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재상 Alex Jan 13. 2021

작가가 되어 인세로만 밥먹고 살 수 있을까?

작가, 글쓰기, 전업작가, 현실, 수입


어차피 책만 쓰는 전업작가로 밥먹고 사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알고 다른 여러 일들과 엮어서 책을 쓰고 콘텐츠 프로바이딩을 하고 있었지만, ‘일의 기본기’ 작년 하반기 판매에 대한 인세를 받고서 데이터로 명확히 정돈할 수 있었다. (일이 기본기 책과 일반 작가 수익배분 기준으로 대략적인 계산) 순수인세수입 만으로 이제야 입상했을 때 받은 상금을 넘겼다.


일단 첫고비는 출판사 손익분기점이다. 작가로서의 수입도 중요하지만 일단 출판사가 손해를 보지 않아야 한다는 책임감이 어깨를 짓누른다. 출판사가 마케팅 비용을 거의 쓰지 않았다는 전제하에도 800권에서 1,000권은 팔여야 손해를 안본다. 매출로 하면 1,000만원에서 1,200만원선이다. 다행히도 일의 기본기는 출간 2개월 안에 달성해서 책임감 혹은 죄책감은 빨리 벗어날 수 있었다.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면 출판사와 작가가 실질적으로 책판매로 돈이 들어오는 즉, 수익이 발생하는 영역이 된다. 참고로 초판 인세의 경우 출판사와 협의해서 출판사와 작가의 공동마케팅 비용으로 들어가기도 한다. 지금부터 인세수입을 현실적으로 계산해보자. 유명작가가 아닌 경우, 일반적으로 인세는 책판매 수입의 10%내외다. 물론 작가인지도와 흥행력이 올라갈면서 수익배분율은 올라간다. 종이책부터 전자책까지 똑같은 책도 책값이 다르다. 워낙 다양한 책들이 있으니 평균가로 대략 맞추고 수익배분율 10%로 한권당 인세수입은 대략 1,000원 정도로 잡으면 계산이 편하다. 1,000권을 팔면 100만원, 1만권을 팔면 1,000만원, 10만권을 팔면 1억이다. 문제는 도서시장이 작다는 것이다. 출간초기 맹렬한 기세로(?) 판매가 이뤄져서 주당 몇백권만 나가도 베스트셀러 딱지가 박힌다. 베셀 빨간 딱지 붙어있으면 수천권, 수만권 나갔다고들 생각하는데, 실제 그런 책은 정말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1쇄에서 2쇄, 3쇄라며 계속 홍보하는 경우도 실제 판매량은 적을 수도 있다. 예전에는 1쇄 단위가 기본 2,000권이었는데 (2천권은 전국 왠만한 도서관과 서점에 최소 한권씩은 깔기 위한 물량이다), 이제는 초판 500권에서 1,000권, 이후 추가 인쇄를 500권 단위로도 한다. 인쇄기술이 발달한 탓이다. 출판사에 따라서는 일부러 책이 잘팔리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최소 단위로 인쇄하면서 ㅇㅇ쇄 마케팅을 한다. 극단적으로는 5쇄라 홍보하지만 실제로는 5천권도 못 판 경우도 있다. 오히려 광고비 생각하면 손해인 경우도 많다. 즉, 작가로 순수인세수입으로 연 5천만원을 벌기 위해서는 매해 5만권 이상 팔리는 슈퍼베스트셀러를 써야 한다. 헉!


도서시장은 영화시장과 비슷하다. 첫출간후 초기 몇주가 전체 흥행을 좌우한다. 이후 실패하면 급속하게 잊혀진다. 물론 종종 역주행하는 사례도 있지만 그건 하늘의 뜻, 운에 따르는 통제불가능한 영역이다. 결론은 작가 피라미드중 최상위 극소수가 아닌 이상 작가로의 삶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마저도 계속 히트작, 베스트셀러를 꾸준히 내지 못하면 점차 밀려나는 정글이다. 하지만 피라미드 위로 갈수록 인지도와 흥행력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서 수익배분율도 달라지고 대우도 달라진다. 이런 부분은 연예인 시장을 생각하면 된다.


그러면 글쓰지 말라는 것인가?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책으로는 돈 벌기 어렵지만, 책내용에 따라 강연과 방송, 교육시장과 이어져서 부대수입을 올릴 수 있거나, 자기 일이나 사업과 연계해서 설계하면 전체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재미있는 점은 말이 부대수입이지 원래 책으로 버는 돈보다 훨씬 더 많을 수 있다. 한마디로 책은 평판을 올리는 마케팅 수단이고 실제로는 부대수입으로 돈을 버는 것은 가능하다. 물론 이 역시 앞서 말한 피라미드가 적용된다. 일반적으로 책의 흥행에 따라 부대수입 기회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도서시장, 작가시장은 극단적인 극소수 승자독식 구조다. 그런 측면에서 일의 기본기는 기대한 바 이상으로 자기 몫을 다해주고 있다. 책을 쓴 목적 자체가 단순한 인세수입과 작가 강연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정돈한 내용을 작가되기, 글쓰기 강연 내용에 적용해놓아야겠다. 현실적인 이야기를 차별점으로 두고 종종 활동하고 있는데, 큰 도움이 될 듯하다.



매거진의 이전글 남들보다 한두가지 조금 더 잘안다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