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작가 미셸 투르니에(Michel Tournier)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일은 인간의 본성에 맞지 않다. 일을 하면 피곤해지는 것이 그 증거이다.”
구석기 시대에 인간은 무리를 지어 사냥했는데, 사냥을 하고 남은 대부분의 시간은 노는 데 사용했습니다. 이 시대에 인간은 평균 3시간을 일하는 데 썼다고 합니다. 사실 구석기인들에게는 그 3시간도 놀이에 가까웠을지 모릅니다. 사냥은 농사를 짓거나 공장에서 기계를 돌리는 것보다 자기 주도적이고 즐겁기 때문입니다.
신석기 시대 이후 농사가 발전하면서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세계적인 석학이자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Yuval Noah Harari)는 농업혁명을 인류 최대의 사기극이라고 했습니다. 인간은 농사를 하면서 매일 일을 하고 걱정을 하는 존재로 바뀌었습니다. 토지를 관리하며 기후와 병충해를 살펴야 했기 때문입니다. 이 시대의 인간은 평균 3시간을 놀고, 남은 대부분의 시간을 일하는 데 썼다고 합니다.
근대에 들어서면서 산업이 발전하고 인간은 기계와 함께 일하게 되었습니다. 컨베이어 벨트를 관리하며 단순 반복 업무를 수행했고, 어떤 계층은 노는 시간도 없이 온종일 일만 해야 했습니다. 시대가 변할수록 놀이는 점점 줄어들고, 일은 점점 늘어났습니다. 그 결과 인간은 행복해지고 있을까요, 아니면 불행해지고 있을까요?
현대인의 스트레스는 대부분 일에서 비롯됩니다. 많은 이들이 욜로(YOLO)와 파이어(FIRE)를 외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욜로는 당장 일에서 잠시 벗어나기 위함이고, 파이어는 최대한 빨리 영원히 벗어나기 위함입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노는 것을 좋아합니다. 즉, ‘호모 루덴스(Homo ludens, 놀이하는 인간)’입니다. 인간은 일을 하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라 놀기 위해 태어난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행복을 위해서는 ‘놀면서 돈 버는 것’이 최고입니다. 구석기인들에게 사냥이 놀이였던 것처럼요. 물론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릅니다. “누가 그걸 몰라? 돈을 벌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일하는 거지.” 맞습니다. 하지만 적지 않게, 일과 놀이의 구분이 없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월요일을 기다리는 사람들, 쉬는 것보다 일하는 게 좋은 사람들 말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놀이처럼 만들어야 하는데, 그건 훨씬 어렵습니다. 그래서 직업 선택에 있어 흥미와 적성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그걸 놓치면 우리는 계속해서 일에서 도망치고 싶어질 것입니다. 과거의 저도 그랬습니다. 마포대교를 건너며 교통사고가 나서 몇 달 쉬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해외로 떠나고 싶다는 충동도 있었습니다. 제 컴퓨터에는 아프리카 봉사 캠프 지원서가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10년 동안 저는 삶의 궤도를 바꾸었습니다. 지속적으로 싫어하는 일을 즐거운 일로 바꿔 왔습니다. 회사에서는 에너지가 덜 소진되는 부서로 옮겨 일했고, 지금은 회사를 그만두고 좋아하는 일을 하며 지냅니다.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지금은 하루하루가 예전보다 즐겁습니다. 호모 루덴스의 삶을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삶에도 즐거움이 더해지길 바랍니다. 회사를 다니면서 이런 생각을 해보는 것, 그게 바로 미래를 준비하는 첫걸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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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매거진 <부아c의 슬기로운 직장생활>의 글을 기반으로 책을 출간하였습니다.
제 브런치 글을 잘 봐주신 출판사가 제안해 주셔서 책을 출간할 수 있었습니다.
제목은 <회사 없는 세계에서 살아남기>입니다.
상기의 제 책 내용의 일부분입니다.
구매 링크는 댓글에 달아두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