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다운 삶의 여정에서 맞닥뜨린 실수

by 알레

정해진 삶에서 벗어나 모든 통제권을 내 손에 쥐고 살아간다는 건 꽤 흥분되는 일이다. 아마 꽤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 자유를 원하는 건 바로 이러한 이유가 크게 한 몫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시간, 공간, 그리고 인간관계의 자유를 얻는 삶에 대한 기대감을 향한 삶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삶의 형태를 나는 '나다운 삶'이라고 정의한다. 소속되어 있는 곳의 환경에 따라 자유도의 차이는 존재하겠지만 적어도 나답게 살아가는 삶은 마음속에 그만한 자유를 느끼도록 한다고 생각한다.


4년 전에 내가 퇴사를 선택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었다. 진정한 자유를 느끼며 살아가는 삶을 바랐다. 그런데 모든 통제에서 벗어나보니 크게 깨달은 것이 하나 있다. 통제받는 것에 익숙해진 삶이 단번에 능동적인 삶으로 뒤바뀔 수는 없다는 것이다.


돌아보니 가장 실수했던 것은 '많은 것을 빠르게 이뤄내고 싶은 마음에 매번 무리한 계획을 세웠던 것'이다. 한 발 더 들어가면 3가지 치명적인 문제를 발견할 수 있는데, 첫째는 '많은 것'이고 둘째는 '빠르게'이며 마지막 셋째는 '무리한 계획'이다.


육아 아빠인 나는 하루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해봐야 4시간에서 6시간이 전부다. 직장인일 땐 어마어마한 시간이지만 막상 자유가 주어지니 그 시간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시간이 없을 땐 하루에 1분도 알뜰하게 사용했지만 시간이 넘쳐나니 1시간도 그냥 흘려보냈다. 하루 계획을 세워 긴장감도 조성해 보았지만 나 자신에 대한 과신은 과욕을 부를 뿐이었다.


이제와 하는 말이지만, 바라는 대로 되진 않았어도 배운 거라도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긴 하다.


쓰라린 경험 뒤에 얻은 교훈 덕분에 할 일 목록의 양을 줄이는 데는 성공했지만, 질적인 부분에 대한 고찰은 여전히 부족했던 탓인지 한 가지만으로도 하루가 모자랄 계획을 두 개, 세 개 세우는 실수를 이어갔다.


양이 많을 땐 양이 많아서, 양이 적을 땐 질적인 부분을 고려하지 않아 결국 다 해내지 못하는 경험이 반복되니 점점 자신감이 떨어지는 걸 느꼈다. 그때부터는 마음이 조급해졌다. 이전의 실수를 만회하고자 하루를 더 빠듯하게 살았다.


이른 아침에 하루를 시작해보기도 했고, 최대한 집중할 수 있는 환경에 머물며 하루, 이틀 정도는 꽤 그럴싸한 하루를 보냈지만 오버페이스에 따른 과부하에 걸리는 건 당연한 결과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삶은 도돌이표가 되었다. 아니, 마음은 더 후퇴했다.


'무엇이 잘못된던 것일까?' '무엇을 놓치고 있었던 걸까?'


나다운 하루를 위한 계획이라고 선택했던 것들은 돌아보니 진짜 나다운 하루가 아닌 여전히 남들의 시선을 의식한 계획이었고, 마음속에서 우러나는 동기를 지속하지 못하니 결과는 매일 해내지 못하는 나를 마주하며 쌓여가는 반성의 기록뿐이었다.


나다운 삶을 이야기하면서 동시에 자주 언급했던 것이 나만의 속도였다. 그런데 무엇이 나의 속도인지 진짜 알아차리기까진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아니, 솔직히 지금도 종종 페이스를 놓친다. 아무래도 살아온 삶이 주변을 바라보는 것에 익숙했던 터라 지금도 까딱하면 내가 아닌 남을 바라보며 하루를 흘려보내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가끔은 혹여 내가 과욕을 부리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아무리 '한 가지'에 집중하려 해도 당장의 먹고사는 문제가 돌부리처럼 올라와 걸려 넘어지게 되면 이내 마음이 조급해지며 자꾸 이리저리 기웃거리게 된다. 이럴 땐 애써 마음을 거스르지 말고 그냥 그 마음을 일단 받아들이는 게 중요하다. 지금 내 마음이 불안감에 휩싸여 있음을 인정하고 한 템포 늦춰주는 게 필요하다.


그다음은 다시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을 바라보며 나를 믿어주는 말과 행동을 반복하는 것이다. 당장 결과가 보이지 않는 길인 만큼 수시로 찾아오는 불안감은 자연스러운 것임을 인정해 주자. 반면 절대 SNS를 통해 주변의 부러운 대상을 염탐하지 말자. 불안감을 증폭시킬 뿐이다.


최근 반복해서 말하고 있는 것 같은데, 제 아무리 뛰어난 코칭을 받는다 해도 최종 선택은 내 몫이다. 그러니 나에게 머무는 시간을 더 많이, 더 자주 갖는 게 중요하다. 나는 누구라도 결심만 한다면 나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다. 그러나 그 선택은 단순하지만 삶의 여정은 쉽지 않다. 그래서 아프고 상처받을 때도 많다. 그럼에도 그 길은 가치롭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그 여정을 걸어가는 중이다.


한 사람에게라도 나의 시행착오가 지도가 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록을 남겨본다. 그리고 또 바라는 건 나의 경험에 당신의 경험이 더해져 확장된 지도가 그려질 수 있으면 하는 것이다.


우리는 사실 이미 답을 알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가 듣기를 거부했거나 믿어주지 않았기에 그 답은 모습을 감춰 버렸을 거라는 생각도 해본다. 당장은 답답할지 모르지만 나다운 삶을 살아가고자 한다면 먼저 나에게로 더 깊어져 보자. 걷잡을 수 없이 밀려드는 부정적인 감정의 파도 앞에서도 버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나 자신과 함께 하는 것뿐이다. 그러니 나를 더 믿어주자. 그리고 그 믿음으로 꿋꿋이 내가 믿는 나다운 삶을 이어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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