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육성, 투자, 거래
스타트업끼리 서로 상품과 서비스 사고 팔고, 스타트업끼리 서로 투자 하고 투자 받는 것에 대해 잘 모르겠다. 누구보다 서로의 상황과 사정에 대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으니 사업 초기에 자리 잡을 때는 몰라도 결국에는 기존 산업과 부딪히며 기존 시장을 공략해야 성장할 수 있는데, 스타트업 안에서만 머물러 있거나 얼리어댑터, 혹은 지인 찬스를 넘어 니치 시장에서 확실히 자리 잡고 더 큰 기존 시장으로 나가는 경우를 찾기가 너무 어렵다. 스타트업은 자기 돈이 없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니 스타트업끼리의 거래는 많은 경우 큰 돈이 안된다. 큰 돈은 기존 고객과 기존 산업, 기존 시장에 있다.
다르게 표현하면 최근 캐스퍼 사례로 자주 언급되는 것처럼 일반 고객의 시각을 가지고 있는 일반 투자자와 스타트업 시각의 미래 가능성 중심으로 보는 벤처 투자자의 차이로도 이해할 수 있는 것 같다.
캐스퍼는 스스로를 ‘수면 테크놀로지’ 기업이라고 이야기 했지만, 일반 고객과 일반 투자자들은 테크업체가 아니라 기존 산업과 시존 시장에 비추어 매트리스 판매회사로 인식했다. 미국 주식시장 상장후 기업가치는 1년 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고 거래가 시작되자 주가는 미끄러졌다. 또한 성장을 해도 돈은 벌지 못하는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회의적인 시각도 확인하게 되었다. 일반 투자자들은 벤처 투자자들과 달리 산업과 시장, 사업의 본질적인 실체에 더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얼마전부터 종종 언급했던 것처럼 모두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꽤 많은 스타트업들이 말만 있고 실체가 없어서 당혹스러웠었다. 5년뒤, 10년뒤 그림은 명확한데 그래서 현재까지 한 것은 무엇이고, 하고 있는 것은 무엇이며, 향후 단계별로 그 미래의 그림까지 가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지는 희미하고 추상적인 경우가 많았다. 스타트업이 지향하는 가치와 일반 고객이나 일반 투자자들이 느끼는 가치와 인식의 차이를 극복하고 설득해내야만 한다.
기존 산업과 부딪히며 기존 시장까지 진출해서 더이상 스타트업이라는 말을 듣지 않아야 제대로 성장했다고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연제까지나 계속 스타트업이라 불리는 것은 오히려 부정적인 뉘앙스가 아닐까? 스타트업이라는 단어의 의미도 그렇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