며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풀었고, 어깨에 주사 두 대를 놓았습니다. 형은 상황이 웃겨서 어쩔 줄 몰랐다고 합니다.

놀랍게도 10분 후 통증이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처음엔 경험 없는 신입 의사라고만 생각했는데, 단 두 대의 주사로 이렇게 효과를 볼 줄은 상상도 못 했던 겁니다. 형은 그날 이후 다짐했습니다. "앞으론 절대 외모만 보고 실력을 판단하지 말아야겠다."

저도 형의 이야기에 깊이 공감했습니다. 저 역시 나이에 비해 어려 보이는 편이라 사람들이 제 외모만 보고 능력을 의심하는 경험을 수없이 했기 때문입니다.


편견을 깨는 순간들

저는 키가 작고 과거에는 체격이 왜소해서 말없이 있으면 '세상 물정 모르는 순진한 사람' 같다는 오해를 자주 받았습니다. 지금은 50대를 바라보는 나이라 동안이라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고, 꾸준한 운동 덕분에 체격도 예전보다 좋아졌습니다. 하지만 30대 초반만 해도 상황이 달랐습니다. 사람들은 제가 어려 보인다는 이유로 반말을 하거나 만만하게 대했고, 그럴 때마다 황당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또한 리더십, 변화, 커뮤니케이션 강사라고 소개하면 처음엔 "저런 사람이 무슨 강연을..."이라는 표정을 짓다가, 강연을 직접 듣고 나서야 생각이 바뀌곤 했습니다.

2015년쯤 누나 소개로 미용실에 갔을 때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며칠 후 누나에게 전화가 왔는데, 제 머리를 한 헤어디자이너가 "동생분이 말이 없으셔서 말 한마디 못 하는 순진한 사람인 줄 알았어요"라고 했답니다. 누나가 "전혀요. 제 동생은 스피치 강사입니다"라고 하자 디자이너는 믿지 않으려는 표정을 지었다고 합니다. 그때 저는 생각했습니다. '나는 왜 이런 오해를 자주 받는 걸까?'


외모 편견의 역설

몇 년 전 비즈니스 관련 일로 노련한 대표님를 만난 적이 있습니다. 그는 같은 업계의 30대 중반 원장을 두고 "솜털이 뽀송뽀송한 사람이..."라며 외모만 보고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 '애송이' 원장이 운영하는 회사가 회원 수와 매출에서 3배 이상 앞서고 있었습니다. 능력은 외모나 나이와 비례하지 않는다는 명백한 증거였죠.

또한, 어머니의 백내장 수술 병원을 찾을 때도 비슷했습니다. 저는 본능적으로 나이가 많고 경험 많은 의사를 원했습니다. 찾은 병원의 원장은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으로 보였고, 저는 또다시 본능적으로 의심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의 환자 후기와 언론 보도를 보고 확신을 갖게 됐고,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용접학교에서의 깨달음

2005년 백수 시절, 창원의 한 대학 용접과정에 입학했을 때 가족과 주변 사람들은 제 외모만 보고 "네가 어떻게 그런 힘든 일을 하겠니?"라며 반대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자신 있었습니다.

어느 날 교양 수업에서 교수님이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발표 과제를 내주셨습니다. 제 차례가 되어 이렇게 발표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먼저 오늘 행복에 관해 발표할 기회를 주신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며칠 동안 행복한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했지만, 명확한 정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결국 행복한 삶이란 지금 내게 주어진 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다시 말해, 여러분이 지금 처한 이 순간을 행복하다고 생각하면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고, 불행하다고 생각하면 불행한 삶을 사는 것입니다. 결국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삶의 뚜렷한 목표와 가치관 형성'이 가장 필요합니다. 그래서 먼저 긍정적인 자세를 습관화하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1년 후 각종 공장과 중공업 현장에 취업할 것입니다. 현장에 나가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힘든 일을 마주하게 됩니다. 쇳가루와 가스를 들이마시며 용접 불꽃을 터트리고 물량을 뽑아야 합니다. 여름엔 더위와 싸워야 하고, 겨울엔 추위와 싸워야 합니다. 어쩌면 너무 고통스러워 후회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선택은 우리 자신이 하는 것입니다. 결국 삶의 책임자도 자신이며 행복도 우리가 정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의지, 사고방식, 습관에 따라 어떤 삶을 사느냐가 달라진다는 뜻입니다. 이것은 에밀 쿠에의 자기암시 법칙, 나폴레온 힐의 긍정적 자세 PMA 법칙, 맥스웰 몰츠의 이미지 트레이닝 기법을 통해서도 알 수 있습니다. 끝으로 행복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주신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박수!"


