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p place
을지로에 새롭게 자리를 잡는 젊은 장소들은 제대로 된 간판이 없다. 누군가 시작해 이제는 그 법칙을 따르지 않으면 마치 을지로의 공간이 안닌 것처럼. 그나마 한켠 놓여진 간판에 이름이라도 알아볼 수 있으면 다행이지만, 그나마도 없거나, 이름을 찾았다 해도 몇 층에 어디로 들어오라는 안내조차 없다.
젊은이들은 해가 뉘엿뉘엿 기우는 저녁 7시, 분주히 문을 닫는 점포들 사이로, 마치 보물찾기 하듯 그들만의 장소를 찾아 헤맨다. 무엇이 이들을 여기로 이끌었을까. 왜 이 거리를 찾아 그곳에 숨어들어야 했을까.
원래 그런 곳이었을지도 모른다. 누구나 들어오라 환영하는 것도 아닌. 그저 필요한 사람들이 알음알음 찾아오고 그렇게 찾아온 사람들이 이렇게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이곳에 새롭게 자리를 트는 사람들은 어쩌면, 그런 을지로의 오늘을 지켜주고 싶은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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