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 2 흥행패턴과 제임스 카메론 영화의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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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 2가 개봉하고 첫주와 둘째주 가면서 국내외 호사가들 사이에서 말이 참 많았다. 초기흥행이 엉망으로 흥행참사라면서 내용이 구리다, 너무 길다, 제임스 카메론도 한물 갔다 등등 비판과 원인분석에 바빴다. 그 때 바로 쓰려고 했지만, 아바타2 개봉날 첫회 보고 이후 2회차까지 봤음에도 리뷰를 제대로 쓸 시간이 없어서 그냥 넘길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초기흥행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전세계에서 전주 대비 하락율이 최소로 유지되거나 오히려 흥행실적이 상승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전세계 흥행은 그 사이 15억 달러를 넘겼고 이제는 20억 달러는 당연시 하는 분위기다. 북미흥행만 봐도 이미 작년 2022년 최고흥행작이 되었다.
그런 흥행추이는 제임스 카메론 영화의 특징이다. 세계 최고의 흥행 감독 중에서도 탑중의 탑이 제임스 카메론이지만, 쇼킹한 개봉주 흥행이나 어마어마한 개봉 초기 흥행 기록을 써본 적이 거의 없다는 점이 반전이다. 적당한 초반 기록후 장기상영되면서 지속적으로 꾸준히 돈을 끌어모으는게 그의 영화 흥행 패턴이다.
거기에 구린 스토리? 뭐 그렇게 볼 수도 있다. 그런데 이 역시 카메론 영화의 특징이다. 카메론과 대중이 생각하는 그의 데뷰작 '터미네이터' 1편(공식 데뷰작은 '피라냐2'지만 그는 존재자체를 부정할 정도로 자기 영화라 생각하지 않는다)부터 에이리언2, 어비스, 터미네이터2, 트루라이즈, 타이타닉, 아바타 1편까지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항상 연인이나 가족의 사랑, 인류가 겪게될 위기, 기승전결에 부합하는 스토리라인, 속편이 나오기 어렵게 만드는 확실한 엔딩(처음부터 시리즈로 기획된 아바타 시리즈는 예외고,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경우 데뷰작인 1편을 만들고 아쉬웠던 부분을 해소하고자 자기가 만든 엔딩을 뒤집었다)까지 누구나 공감하고 이해하기 쉬운 보편타당한 감정선과 평이하고 단순한 이야기를 한다. 구릴 수 있지만 호불호가 별로 갈리지 않고 편안하게 받아들일만한 클래식한 스토리만 내세워 대중성을 확보한다. 대신 독특한 설정이나 세계관, 압도적 기술을 내세운 영상이나 사운드, 끝을 보고야 마는 액션장면 등을 덧입혀 황홀하고 심장뛰는 새로운 쾌감을 준다. 구린 스토리와 새로운 즐길거리 쌍두마차를 내세우다보니 성인물이었던 터미네이터 시리즈와 에이리언2, 그 당시 너무 앞서나간 영화였던 어비스를 제외하고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영화관으로 달려가게 만들었다.
긴 런닝타임? 카메론 감독 영화는 원래 길다. 80년대부터 지금까지 터미네이터 1편 빼고는 모두 2시간 30분은 족히 된다. 8090년대 영화들의 평균길이가 1시간 40분 기준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놀라운 배포다. 더구나 제작사와 어느정도 합의해서 극장 개봉용 버전이 그 정도라는 말이지 개봉 이후 감독판이나 확장판 등 똑같은 영화지만 각종 버전을 내놓기로 유명했던 감독이 카메론이다. 극장판보다 5분에서 10분, 20분까지 늘어나는 건 카메론 영화에서 일반적이었다. 오죽하면 카메론팬들은 극장 개봉후 언제 어떤 장면이 추가되서 감독판이나 확장판이 나올지 기다릴 정도였다. 그야말로 요즘 K팝 팬들보다도 더 지능적으로 팬들 지갑을 탈탈 털었다. (나만해도 터미네이터2와 에이리언2로 지갑을 얼마나 털렸는지 모른다) 거기에 긴 런닝타임 중 액션장면은 영화 막판에 30분 이상 몰아쳐나온다.
한때 진지하게 시나리오 작가이자 영화 감독을 꿈꿨던 영화매니아이자 헐리우드 키드로서 날 그렇게 만든 사람 중 한명이 제임스 카메론이다. 스타트업 사업과 마찬가지로 호사가들이 뭐라 하던 결과와 성과가 중요하다. 지금 아바타 2편의 흥행은 모든 말을 쏙 들어가게 만들 것이다. 예정대로 다음 편이나 빨리 만들어서 이번에는 제발 개봉일정 연기하지 말고 딱딱 제 날짜에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아~ 카메론 감독이 터미네이터2 이후 영화 관련 전권을 갖게되고 나서부터 개봉일을 지킨 적이 단 한번도 없다는 사실을 잠시 잊었다... 3~4년 뒤에는 볼 수 있을까? 2년 뒤에 개봉하겠다는 그의 말을 믿을 수가 없다.
어쨌든 내일 아바타2 3회차 관람이 예정되어있다. 1, 2회차와 마찬가지로 역시나 아이맥스3D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