발표가 끝나자 교실은 환호와 박수로 가득했습니다. 교수님은 흐뭇한 표정으로 말씀하셨습니다.

"20년 교직 생활에 나보다 발표를 잘하는 학생은 처음입니다. 혹시 전에 강사 일을 하셨나요? 말하는 직업으로 나가면 분명 성공하실 겁니다."


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덩치 큰 동기가 다가왔습니다.

"형님, 솔직히 처음엔 형님을 좀 만만하게 봤습니다. 저보다 나이가 많다는 건 알았지만 원래 제가 버릇이 없거든요. 그런데 오늘 발표를 보고 완전히 생각이 바뀌었어요. 진심으로 존경스럽습니다. 형님의 발표를 보지 않았다면 1년 내내 무시했을 겁니다.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마시고, 앞으로 잘 지내고 싶습니다."


우리 사회의 불편한 진실

우리 주변엔 동안인 사람을 보고 경력이나 실력을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연륜 있는 사람을 선호하고 신뢰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겉모습이나 나이가 아니라 그 사람이 가진 진짜 실력과 경험 아닐까요?

예전엔 몰랐지만 요즘은 사람들이 제 나이를 적게 보면 입가에 미소가 생깁니다. "몇 살로 보이세요?"라고 먼저 물어보기도 합니다. 그런데 가끔 제 나이를 정확하게 맞추거나 더 많게 보면 괜히 기분이 안 좋아집니다. 그럴 때마다 생각합니다. '나도 나이를 먹고 있구나.'


습관이 만드는 인상

제 목소리는 중저음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타고난 게 아닙니다. 7년 전, 제 목소리가 기운 없고 공명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전문 서적과 전문가의 도움으로 목소리 트레이닝을 했습니다. 그 결과 5년 만에 새로운 목소리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무의식적으로 기분이 우울하거나 몸 상태가 안 좋으면 여전히 공명 없는 목소리가 나온다는 걸 알았습니다. 원인은 습관화가 완전히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공명이란 구강 안의 치아, 경구개, 연구개, 혀, 목젖, 턱뼈, 코뼈에서 울리는 소리를 말합니다. 공명이 있는 목소리는 신체와 마음이 건강한 사람처럼 느껴지게 합니다. 원로 배우나 중견 배우, 성우, 성악가를 보면 모두 공명이 매우 발달된 목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의 풍부한 목소리를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자신도 그런 목소리를 갖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나요?


예의와 자존감 사이

저는 가능한 한 화를 내지 않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합니다. 먼저 공격하지 않는 한 저도 선제공격을 하지 않죠. 그러다 보니 싫은 소리를 잘 못 합니다. 사람들은 저를 "예의 바르다", "마음이 착하다", "친절하다"고 평가합니다. 오랫동안 이런 습관이 몸에 배어 나이가 많거나 지위가 높은 사람 앞에선 무조건 "예, 예" 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습니다. 레스토랑 조리사로 면접을 볼 때였습니다. 점장이 "남호 씨는 월급을 얼마 받고 싶습니까?"라고 물었고, 저는 "회사 규정에 따르겠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그가 "그럼 90만 원이면 되겠습니까?"라고 하자 저는 "네, 괜찮습니다"라고 했죠.

