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는 왜 몰락했을까?

원문: <What Happened to Yahoo>

by 비즈쿠키

안녕하세요 알렉스입니다.


Y Combinator 창업자 Paul Graham이 작성한 <What Happened to Yahoo> 에세이를 번역했습니다.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EO_(53).png?type=w773 <출처: Bloombe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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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후는 왜 몰락했을까?>


1998년, 우리 회사가 야후에 인수된 후 출근했을 때, 야후는 정말이지 세상의 중심처럼 느껴졌습니다. 모두가 야후야말로 미래를 이끌 주역이 될 거라고 믿었죠.


그런데 어디서부터 단추가 잘못 끼워진 걸까요? 야후를 무너뜨린 문제들은 아주 오래전, 거의 창업 초기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제가 1998년에 합류했을 때도 이미 그 문제점들은 너무나 뚜렷하게 보였죠. 야후에는 구글에는 없었던 두 가지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습니다. 바로 쉽게 벌어들인 돈과 자신들이 기술 회사라는 정체성에 대한 모호함이었습니다.


제가 제리 양을 처음 만났을 때, 우리는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만난다고 생각했습니다. 제리 양은 우리 회사를 인수하기 전에 직접 눈으로 확인하려 했을 테고, 저는 새로 개발한 기술인 '레비뉴 루프(Revenue Loop)'를 보여주려 했으니까요. 이 기술은 쇼핑 검색 결과를 효율적으로 정렬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판매자들이 트래픽에 대해 매출의 일정 비율을 입찰하더라도, 검색 결과는 단순히 입찰 금액 순이 아니라 입찰가에 사용자의 평균 구매액을 곱한 값으로 정렬되었습니다. 구글이 지금 광고 정렬에 쓰는 알고리즘과 비슷하지만, 이 아이디어는 구글이 설립되기도 전인 1998년 봄에 나온 것입니다.


레비뉴 루프는 야후가 각 링크에서 최대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설계된, 쇼핑 검색에 가장 최적화된 정렬 방식이었습니다. 하지만 단지 수익성만 좋았던 것이 아닙니다. 사용자 행동을 반영해 검색 순위를 매기면 검색 품질 자체도 향상됩니다. 사용자들이 검색 결과에 '피드백'을 주는 셈이죠. 처음에는 단순한 텍스트 유사성만으로 결과를 보여주다가도, 사용자들이 구매를 늘릴수록 검색 결과는 점점 더 정확하고 유용해졌습니다.


그런데 제리 양은 별 관심이 없어 보였습니다. 저는 당황스러웠죠. 트래픽에서 최대 가치를 뽑아낼 수 있는 기술을 보여주는데, 왜 무덤덤할까? 제가 설명을 못하는 건지, 아니면 그가 워낙 포커페이스인 건지 분간할 수 없었습니다.


그 해답은 나중에 야후에 입사하고 나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제 추측은 둘 다 틀렸습니다. 야후가 트래픽의 온전한 가치를 활용하는 기술에 신경 쓰지 않았던 이유는, 광고주들이 이미 그 가치 이상으로 돈을 퍼주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야후가 실제 가치만 받았다면, 오히려 돈을 덜 벌었을 것입니다.


지금 생각하면 믿기 어렵겠지만, 당시 가장 큰 수입원은 배너 광고였습니다. 광고주들은 배너 광고에 엄청나게 비싼 금액을 기꺼이 지불했습니다. 그래서 야후의 영업 조직은 이 수익원을 최대한 이용하도록 특화되었습니다. 거구에 엄청난 추진력을 가진 '아닐 싱(Anil Singh)'이라는 인물이 이끌던 야후 영업팀은 프록터 앤드 갬블(P&G) 같은 대기업을 찾아가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배너 광고 계약을 따냈습니다.


다른 비교 대상이 없었던 광고주들은 배너 광고 가격을 인쇄 광고와 비교했기 때문에 싸다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실제 가치에 비하면 턱없이 비싼 가격이었습니다. 결국 이 크고 둔한 기업들은 야후에게 의존하기에는 매우 위험한 수입원이었습니다. 하지만 더 위험한 곳이 있었는데, 바로 다른 인터넷 스타트업들이었습니다.


1998년 무렵, 야후는 사실상 폰지 사기(Ponzi Scheme) 구조의 수혜자가 되어 있었습니다. 투자자들은 인터넷에 열광했고, 그 이유 중 하나는 야후의 폭발적인 매출 성장이었습니다. 그래서 투자자들은 새로운 인터넷 스타트업에 돈을 쏟아부었습니다. 이 스타트업들은 그 돈으로 야후에 광고를 사서 트래픽을 얻었습니다. 이는 다시 야후의 매출을 더욱 증가시켰고, 투자자들에게 '인터넷에 투자할 만하다'는 확신을 심어주었습니다. 어느 날 사무실 칸막이에 앉아 이 사실을 깨닫는 순간, 저는 목욕탕의 아르키메데스처럼 벌떡 일어났습니다. 다만 "유레카!" 대신 "당장 팔아야 해!"라고 외쳤죠.


