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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Oct 31. 2018

청년 스타트업 팀빌딩 단상

스타트업, 팀빌딩, 알렉스넷, 창업

청년 예비창업가들과 창업 초기 스타트업들의 팀빌딩을 보고 있자면, 정말 흥미롭고 신기한 면이 있다.

스타트업 사업을 하겠다고 모이고 팀을 이루지만, 의외로 사업아이템의 객관적인 매력 보단 다른 요소들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30대 중반 이후, 혹은 사회생활 연차가 몇년이라도 있는 경우는 거의 그렇지 않은데, 20대, 30대초반 '청년' 스타트업 팀빌딩만의 두드러진 특성이다.


전혀 사업지향점이 다름에도 서로 마음이 잘맞고 친하다고 한팀이 되거나, 팀분위기가 화기애애하다고 함께 모여서 팀이 구성된다. 뭐 여기까지는 그래도 이해는 된다. 즐겁게 일하고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어울리고 싶은게 당연하니까 말이다. 물론 팀빌딩후 스타트업 사업화 단계에서 대부분 유지가 안된다. 사업 비전과 목적성을 공유하고 거기에 맞춰 각 역량별로 구성된 조직이 아니다 보니 스타트업 사업을 유지할 근본적인 경쟁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사적 친분으로 사업하는게 아니니 말이다. 그들 스스로도 대부분 머리로는 이해를 하지만 마음이 안가니 이런 실수를 한다. 마음이 가니 일단 모이고 억지로 일을 나누고 조직을 구성하니 경쟁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것만해도 충분히 어리고 젊으니 그럴 수 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이해가 안가는 경우도 있다. 실속과 실체 없이 말만 화려한 '깡통' 스타일에 사람들이 의외로 엄청 꼬인다. 앞뒤도 안맞는데 말 잘하고 청산유수 줄줄줄 말이 흘러나오는 사람들 혹은 내용 없이 잔뜩 MSG가 들어갔거나 온갖 화려한 이미지와 말로 꾸며진 기획안을 가진 사람들에게 사람들이 모인다. 더 심한 경우는 사업아이템이나 모델을 구체적으로 이야기 안해줘도 '있어보이는' 무엇가를 가진 사람들에게 모인다. 거기에 몇몇 기관에서 수상까지 했다면 더더욱 말이다. 보통 또래 보다 몇년 앞서서 얕은 경험 더한 걸로 확정적으로 다 아는 듯 말하거나, 아예 나이 차이가 커서 무언가 수준이 다른 대단한 사람인양 포장하는 사람들이다. 그들 사이에선 대단해 보이나 보다. 솔직히 포장을 뜯어내면 아무것도 없는데 불나방 꼬이듯 꼬인다. 원래 팀을 깨고 갈 정도로 말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대부분 끝이 안좋다. 어차피 일이나 사업을 해나가는 경쟁력이 없는 사람인데 가 봤자 나올게 없다. 더 신기한 건 당연히 사업이 안되니 깨지게 되는데 나와서도 불만 없이 여전히 신봉하는 경우가 흔하다. 마치 사이비교주 느낌이랄까? 도무지 이해가 안되는 신기한 현상... 갑갑한 건 능력있거나 자기 아이템이 훨씬 더 매력적인 사람들조차도 불나방처럼 거기에 합류해서 시간과 에너지, 무엇보다도 자기 성장과 사업화 기회를 완전히 날려버린다는거다. 몇달 전까지만 해도 이런 상황이 화도 나고 보정하려고 매번 일이 터졌을때마다 노력했었지만, 지금은 최대한 그렇게 되는 걸 막기 위한 틀을 짜는 선에서만 하고 아예 신경을 끈다. 눈에 이미 씌워서 '새로운 신'을 모시게 되면 주위에서 아무리 뭐라해도 못 빠져나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선택도 '성인'인 스스로가 한 선택이기 때문이다. 선택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지는 것도 성인인 것이고. 그 이상 간섭하는 건 잔소리다. 가슴 아플 정도로 안타까운 사람들도 있지만 내려놓아야한다. 그 정도 앞가림도 못하면 어차피 사업을 할 수 없다.

안정적으로 나아가고 있는 스타트업들은 앞선 경우들이 아니라 사람구하기 정말 어려웠던 사람들이거나 조용했던 사람들이라는게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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