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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Sep 10. 2018

'말'로 흥하기도 하지만, '말'로 망하기도 한다.

패스파인더넷, 인간관계, 말조심, 말, 조직문화, 조직관리

최근 몇년 동안 가장 열받은 일은 이거였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발단의 시작은 '나'로부터 일어났고 결국 수개월 지나고 '내 탓이요, 모든게 내 탓이요'로 결론 내리고 자기반성을 하게 되기는 했지만, 왠만해서는 흥분 잘 안하고 화도 잘 안내는데 그 당시 정말 꼭지가 틀어져 결국 뚜껑 완전히 열리고 폭발했었다.


문제의 발단은 '매너'와 '배려심'에서 시작되었다. 사람들 생각이나 감정에 민감한 편이고 공감도 잘하는 편에 사교적이고 외향적인 성격 탓에 특별한 감정이 없어도 누군가 내 작은 도움이 필요하다 싶으면 잘 나선다. 더 나아가 본의 아니게 배려심 넘치고 매너있게 행동하는 것처럼 보이나 보다. 그래서 살면서 오해를 많이 받는 편인데, 그 때도 그랬다. 


회사에서 한 여성분을 함께 업무를 하는 동료로 존중하고 의견을 적극적으로 나누고, 그 밖에 먼저 나서서 엘리베이터 잡아주거나 자리 챙겨주고 술자리에서 분위기가 심상치 않으면(?) 미리 문제가 안생기도록 처리하는 등등 행동을 했다. 물론 다른 직장내 여성동료에게도 똑같이 했다. 그런데 그걸 내가 호감 있어서 그런 것으로 생각하셨던 것 같다. 그게 몇몇 사람들에게 전달 되었는지, 분위기가 이상해졌다. 


날 잘  아는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듯이 사회생활 초반에 사내연애를 할 뻔 하다가 곤혹스러웠던 적 경험이 있고, 마케팅과 브랜드 업무 속성상 사회생활 하면서 대부분 팀내 여성동료 비율이 항상 50%이상이었기 때문에 행동을 정말 조심하고 CC는 아예 생각조차 안한다. 괜한 구설수에 올라서 피해보는 것도 싫고. 그래서 소문 초기에 미리 조기 진화를 하고 믿는 동료에게 다른 말 다시 안나오도록 도움을 요청했었다. 여기까지는 어찌되었던 의도와 상관없이 문제가 터졌으니 내가 잘못했다고 생각을 한다.


그리고 이직을 하게 되었고, 새 회사에서 한창 적응하며 미친듯이 일을 하고 있는 와중에 사고가 터졌다. 그 회사를 그만 둔지 몇달이 지난 후였고 그 회사 사람들과 단 한번도 연락도 안하고 지내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 여성분께 연락이 온거다. 그리고 들은 이야기가 그 회사사람들 사이에 난 소문이 자기가 나를 스토커처럼 쫓아다녀서 내가 너무 힘들어서 그만 두었다는 것이었다. 하도 어이도 없고, 그 분은 한창 그 회사에 다니는 중이었는데, 이 무슨 황당하고 짜증나는 일인가 싶었다. 그 사고가 2주 동안 진행 되면서 별의별 말과 일들이 생겼는데, 결론은 남의 이야기 좋아하는 마우스들이 모여 가족처럼 지내는 크루가 있는데 자기들끼리 '재미'로 입방아 찧다가 일이 커져버린거였다. 차라리 사회생활 초년차 친구들이면 최소한 그럴수도 있겠다 이해라도 해보겠지만, 30대 꺾인 나이들이라 할 말이 없었다. 뭐 물리적 나이가 중요한게 아니라 정신연령이 중요하다는 걸 또다시 깨닫게 되는 계기이기도 했다.


내가 그 회사 다닐 때도 의형제나 베프도 넘어서서 자기들이 가족이라고 생각하면서 똘똘 뭉쳐 그 놈의 입방아로 사람 여럿 힘들게 하고 업무를 망가뜨려서 여러번 지적했던 그들이었다. 말을 이상하게 해서 자기 크루 이외의 사람들 사이에 분란을 일으키고, 왕따 시켜서 회사를 내보내기도 하고, 업무순서와 보고를 엉기게 만들거나 술자리 등을 통해 TOP에게 바이패스 보고를 해서 다시 밑으로 업무를 내리게 만드는 등 행동으로 프로젝트를 흔들흔들하게까지 했었다. 이미 자기들이 그렇게 뭉쳐서 행동하는게, 자기들끼리 즐겁고 재미나게 사는 방법인 것도 알고 있고 그것 자체가 '힘'인 것도 알고 있었다. 


내가 있을때는 한마디도 못하다가 사라지니 괜한 사람 한명까지 끌어들여 그 쇼를 한거다. 그러면서 자기들은 항상 사회적 약자에 피해자에 불쌍하다고 생각하면서 그런 행동들을 정당화해왔다. 재미 삼아 혹은 안좋은 의도를 가지고 사적 모임에서 뒷담화 까는 걸(그 정도는 당사자들에게 피해를 안준다면 상관없다) 넘어서서 밖으로 남의 말 하기 좋아하는 부류를 극도로 싫어하는데, 그게 나와 그 분한테 피해를 끼치니 뚜껑이 완전히 열린 것이다. 이후 겨우 가라앉았는데, 그 이유는 그런 부류들의 경우 자기가 무엇을 잘못했는지조차 인식을 못해서 괜히 열내봤자 나만 손해이기 때문이다. 그걸 인식을 할 수 있고 수습을 하려고 했다면, 내게 연락하거나 찾아와서 미안하다고 하는게 상식적인 상황인데 오히려 그 피해여성분께 붙어서 자기들은 그럴 의도까지는 아니었다면서 말을 계속 바꿔 일을 더 키우고 오죽하면 그 분이 나한테 마지막으로 연락해서는 괜히 자기 때문에 여기 사람들이랑 관계가 틀어진거 같다며 그렇게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미안하다고 하더라. 헐! 이렇게 피해자를 가해자로 둔갑시켜서 열을 더 받았었다. 당연히 그들은 끝까지 아무일 없는듯 조용히 있고.


사람이 살면서 가장 조심해야 하는 것이 '말조심'인데 말이다. 내가 살면서 지금까지 몸담은 조직, 학교부터 군대에 회사들 등등,은 관계가 끝난 후에도 모두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꾸준히 거기서 생긴 소중한 인연들을 유지하고 가꿔가고 있다. 살면서 사람이 사람을 만날 확율을 생각하면 만나는 것만으로도 기적이자 운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말 서로 믿고 잘통하고 즐거운 인연들을 많이 만났다. 하지만 유일하게 거기만 인연을 모두 끊었다. 통으로 얽혀져 있어서 또 말나오고 또다시 그런 짜증 나는 일에 얽히고 싶지 않아서 말이다. 솔직히 그 당시에는 한명 한명 사회적으로 완전히 묻어버리겠다는 생각도 했었지만, 지금은 그냥 내 눈에만 안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굳이 해할 생각도 없지만, 굳이 좋게 말해줄 생각도 없다. (아~ 생각해보니 모든 인연을 끊은건 아니다. 저 일을 겪고 나니 나처럼 그 일 당하고 그만 둔 사람들에게 연락이 오더라. 소문 들었는데 결국엔 나도 당했냐면서. 그 바람에 지금은 그 회사를 안다니지만 나랑 비슷한 일 겪은 사람들이랑 그 일 덕분에 연결되어 네트워킹이 구성? ㅋㅋ) 


사회생활의 모든 것은 '말'로 흥하기도 하지만, '말'로 망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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