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재상 Alex Apr 13. 2019

스타트업 육성 일을 하다보면 별의별 캐릭터를...

스타트업, 육성, 창업, 사업, 창업가, 패스파인더넷, 알렉스넷

스타트업 육성 일을 하다보면 별의별 캐릭터를 다 겪게 된다.


1. 면접 중 한명은 30대 중반 정도로 사회생활 경험도 거의 없었고, 의자에 엉덩이 앞으로 걸쳐 삐딱하니 몸은 뒤로 거만하게 걸치고선 자기가 이런 면접 많이 다녔는데 심사위원들 수준이 낮아서 자기 사업아이템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다 떨어졌다고) 면접을 다 마치고 갑자기 그 친구가 박수를 쳤단다, 드디어 자기 사업아이템을 이해해주는 심사위원들을 만났다고. 심사위원들 모두 핵황당, 핵황당!!!


"우리 실력을 인정해줘서 진심으로 감사하고 영광입니다. 하지만 당신은 우리와 함께 할 수 없습니다! 저희가 담기엔 너무 큰 분이시네요!"


2. 또 한명은 연차와 사회생활 경험도 많고 가방끈도 매우 긴 분이다. 하지만 사업아이템은 별로이고 - 이미 비슷한 서비스가 수년전부터 나와서 줄줄이 망했는데, 그런 서비스가 있는 줄도 모른다, 최소한의 조사도 안한다 -, 그걸 해내기 위한 역량도 이론과 학문 기반의 뜬 이야기 뿐이다. 자기는 다른 곳에선 가르치고 심사한다면서, 면접과 코칭 중 심사위원과 코치들에게 당신들은 이 세계를 잘 모르고 자기가 얼마나 똑똑하고 대단한지를 끊임없이 강조한다. 말만 앞서고 막상 발표시키거나 의견을 물으면 제대로 답을 하지도 못한다. 문제점에 대해 정곡을 찌르면 자존심 상해서 나가버린다.


"자기 분야 밖에선 누구나 초보입니다.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일 생각도 없고, 자기가 지금 누리고 있는 얇팍한 권위에 의지해서 사업이 아니라 순진한 애들 꼬셔서 일 시킬려고 오신 것 같은데, 그렇게 하려면 정중히 여기서 나가길 권합니다!"


3. 한참전에 정년퇴임 하신 연세 지긋하신 분이 오셨다. 이 과정이 어떤 목적으로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도 모르신다. 본인이 먼저 자기는 이 과정 소개를 읽어보지 않고 왔다고 당당히 말씀하신다. 사업아이템은? 역시나 그냥 붕 떠있고 깊게 고민 한번 안해보셨다. 수도권에서 스타트업이나 창업 이름이 들어간 '공짜' 교육 과정들이라면 무조건 다 신청해서 거기에 온 젊은 사람들이랑 이야기하고 우아하게 공짜 교육들 들으러 다니시는 재미에 사시는 분들이다. 사업은 당연히 별로 관심 없다.


"여기에 오는 분들은 목숨 걸고 절실한 마음으로 사업하려는 분들입니다. 어르신 말상대해드리려고 오는게 아닙니다. 죄송한데 다른 공짜 교육 받으러 가세요, '스타트업', '창업' 이름이 들어간 교육은 빼구요!"




매거진의 이전글 나와 상대방, 고객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