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걱정을 하면서 돈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다

by 알레

5년간 돈 걱정을 하면서, 정작 돈에 대해 제대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참여 중인 챌린지 모임에서 이런 질문이 올라왔다.


"돈을 좇지 말고 돈이 나를 따르게 하라. 이 표현에 대한 나만의 정의를 내려보세요."


머릿속엔 뻔한 답이 있었다. 한 사람 한 사람을 매출로 바라보는 게 아니라 문제 해결을 도울 대상으로 바라보며 기대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면 돈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것. 그런데 이상하게 답을 제출하지 못하겠다. 내면에서 알 수 없는 저항감이 올라왔다. 돈. 유독 돈이 주제가 되면 생각이 멈춰버린다. 꿀 먹은 벙어리가 된 기분이다. 이 저항감은 어디에서 비롯된 걸까.


곰곰이 들여다보니 한 단어에 뿌리가 닿아 있었다. '가치'.


돈에 대해 이야기할 때 어김없이 등장하는 표현이 있다. '가치 교환'. 어떤 상품의 가치가 가격 대비 합리적이거나 더 높다고 판단될 때 돈과 가치의 교환이 발생하고, 판매자는 돈을 벌게 된다. 다시 말해 돈을 벌고 싶다면 마땅히 교환할 가치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문제는 그래서 나는 어떤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항상 이 부분에서 멈춰 섰다. 이번에도 같은 자리다. 그럴싸한 답을 하고 싶지 않았던 건 이 부분을 진짜로 넘어서고 싶었기 때문이다.


오늘 SNS에서 알려진 대표님의 책을 읽었다. 어린 시절의 가난을 극복하고 지금은 몇 억을 기부하는 자산가가 된 그분의 이야기 속에서 공통적으로 발견한 것이 있었다. '문제 해결'. 그리고 그보다 한 발 앞에 있는 것, '관심'.


문제에 대한 관심이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불러일으켰고, 그 질문이 사업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질문과 실현 사이에는 다양한 실행과 집념이 존재했다. 바로 이 지점이 나에게 부족한 부분이었다.


생각이 여기까지 닿으니 두 번째 질문의 답이 보이기 시작했다. 돈이 나를 따르게 하기 위해 내가 되어야 할 모습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는 사람이다. 브런치 작가 심사가 어려운 사람에게 1:1 밀착 코칭을 제공한다든가, 나다운 삶을 살고 싶지만 용기가 나지 않는 사람들에게 글로 공감과 용기를 전하고 직접 만나는 자리를 만드는 것처럼.


지난 5년간 돈에 대한 고민의 본질은 결국 '나는 어떤 가치를 지닌 사람인가'로 연결되어 있었다. 당장의 생계 걱정이 앞설 때면 늘 금액이 먼저 떠올랐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건 가치이고, 그 가치는 문제 해결 능력에서 나온다는 것을 이제야 몸으로 안다.


그동안 돈 이야기가 마음 한편 불편했던 건 내가 가진 것들을 무가치하게 바라봤기 때문이었다. 지금은 다르다. 나는 충분히 가치 있는 존재라는 것과 다양한 재능이 있는 사람이라는 걸 믿는다. 그리고 그 믿음이 생기고 나서야 비로소 다음 스텝이 보인다. 실행.


다음 주에 첫 유료 코칭 일정이 잡혔다. 지인이지만 나에게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 믿는다.


그간 내 삶에서 돈은 언제나 나보다 앞서 있었다. 그런데 어제 봉사 활동 자리에서 돈이 나를 쫓아오는 삶을 살고 있는 젊은 대표님들을 보며 그 삶의 실체를 처음으로 눈으로 확인했다. 그들의 공통점은 돈을 목표로 삼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누군가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했을 뿐인데, 돈이 따라왔다.


나도 그런 삶을 살고 싶다. 돈이 내게 고여있지 않고 필요한 곳으로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삶. 그 삶은 거창한 계획이 아니라 지금 내 앞에 있는 한 사람의 문제에 진심으로 관심을 갖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걸, 오늘 글을 쓰며 비로소 알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