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는 마음을 살피는 일

by 알레

"혹시 브런치 작가가 되고 싶은 분 계신가요? 제가 연말까지 딱 세 분만 도와드리고 싶은데."


문득, 정말 뜬금없이 즉흥적으로 소셜 미디어에 글을 올렸다. 솔직한 마음은 아무도 반응이 없을 줄 알았다. 그전에도 글쓰기 모임에 대한 글을 간혹 올렸지만 큰 관심을 받지 못했기에 이번에도 그럴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완전한 착각이었다. 세 분만 모집하기로 한 글에 꽤 많은 댓글이 달려 당황스러웠다. '이렇게 관심이 많다고?'라는 생각부터, '인원을 좀 더 늘려?'라는 생각을 지나, '근데 나 이거 제대로 할 수는 있는 걸까?' 하는 자기 의심까지 여러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일단 가장 먼저 댓글을 남겨주신 세 분을 선발했다. 결과를 떠나 이 과정 자체가 나에게 그리고 참여하시는 분들께 분명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거라는 믿음으로 세 분께 연락을 드렸다.


한 분 한 분 소셜 미디어를 살펴보았는데 생각보다 많은 정보가 있진 않았다. 그분들도 나를 처음 만나는 것이었겠지만 나 또한 그분들에 대해 어떠한 정보도 없이 시작하는 것이라 살짝 긴장도 되었다. 우선 메신저로 가볍게 대화를 나눴다. 짧은 대화였지만 긴장감이 모두 사라졌다. 그리고 마음을 다해 도움을 드리고 싶어졌다.


두 번째 대화를 나눌 땐 첫 만남때 드린 질문을 토대로 궁금한 것을 몇 가지 여쭤보며 스몰토크 식의 대화를 나눴다. 신기한 건 세 분 모두 과거에 어떤 인연도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한 분 한 분의 삶에 공감할 수 있는 접점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럴 때마다 인생의 어떤 경험도 절대 버릴 게 없다는 말이 떠오른다. 직 간접적으로 겪은 일들이 누군가의 삶과 연결고리가 될 줄 그땐 전혀 몰랐다. 덕분에 세 분의 이야기에 더 귀를 기울일 수 있었다.


글을 쓰는 건 마음을 살피는 일과 같다. 쓰고자 하는 마음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절로 관심이 생긴다. 내가 경험하는 건 빙산의 일각보다도 더 작은 한 덩어리 눈 뭉치에 불과할지도 모르지만 그것이 실마리가 되어 한 사람의 삶에 다가가다 보면 그 안에 다채로운 이야깃거리가 있다는 걸 발견하게 된다. 그럴 때마다 짜릿함을 느낀다.


내 나름 5년째 글을 쓰다 보니 이런 안목이 생겼나 보다. 돌이켜 보면 나도 어떤 걸 써야 할지 몰라 막막하고 막연하기만 했던 때가 있었다. 재밌는 건 글쓰기 영역을 벗어나면 지금도 그때와 같은 입장이 된다. 예를 들어 콘텐츠를 만들 때마다 '오늘은 또 어떤 내용으로 작업을 할까' 깊은 고민에 빠진다. 그러고 보면 사람은 정말 자기 자신만 모르는 게 맞는 것 같다. 그래서 바라봐줄 사람이 필요하다.


이번 프로젝트의 목적은 세 분을 모두 브런치 작가에 합격시키는 것이지만 그와 더불어 세 분의 마음에 글쓰기에 대한 불씨가 되어드리고 싶다는 것도 있다. '내가 글을 쓸 수 있을까?' 또는 '나에게 이야깃거리가 있나?'라는 생각으로 글쓰기를 시작하지 못하는 분들이 제법 많다. 하물며 5살짜리 아이도 유치원에 다녀오면 그날 이야깃거리를 늘어놓는데 30년, 40년, 50년 인생을 산 분들이 이야깃거리가 없을 수가 없다. 단지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을 뿐.


함께 하는 분들이 이번 기회를 통해 자신의 삶을, 그 삶을 바라보는 마음을 깊이 살피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미 충분히 따뜻하고 사려 깊은 분들이라고 생각하기에 내 이야기를 써 내려갈 때 그것이 세상을 밝히는 작은 빛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하실 수 있길 바라본다.


무엇보다 이 여정을 통해 나 또한 누군가의 글 쓰는 여정을 돕는 사람으로 더욱 거듭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