인터넷 스타트업이든 P&G 같은 기업이든 모두 브랜드 광고를 선호했습니다. 이들은 타겟팅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저 많은 사람이 자신의 광고를 보길 바랄 뿐이었죠. 그래서 야후에서는 트래픽을 끌어모으는 것이 지상 최대의 과제가 되었습니다. 트래픽의 '질'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비단 야후만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모든 검색 엔진이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그들은 사람들이 자신들을 "검색 엔진"이 아닌"포털"이라고 불러주기를 바랐습니다. 포털의 사전적 의미와는 상관없이, 그들이 말하는 포털이란 사용자가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위해 잠시 거쳐 가는 검색 엔진과는 달리, 사용자가 사이트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도록 붙잡아 두는 곳을 의미했습니다.


1998년 말이나 1999년 초, 저는 데이비드 파일로에게 야후가 구글을 인수해야 한다고 말했던 기억이 납니다. 저를 포함한 회사 내 대부분의 프로그래머들이 검색할 때 야후 대신 구글을 쓰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했습니다. 검색은 우리 트래픽의 6%에 불과했고, 우리는 매달 10%씩 성장하고 있었으니, 굳이 검색을 더 잘하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하지만 검색 트래픽이 다른 트래픽보다 훨씬 가치가 높습니다!"라고 말하는 대신, "아, 그렇군요"라고 답했습니다. 저 역시 검색 트래픽의 실제 가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당시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조차도 그 가치를 완전히 알았을지는 의문입니다.


상황이 달랐다면 야후 경영진은 검색의 중요성을 더 일찍 깨달았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들과 진실 사이에는 세상에서 가장 불투명한 장애물, 즉 돈이 가로막고 있었습니다. 고객들이 배너 광고에 거액의 수표를 계속 써줬으니까요.


야후는 방향 전환을 어렵게 만드는 또 다른 문제도 안고 있었습니다. 창업 초기부터 기술 회사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양가감정 때문에 균형을 잃었던 것입니다.


제가 야후에 다닐 때 가장 이상했던 점은 그들이 스스로를 "미디어 회사"라고 굳이 주장했다는 것입니다. 사무실만 보면 영락없는 소프트웨어 회사였습니다. 칸막이마다 코드를 짜는 프로그래머, 기능 목록과 출시일을 고민하는 제품 관리자, 사용자들에게 브라우저 재시작을 안내하는 지원팀으로 가득했으니, 딱 소프트웨어 회사 모습이었죠. 그런데 왜 미디어 회사라고 했을까요?


한 가지 이유는 그들의 수익 구조, 즉 광고 판매 방식 때문이었습니다. 1995년 당시에는 기술 회사가 그런 식으로 돈을 번다는 것을 상상하기 어려웠습니다. 기술 회사는 사용자에게 소프트웨어를 팔아서 수익을 냈고, 미디어 회사가 광고를 팔았습니다. 그러니 야후는 미디어 회사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또 다른 큰 요인은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뿌리 깊은 두려움이었습니다. 야후 내에서 누가 '우리가 기술 회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그다음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우리를 짓밟을 것이다'라는 공포가 따라왔습니다.


저보다 훨씬 젊은 사람들은 1995년의 마이크로소프트가 얼마나 큰 공포의 대상이었는지 이해하기 어려울 겁니다. 지금의 구글보다 몇 배는 더 강력하면서도 훨씬 더 악랄한 회사를 상상해 보세요. 그들을 두려워하는 것은 아주 합리적이었습니다. 야후는 당시 가장 잘나가던 인터넷 회사였던 넷스케이프가 마이크로소프트에게 박살 나는 것을 똑똑히 봤습니다. 자신들이 다음 넷스케이프가 되려 한다면 같은 운명을 겪을까 봐 걱정하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넷스케이프가 마이크로소프트의 마지막 희생자가 될 줄을 누가 알았겠습니까?


마이크로소프트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미디어 회사인 척하는 것은 영리한 책략이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야후는 실제로 그런 회사가 되려고 어설프게 시도했습니다. 예를 들어, 야후에서는 프로젝트 관리자를 "프로듀서"라고 불렀고, 회사의 부서들을 "자산(properties)"이라고 불렀습니다. 하지만 야후가 진정으로 되어야 했던 것은 기술 회사였고, 다른 것을 흉내 내려고 하면서 결국 이도 저도 아닌 어정쩡한 회사가 되고 말았습니다. 야후라는 회사가 명확한 정체성을 가져본 적이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미디어 회사가 되려 했던 것의 가장 나쁜 결과는 프로그래밍을 충분히 중요하게 다루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과거의)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페이스북은 모두 '해커(개발자) 중심 문화'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야후는 프로그래밍을 단순히 필요한 자원 정도로 취급했습니다. 야후에서는 사용자가 접하는 소프트웨어를 제품 관리자와 디자이너가 주도했습니다. 프로그래머의 역할은 그들의 기획과 디자인을 코드로 구현하는 '마무리 작업'에 불과했습니다.


