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생각해야 할 것이 바로 ‘어떤 주제로 글을 쓸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이 여기에서 막힙니다. 내가 어떤 주제로 글을 쓸 것인지 쉽게 결정하지 못합니다. 한 번 정한 주제는 중간에 바꾸기 힘들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저는 브런치 이전에 블로그에서 글을 5년 동안 썼습니다. 저는 블로그 초기에는 ‘투자’라는 주제를 정했습니다. 그 이유는 블로그를 시작할 당시 (2020년) 저의 가장 큰 관심사가 주식과 부동산 투자 및 재테크에 관한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미국 주식에 15년 동안 투자했기 때문에 투자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많았고 실적도 좋았습니다.
그래서 초반 내 블로그 대부분의 포스팅은 저의 투자 경험과 거래 내역에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그 이후에는 ‘책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부를 얻기 위한 모든 것’에 대해 쓰기 시작했습니다. 부의 습관, 부의 생각, 자본주의 생존 방법, 주식 및 부동산에 대한 생각, 삶의 지혜 등 다양한 주제들을 쌓아갔습니다.
지금은 부에 대한 내용보다는 삶에 대한 내용을 더 많이 씁니다. 사랑을 나누면 얻는 것이 더 많고 그 과정에서 부도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제가 주식 이야기를 한다면 ‘내가 산 주식을 사랑하는 것이 투자’라고 이야기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주제는 조금씩 바뀔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지금까지 꾸준히 썼다면 더 큰 성장을 할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 봅니다.
그렇다면 블로그(브런치)를 써 본 적이 없는, 이제 막 블로그(브런처)를 개설한 사람이 첫 글을 쓴다면 어떻게 주제를 정해야 할까요? 지금은 이렇게 조언해 주고 싶습니다. ‘나만의 책을 쓴다는 생각으로 써라.’
그렇게 블로그(브런치) 글이 수백 개 쌓이고, 이웃의 수가 수만 명이 되면 자신의 이름이 박힌 책을 발간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나는 이미 작가’라고 생각하세요. 처음부터 내 책을 한 권 쓴다고 생각하며 블로그(브런친)를 하면 편합니다. 책을 쓴다는 생각으로 블로그(브런치)를 하면 여러 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첫 번째, 책을 쓴다는 것은 나만의 아이디어가 들어간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애초에 독창적인 블로그 글을 쓸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당연히 다른 사람의 책과 여러 정보를 활용해야겠지만, 기본적으로 자신의 생각이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두 번째, 책을 쓴다는 생각으로 글을 쓰면 글의 질이 높아질 것입니다. 명확한 목표가 있으니 대충 쓰지 않을 것입니다. 스스로가 작가라는 생각으로 블로그 글을 엮어서 나중에 책으로 내겠다는 목표를 잡고 글을 쓰는 것 자체가 블로그 글의 수준을 높입니다.
세 번째, 책을 쓴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면 어느 정도 자신의 관심사가 있는 주제를 선택하기 수월할 것입니다. 관심 없는 분야의 책을 쓸 리는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책을 쓴다는 생각 자체가 블로그 주제를 정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네 번째, 주제가 집중되어 소위 잡블로그가 되지 않습니다. 잡블로그란 특정 주제 없이 이런저런 주제를 모두 쓰는 블로그를 말합니다. 저는 일관성이 중요하다고 믿는 사람이고 잡블로그로 인플루언서가 되기는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시중에 존재하는 모든 책은 특정 주제 안에서의 내용만 담고 있습니다. 이를 염두에 둔다면 잡블로그가 되지 않도록 신경 쓰게 될 것입니다.
다섯 번째, 실제로 미래에 책을 출간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300페이지 가까이 되는 책을 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블로그 글을 통해서 어느 정도 글을 차곡차곡 쌓아 놓는다면 향후 목차를 만든 다음 살을 붙이기가 쉬울 것이고, 그러면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글을 쓰는 것보다는 훨씬 수월하게 출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의 첫 책 『부의 통찰』도 블로그 내용이 80%를 차지합니다. 물론, 수정과 편집을 거치고 재구성해야 했지만,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책을 쓴 것보다 훨씬 빠르게 책을 쓸 수 있었습니다. 제 블로그 글을 소주제별로 정리한 덕분입니다.
주의할 점은 자신이 쓰고 싶은 책이지만 아무도 관심이 없는 주제를 잡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좋은 주제는 ‘내가 잘 쓸 수 있는 글, 내가 좋아하는 글, 독자들의 수요가 있는 글’이라는 3가지 요소가 맞아떨어져야 합니다.
나를 힘들게 한 것이 주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저는 16년의 긴 직장 생활에서 힘든 점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슬기롭게 직장 생활을 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글도 가끔 썼습니다. 그 글들은 어떤 글보다도 호응이 좋았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비슷한 아픔을 공유하기 때문입니다. 당신을 지금 힘들게 하는 것이 아주 훌륭한 글의 주제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