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흔살 자기 계발 보고서 ep.01
4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처음에는 현재의 직장 생활이 만족스럽지 못함을 넘어 싫어졌고, 퇴사를 마음먹었으며 그래서 자기 계발에 집중했다. 무엇을 해야 하나 막연해서 손에 잡히는 것부터 시작했다. 유튜브를 보고, 책을 읽기 시작했고, 온라인 클래스를 수강하며 지내온 지난 시간을 리뷰해보고자 한다.
나는 무엇을 잘하지?
나의 첫 질문이었다. 도저히 답을 찾을 수가 없었다. 이제는 마흔이라는, 어떤 의미에서는 중년이라는 시기가 시작되는 첫 지점에서 다시 돌아본 나는 나를 너무 몰랐다. 어쩌면 답을 찾으려는 시도는 살면서 적어도 몇 번은 했었던 것 같다. 왜냐하면 또다시 밀려오는 답답함이 마치 그동안 풀지 않고 미뤄둔 숙제를 마주하는 느낌이었으니 말이다.
자기 계발에서 나오는 단골 질문이 있다. ‘당신이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당신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솔직히 지겨웠다. 그런데 지겨운 이유는 스스로 명확한 답을 내지 못해서였음을 잘 알고 있었다. 언제까지 답을 회피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이왕 다시 질문을 던진 것 이번에는 답을 찾아보기로 마음먹었다.
솔직히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 답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커피, 재즈, 산책, 드라마, 수다 등 말 그대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기에 당장이라도 몇 가지는 써내려 갈 수 있었다. 각각의 카테고리들에 하위 카테고리를 만들어 보다 더 구체화시켜보기도 했다.
그러나 늘 문제는 강점이었다. 항상 이 질문만 받으면 뭐라고 답을 해야 할지 몰라 망설였다. 돌이켜 보면 5년 전, 지금 회사에 입사하기 전 사장님께서도 같은 질문을 하셨다.
“ooo 씨는 잘하는 게 뭐예요?”
“...... 솔직히 잘하는 것에 대해 뭐라고 딱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누구보다 성실했고 해외영업팀에서 근무하는 동안 업무처리는 무난하게 잘 해왔습니다. 그리고,,, 그래서,,,(주저리주저리)......”
사설이 길어질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만큼 나의 강점에 대해 명확한 인식이 부족했음을 스스로 반증한 셈이었다. 일단 요행히 일은 시작했고 5년 동안 이 질문을 다시 마음 한편에 넣어두고 살아왔다. 그러나 5년이 지난 지금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숙제가 되었다. 해답을 찾아야만 했다. 더 이상 인생을 의미 없는 시간을 보내며 살아갈 수는 없기에 난 다시 용기를 내어 오랜 인생의 숙제 같은 질문 앞에 서기로 했다.
그렇게 나는 인생 선배가 될 나이에 나에게 다시 질문을 던지게 되었고 내 안으로 깊이 뛰어드는 여정을 시작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