점장은 놀란 표정으로 "그걸로 생활이 되겠습니까?"라고 물었지만 저는 또 "네, 괜찮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며칠 후 점장이 저를 따로 불렀습니다. "남호 씨보다 경력도 없는 사람이 90만 원을 요구해서 어쩔 수 없이 남호 씨는 100만 원으로 인상하기로 했어요."

2년 후 점장과 술자리에서 그가 말했습니다. "사실 면접 때 네가 무조건 '예, 예' 하길래 예의 바른 사람이라기보다 '혹시 이 사람 좀 모자란 거 아니야?'라고 생각했어. 다른 지원자들은 다 자기 의견을 말하더라고. 네가 무조건 '예, 예' 하니까 오히려 사회 부적응자처럼 느껴졌어."


변화의 계기

1년 후 다른 곳으로 이직하기 위해 사직서를 냈습니다. 그런데 점장은 퇴직금 지급을 계속 미뤘습니다. 퇴사 후 20일이 지나도록 말입니다. 저는 예의를 갖춰 여러 번 부탁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누가 안 준대? 왜 자꾸 귀찮게 해? 나도 골치 아프다"며 오히려 화를 냈습니다.

"점장님, 부탁드립니다. 오죽하면 제가 이렇게 부탁하겠습니까?"

"남호야, 누가 돈 안 준대? 좀 그만해라. 나도 골치 아프다."

"저도 골치 아픕니다, 점장님!"

"너, 말이 좀 이상하다. 지금 나한테 따지는 거니?"

".........(침묵)"

더 이상 소통이 안 된다는 걸 깨닫고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집으로 가면서 생각했습니다.

'점장님이 이렇게까지 하는 건 뭘까? 일부러 날 골탕 먹이려는 건 아닐까? 내가 계속 "예, 예" 하니까 완전히 만만하게 보는구나. 저번 술자리에서도 직접 말해줬잖아. 날 바보로 본 게 틀림없어. 이번 기회에 제대로 보여주자. 내가 바보가 아니라는 걸 확실히 보여주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자!'

집에 도착하자마자 고소장을 작성했습니다.


고소장 '○○년 ○월 ○일까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노동부 감독관에게 고소하겠음'

그날 저녁, 나폴레온 힐이 한 말이 떠올랐습니다. "옷차림에 따라 상대가 당신을 평가하는 기준이 달라진다."


양복을 차려입고 손님이 가장 많은 저녁 시간에 레스토랑 정문으로 들어갔습니다. 점장은 제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며 무슨 일이냐고 물었습니다. 저는 양복 안주머니에서 고소장을 꺼내 점장에게 건네며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점장님! 여기 고소장입니다. 제가 그렇게 만만해 보입니까? 원장님께 전해주십시오. ○월 ○일까지 퇴직금을 입금하지 않으면 노동부에 고소하겠습니다. 나 이남호입니다. 이남호!"

순간, 레스토랑에 있던 30여 명의 손님과 홀 직원, 주방 직원의 시선이 저희에게 집중됐습니다. 점장은 당황하며 제 옷깃을 잡고 주방으로 데려가려 하면서 180도 바뀐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남호야, 왜 그래. 손님 있잖아?"

"점장님, 제가 그렇게 만만해 보입니까? 저 바보 아닙니다. 고소장에 쓰인 대로 내일까지 퇴직금을 입금하지 않으면 노동부에 고소하겠습니다!"

다음 날 오후, 점장은 퇴직금을 제 통장에 입금했습니다.


생각해보기

외모, 나이, 말투로 사람을 판단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진짜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이 가진 실력과 경험입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이것입니다.

우리 자신도 타인의 편견 때문에 스스로를 과소평가하지 말아야 합니다.

예의는 중요합니다. 하지만 자신의 가치를 알고 당당하게 표현하는 것도 똑같이 중요합니다.

당신이 어려 보이든, 경험이 적어 보이든, 말이 적든 상관없습니다.

당신의 진짜 가치는 겉모습이 아니라 당신 안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세상에 보여줄 용기, 그게 2025년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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