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스포일러) 영화 더 킹 리뷰, 영화, 영화리뷰, 영화평
더 킹, 다큐인 줄 알았는데 코메디인 반전 (평점 6/10)
더 킹의 가장 큰 반전은 진지하고 심각한 영화일 줄 알았는데 의외로 코메디였다는 점이다. 대한민국을 이끌고 뒤흔드는 숨은 세력이 무엇인가에 관한 블랙 코메디이다. 조인성, 정우성 두 톱에 배성우, 류준열까지 코메디가 잘 떠오르지 않는 배우들이 뭉쳐서 코메디 장르를 연기한다. 물론 대놓고 개그를 하는 그런 영화는 아니다. 스토리와 상황은 진지하지만 그것을 풀어가는 방식이 코메디이다.
더 킹은 시작부터 코메디이다. 학교짱인 조인성이 갑자기 진정한 힘은 어디에서 오는지에 대해 깨닫고 갑자기 공부를 해서 서울대 법대에 들어가고 사시에 합격해서 검사가 되는 것 자체부터 판타지이다. 이거야 말로 여자들이 꿈꾸는 순정만화 주인공이 아닌가? 영화 더 킹은 조인성이 학창시절은 주먹으로 힘을 갖고, 이후 검사가 되어 다시 정계진출까지 진정 세상을 뒤흔들 힘을 내내 갖고 유지하는 과정을 그린다. 그 과정에서 굴곡은 있지만, 살면서 단 한번도 힘을 갖지 못해본 사람들이 대다수인데 그 정도 고생은 당연해 보인다. 그러다 보니 영화는 코메디에서 드라마를 갔다가 다시 코메디를 가는 등 스토리라인이 진행되는 내내 오락가락한다. 런닝타임내내 지루한줄 모르고 집중해서 보게 되고 재미있기는 하지만, 코메디와 드라마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통에 영화 분위기나 스타일이 정돈되어 있다고는 보기 어렵다. 이번에 웃을 타이밍인지 헷갈릴 정도이니 말이다.
더 킹은 분명히 흥미로운 소재를 비교적 잘 다루어낸 영화임은 분명하다. 진정 힘을 갖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검사 관점에서 풀어낸 영화는 아직 없었으니 말이다. 아쉬운 점은 모든게 특별히 새롭게 다가오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보통 듣던 이야기, 혹은 찌라시처럼 돌던 이야기들을 잘 엮어냈을 뿐 그 이상의 무언가는 없다. 2~3년 전에 개봉했다면 상황이 달랐겠지만, 최순실 사건으로 인해 현실이 이미 영화를 넘어선 세상에서 더 킹의 이야기는 현실보다 약해보인다. 그래서인지 마지막 한방 역시 무난하지만 강력하지도 않다.
안좋은 이야기만 하고 있는데, 런닝타임용으로는 분명히 재미있게 볼 수 있고 가볍지 않지만 가볍게 소화할 수 있는 영화라는 점에서 더 킹은 괜찮은 상업영화이다. 소재와 배우들의 무게에 비해 기대감이 더 컸고, 현실이 더 영화같은 요즘 환경에 치였을 뿐이다.
*보고 나면 기억에 남는 건, 조인성, 정우성이 아니라, 류준열, 김아중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둘 다 아주 전형적인 역할을 맡았지만 워낙 강렬했다.
더 킹 (The King, 2017)
감독 한재림
출연 조인성, 정우성, 배성우, 류준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