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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Oct 30. 2018

스타트업 예비창업가 및 1-4년차 피칭데이 단편들

스타트업, 창업, 예비창업가, 창업가, 코칭, 교육

어제 그동안은 교육과 코칭으로 만났던 스타트업팀들을 코치가 아니라 심사위원으로 만났다. 스타트업 캠퍼스 이노베이션랩 5기가 시작한지 2개월 가까이 된 시점에서 중간점검을 실시했다.


#1. 스타트업들의 방황


사업아이템 진행에 따라 팀이 깨지거나 새로 만들어지거나 다른 팀에 합류하거나 이합집산이 반복되고, 개인이나 팀 혹은 사업아이템의 방향성을 갈피 못잡고 있는 경우도 흔하다. 개인별로 뽑았을 때는 물론, 팀과 기업체로 뽑은 경우도 마찬가지... 차이점은 예비, 초기팀들은 사업아이템과 모델에 대한 확신 이슈이고 연차가 있는 곳들은 사업위기 혹은 시작은 잘했는데 회사로 성장하기 위한 성장통이나 사이즈업 이슈 정도다. 그 위기 속에서 방황... 아쉬운건 방황하는데 그것을 잡아줄 수 있는 장치가 별로 없다는거다. 그래서 올해 스타트업 2-3년 이상 하고 있는 곳들만을 대상으로 '전지적 창업시점'이라는 코칭집중코스를 오픈했을때 반응이 좋았다. 스타트업 성장단계에서 이 부분을 채워줄 곳이 필요하다. 스타트업 캠퍼스와 알렉스넷을 통해서 작게 작게 하고는 있지만 나만의 힘으로는 모자란다.


#2. 쓰레기 창업가들 양산(?)


워낙 이 바닥에 돈이 많이 풀리다보니 도저히 말도 안되는 아이템들도 그럴듯하게 포장하면 각종 지원책들을 쉽게 받을 수 있다. 스타트업 사업을 하려는 사람들을 키우는게 아니라 사업가 놀이를 하려는 사람들을 키우는데 맞춰져있다. (뭐 워낙 자주 이야기했던 부분이라 더이상 이 주제는 이야기 안하겠다) 그러다보니 재미있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어디 나가서 피칭이나 발표만 하면 어디서 뭐에 뽑혔고 얼마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가장 먼저 도입부에 말하고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다. 글쎄~ 그게 먹히는 심사위원들, 사업모델에 대해 깊게 보거나 생각하고 싶지 않은 심사위원들은 그 말 듣고 미리 마음에 점수를 주고 이야기를 들을지도 모르겠으나, 정상적인 심사위원들이라면 어디서 무엇을 받았는지 전혀 관심 없다. 그야말로 So what? 상황에 따라선 우리 사업아이템과 모델은 이미 다른 곳에서 다 인정 받고 검증한 것이니 그냥 토달지 말고 듣기만 하세요로 들린다. 어디서 입상하고 돈 받은게 이미 사업 다 한 것처럼 이야기하고, 그러니 교육이나 코칭도 제대로 안받고, 아예 귀를 막고 있는 경우가 흔해도 너무 흔하다. 코칭 와선 다른 곳에선 다 좋다고 하는데 왜 자기 아이템이 마음에 안드냐는 식으로 말하는 것들(?)도 많다. 지원기관에서 수상한 경우, 물론 사업아이템과 모델이 좋아서인 경우도 많지만 기관 내부의 상황과 이해관계에 따라 뽑힌 경우도 많을 뿐더러, 진정 사업의 성장에 대한 관심은 적다는 것을 대부분의 창업가가 모르거나 인정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필드만 나가면 99%가 망가지는거다.


#3. 스타트업 능력자들 다수(?)


