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울타리가 될 수 없는 나의 부족함이
고된 하루들을 힘겹게 넘어 마침내 나의 울타리에 도착했다 내가 쉴 곳 잠시 누워 숨을 고를 수 있는 곳 이곳을 가히 나의 집이라 불렀다
모처럼 도착한 아파트는 엘리베이터 교체가 한창이었다 다시 한걸음 한걸음 하늘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아무렴 어떤가 저 위에 나의 집이 있는데
위태로운 난간을 잡고 올라서 마침내 도착한 그곳 작은 창 사이로 쏟아지는 파란 하늘을 맞으며 문득 당신을 떠올린다
언젠가 한참을 배회하던 너를 보았다 선뜻 손을 내밀어 이끌어 줄 용기가 나지 않았다 당신의 모든 슬픔과 어둠을 품어줄 자신이 없어서
비겁한 변명과 핑계들로 점철된 지난 젊음이 나조차도 크게 요동쳤다는 말이 그리고 함께 쏟아낸 눈물 몇 방울로 얻어낸 연민으로 죄책감을 덜어내고 나면 비로소 안심하던 그때
나는 내가 무척이나 미웠다
먼 훗날 그 모든 마음들의 쉴 곳이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니, 적어도 위로가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리하여 내 꿈은 잘난 사람 좋은 사람이 되는 것 아닌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이었다 애써 외면하지 않고 당신에게 손을 내밀 힘을 기를 만큼
서로가 찰나를 살아갈 때
따스하던 한줄기 빛을 떠올릴 수 있도록