이러한 관행의 결과로 야후가 만든 서비스들은 종종 품질이 좋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최악은 아니었습니다. 최악의 문제는 실력 없는 프로그래머들을 채용했다는 것입니다.


(과거의)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페이스북은 최고의 프로그래머를 뽑는 데 집착했습니다. 야후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나쁜 프로그래머보다는 좋은 프로그래머를 선호했지만, 이들 성공 기업들처럼 가장 똑똑한 인재를 뽑는 데 목숨을 거는, 때로는 거만하게까지 보이는 엘리트주의적 집중력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버블 시기에 프로그래머 경쟁이 얼마나 치열했는지를 고려하면, 야후 프로그래머들의 실력이 들쭉날쭉했던 것은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기술 분야에서는 일단 실력 없는 프로그래머들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회사는 몰락을 피할 수 없습니다. 기술적 평범함에 빠졌다가 회복한 사례를 저는 알지 못합니다. 실력 있는 프로그래머들은 다른 실력 있는 프로그래머들과 함께 일하고 싶어 합니다. 따라서 회사 개발자들의 실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회복 불가능한 하향 평준화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됩니다.


야후에서는 이 소용돌이가 일찍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야후가 구글처럼 인재를 끌어당기는 자석이었던 시절이 있었다면, 제가 1998년에 입사했을 때는 이미 그 시기가 끝난 후였습니다.


회사는 때 이른 노화를 겪고 있는 듯했습니다. 대부분의 기술 회사는 결국 정장 입은 중간 관리자들에게 장악되지만, 야후는 마치 이 과정을 일부러 앞당긴 것 같았습니다. 그들은 개발자 집단이 되기를 원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정장 입은 관리자 집단이 되고 싶어 했습니다. 미디어 회사는 마땅히 관리자들이 운영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죠.


제가 구글을 처음 방문했을 때, 직원 수는 약 500명이었습니다. 제가 야후에 입사했을 때와 같은 규모였죠. 하지만 분위기는 정말이지 하늘과 땅 차이였습니다. 구글은 여전히 해커 중심 문화가 강했습니다. 구내식당에서 몇몇 프로그래머들과 검색 결과 조작(지금의 SEO) 문제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그들은 "우리가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라고 물었습니다. 야후의 프로그래머들은 그런 질문을 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들에게는 이유를 따질 권리가 없었고, 제품 관리자가 지시한 것을 만들 의무만 있었으니까요. 구글에서 나오면서 "와, 여기는 아직도 진짜 스타트업이구나"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납니다.


야후의 첫 번째 치명적인 실수(가짜 수익원 의존)에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교훈은 많지 않을 수 있습니다. 허술한 수익원에 의존하면서도 피해를 입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지나친 욕심일 테니까요. 하지만 스타트업들은 두 번째 실수에서 중요한 교훈을 얻어야 합니다. 소프트웨어 비즈니스에서는 해커 중심 문화를 포기하는 것은 곧 실패를 의미합니다.


제가 들어본 해커 중심 문화에 대한 가장 강력한 의지는 2007년 스타트업 스쿨에서 마크 저커버그가 연설했을 때 나왔습니다. 그는 페이스북 초창기에 인사(HR)나 마케팅처럼 프로그래밍과 거리가 먼 직무에도 의도적으로 프로그래머를 채용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회사들이 해커 중심 문화를 가져야 할까요? 어떤 회사들이 이 관점에서 "소프트웨어 비즈니스"에 속할까요? 야후가 깨달았듯이, 이 규칙이 적용되는 영역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넓습니다. 정답은 좋은 소프트웨어가 필요한 모든 회사입니다.


해커 중심 문화가 없는 회사에 왜 굳이 실력 있는 프로그래머들이 일하러 가겠습니까? 해커 중심 문화를 가진 다른 회사들이 있는데 말이죠. 두 가지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첫째, 엄청난 급여를 받는 경우. 둘째, 해당 분야가 매우 흥미롭지만 그 분야의 어떤 회사도 해커 중심이 아닌 경우입니다. 이 두 가지를 제외하면 관리자 중심 문화로는 좋은 프로그래머를 끌어들일 수 없습니다. 그리고 좋은 프로그래머가 없다면, 아무리 많은 인력을 투입하고 '품질 보장'을 위한 절차를 만들어도 결코 좋은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없습니다.


해커 문화는 종종 무질서하고 무책임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 문화를 없애려는 사람들은 야후에서 사용했던 것처럼 "어른의 감독" 같은 표현을 씁니다. 하지만 무책임하게 보이는 것보다 더 나쁜 것이 있습니다. 바로 경쟁에서 지는 것입니다.



참고자료

https://paulgraham.com/yahoo.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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