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카피는 진행중 #1. 일본광고 카피도감을 읽다가
일본광고 카피도감을 선물받아 읽던 중, 갑자기 떠오른 어린 시절 읽던 책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지금 홍보업무를 하는 어른이 된 제 모습도요.오랜 제 꿈은 현실로 완성될 수 있을까요?
초교 시절 “막 쪄낸 찐빵”이라는 책을 읽었다.
유명한 카피라이터가 쓰신 책인데, 아마 내 동년배인 분들이 어릴 적 TV 광고로 접했을법한 왠만한 유명 광고에 이분의 지분이 상당했다고 한다. 어린 나이에 이 책을 읽게된 루트는 매우 심플했다. “엄마가 기독교 서점에서 사다주신 책”이라는 심심한 이유.
기독교 교양 서적은 초등학생이 보기에는 재미가 없다. 스무살이 넘어서까지 꾸준하게 읽어온 사람 입장에서, 당시 이 책을 끝까지 읽고 또 읽은 내가 신기할 따름.
아직도 맥스 루케이도의 “Just like Jesus"를 넘는 기독교 서적을 만나지 못했다. 그만큼 어렵다. 하나님 이야기도 들어가야하는데 논리적 설득과 공감, 글 맵시가 모두 있어야하니까. “하나님의 은혜”가 모든 글을 뒤엎는다고 생각하면 뭐.. 반박 불가하지만 나는 책은 책으로 읽는 사람이다.
책의 내용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완독한 기억은 난다. 당시 TV광이었던 나는 친구들이 보는 만화보다 예능, 다큐멘터리, 드라마 중간 중간 나오는 “광고”의 음악과 화면, 문구(카피)를 달달 외울만큼 열광하던 터라 이런 광고를 기획하는(정확히는 광고 핵심 문구를 만드는) 직업이 있다는게 신기했고, 책을 읽는데 이상하리만큼 가슴이 뛰는 동경의 일- 바로 그것이었다.
남들이 장래희망으로 과학자, 의사, 경찰을 쓸 때 나는 “카피라이터”라고 썼다. 남들과 다른, 생소한 단어를 쓴다는 것 자체가 너무 흥미로웠기 때문이다. 카피라이터, 이름도 멋지지 않나?
긴 시간은 아니지만 미대입시도 준비 했었다. 단순히 글을 좋아하고 잘 쓴다는 이유로 국문학과에 원서를 넣기도 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많이 뽑고 취업도 가장 잘 되는 경영학과를 선택하게 되었다.
경영학과. 경영학원론은 중박. 재무 회계는 재수강의 늪. 하지만, 마케팅 쪽은 무조건 A+을 받았다. 조별과제 개인과제 할 것 없이 발표는 무조건 내가 했다. 발표가 너무 재밌었다. 장표도 내가 만들고 알아서 다했다. 할때마다 실력이 느는걸 느낄 경지에 이르러보니, 한 학기에 8번 발표한 적도 있더라. 그때 많이 늘었다.
나보다 잘 하는 사람도 잘 아는 사람도 없었고, 내 공부를 위해 내가 한다는 명확한 근거가 있었다. 이게 바로 대학 시절 마케팅 과목을 대하는 내 자세였다.
정말 재밌었다. 어릴 때부터 봐온 광고 이야기를 하고 이쪽에서 전문가이신 교수님들과 웃으면서 그런 이야기를 주고 받고, 내 발표에 진지하게 피드백을 주시는.
이대로 광고기획사로 갈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생겼다.
용기를 내 교수님 방의 문을 두드렸다.
“ 교수님, 취업 때문에 좀 고민이 되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