하나의 사업아이템도 벅찰텐데, 2개에서 4개까지 여러 사업아이템을 동시에 가져와선 상황에 따라 다른 아이템을 들이민다. 중간평가인데 처음 뽑을 때와 교육, 코칭 때와는 완전히 다른 아이템 발표도 흔하다. 사업아이템 피봇팅은 흔한 일이다. 그 부분은 문제가 없다. 이야기하고 싶은 바는 다수의 아이템을 동시에 돌리고 있다는거다. 뭐 하나만 걸려봐라 싶은 태도다. 이것저것 아이템들 돌려서 들이밀다가 반응 좋은 걸 내민다. 여러 지원기관에 각각 다른 아이템을 던져서 동시에 돌리기도 한다. 그래서 결국엔 도대체 뭘 하겠다는거지? 자기 아이템들 중 어느 하나에도 확신을 못갖는데 우리가 뭘 믿고 저 사람이 스타트업 사업을 해내겠다고 믿을 수 있겠는가? 그리고 너무나 당연한 건 여러개 동시에 돌리니 무엇 하나도 제대로 된 사업모델은 없다. 단지 그럴듯하게 보이는 사업모델 기획서들은 몰라도. 스타트업 육성기관이나 업체들 간에 스타트업 모델 공동 시스템을 구축해서 여러 아이템 돌려막기 하고 있는게 아닌지 발라내는게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농반진반으로. 뭐 여러개 동시에 한다고 실패를 의미하는 건 아니다. 역으로 여러개 동시에 돌려서 시장에 내놓고 그 중 하나 우연히 성공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4. 교육과 코칭시 적극성과 태도는 많은 걸 의미


솔직히 면접할 때, 교육과 코칭시 이미 창업가가 어떤 사람인지, 아이템의 발전 가능성 등 대부분이 파악이 된다. 이건 꼭 스타트업 뿐 아니라 일반적인 교육이나 육성 측면에서도 상식적인 일인데, 열심히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오픈마인드로 수용하고 다시 자기꺼로 만든다고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힘들다는 것은 명백하다. 가장 간단하게 수업이나 코칭 출석율, 수업과 코칭 태도 만으로도 사업실패율이 대략 보인다. 사업은 이보다 더욱 힘든 일인데 그것 마저도 제대로 못해내면 역량 기본기 말고 다른 측면의 기본기가 모자라다는 의미다. 코치 입장에서도 특별한 노하우 전수나 네트워킹 소개 등 교육이나 코칭 이외에 사업에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것들은 그런 사람들에게는 해주지 않는다. 그렇게 해줄 의무도 없고. 그런 것들은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들에게만 주는 것이 공평하고 공정하다. 다행인 건 그다지 좋게 보지 않는 스타트업팀들은 거의 대부분 역시나 출석율, 참여율, 수업과 코칭 태도가 안좋다. 기준도 뚜렷해서 정량 평가하기 좋고, 코치 입장에선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할 수 있다, 굳이 안듣겠다는 애들 붙잡고 데려가겠다는 성인군자 마인드만 버리면 말이다.


#5. 그래도 진짜 스타트업하고 싶은 소수를 위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짜 스타트업하고 있고 노력하고 있는 소수 때문에 보람도 느끼고 의욕도 생긴다. 어차피 세상을 변화시키고 경제와 사회에 도움이 되는 건 그들이 주인공일테니 말이다. 거창하고 화려하지 않지만, 각각 단계도 모두 다르지만, 한발한발 성장하고 발전하는 팀들이 있다. 극단적으로 MVP나 필드테스트, 시장에 나가기 직전에 코칭을 받고 전면 보류하고 다시 시장과 고객, 사업모델을 본 팀들도 있는데, 그 과정에서 문제점과 해결책, 인사이트를 찾아내서 다시 사업모델에 반영했다. 그리곤 이 상태로 MVP나 필드테스트 혹은 시장에 나갔다가 큰 일날 뻔 했다며 고맙다고 먼저 이야기하는데 뿌듯했다. 그리고 수정, 보완해서 다시 나가선 유의미한 결과들까지 가져왔다. 이 맛에 이 일을 계속한다. 중독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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